[독서] 동물농장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한여름 하노이에서 쓰고 있습니다.
이번주는 38도 39도를 왔다 갔다 했네요, 폭우도 엄청 쏟아지구요 ㅋㅋ
오늘은 동물농장에 대해서 끄적여봤습니다.
나이가 바뀌면서도 생각도 바뀌고 포커스의 포인트도 달라지네요.
그래도 역시 동물농장은 같이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 책이라 좋은 것 같습니다.

animalfarm.jpg

동물농장은 상당히 오래 전에 읽은 이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당시에는 돼지라는 존재가 가지는 욕심이라는 부분에 집중하여 읽었었다면 이번에는 변화라는 개념에 집중하여 잃어보게 되었다.

다시 한번 읽으면서 확실히 과거 소련이 만들어지고 망가진 모습을 빗대어 볼 수 있었다. 공산주의의 시작은 결코 독재를 바란 것이 아니라 다수의 행복을 위함이었음을 앞 부분의 농장에서 늙은 돼지 연설로 알 수 있다. 확실히 인간들에게 지배 받으며 농장에서 일하다가 가축으로서 소명을 다 하면 고기로 팔려나가는 신세가 좋은 것이 아니다. 변화가 필요했고, 한 마리의 돼지가 기준을 만든 이후, 그 변화를 좀 더 똑똑했을 뿐인 돼지들이 실행을 도왔을 뿐이었다. 그리고 원칙에 따라서 동물들에게 맞는 이상향적인 농장을 가꾸어 나가는 듯 보였다.

옳은 변화를 만들어 내더라도, 그 옳은 변화가 가지고 있던 핵심 정신과 원칙을 넘기거나 어겨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변화가 옳은 것은 아니었다. 바꾸지 말아야 할 부분에 있어서 제일 막기 힘든 것은 자신 스스로의 마음이고, 돼지들은 바로 그 부분에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자신들이 세웠던 기준들, 두 발로 걷는 존재들은 적이며 인간과 거래하지 않는 것 등을 점차 망가뜨리고 결국에는 스스로가 과거의 인간들처럼 술을 마시고 두 발로 걸으며 연회를 열고 인간들과 거래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제는 공산주의나 자유주의가 큰 의미가 없어졌다. 물론 소련이 붕괴하면서 공산주의를 대표하는 국가가 사라져, 자유주의가 이겼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들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야 행복할 수 있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정해진 체제 안에서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서 북유럽에서의 높은 복지 정책이나 베트남에서의 자유경제 도시 계획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변화를 시킬 수 있다. 문제는 변화의 정도와 그 변화의 기반이 얼마나 단단하지, 기준이 무엇인지가 중요하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어렵다.

인간 개개인으로 봤을 때에, 돼지들의 입장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의 업적에 대한 하나의 보상, 그리고 자신들이 도와준 것에 대한 대가로서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보다 많은 것을 챙기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선택이고 현대인에 있어서 그 생각의 소비가 바로 자기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소비를 하거나 어떤 행동, 대상을 선택하는 순간 우리는 그 행동을 실행한 이전의 나와 다른 존재가 된다. 장 보드리야르가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을 통해 주장한 내용이다. 결국 개인은 자기 자신을 만드는 선택을 하는 것에 있어서 개인주의적으로 다가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위에 적었던 체제에 관하여 변화가 있을 때에 기준을 정하는 것에 어려움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들의 선택에 대해서 비난을 한다면 반대편 입장에서 생각해볼 때,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가 희생되어야 하는가 라고 반론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어떤 시스템에 있어, 돼지들처럼 자신들이 자신들의 방향을 잃지 않도록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못 박아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동물농장의 마지막 구절처럼 될 테니까. “창 밖의 동물들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갈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아무도 분간 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변화에 집중해서 읽고 나서의 동물농장은 나에게 머문 자리 흩뜨리기의 추가적인 도움말을 보여주었다. 머문 자리는 흩뜨려야 한다. 우리가 익숙해진 것에만 계속 익숙해지면 그것 또한 하나의 돼지들이 저지른 잘못과 같다. 큰 변화는 그 변화하는 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끊임 없는 작은 변화들이 모여야 가능하다. 나는 지금 작은 변화를 겪고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에서 나 스스로 자만하고 만족하여 돼지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천천히 생각하고 돌아보게 된다. 지금 나는 나를 만드는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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