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WITH IPHONE #29 📸 Vietnam /닌빈에서 다낭(Danang)으로 향할 때, 야간열차를 타야하는 이유를 보여드릴게요 :)!!
닌빈에서의 여행이 끝나고, 다낭으로 향하는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떠났던 짧은 이야기. 그리고 열차에서 본 아름다웠던 바다의 풍경들.
야간열차를 타고 닌빈에서 다낭까지 13시간이 소요 된다. 4인실 침대칸 가격은 79만동 우리나라 돈으로 거의 4만원 꼴이다. 베트남에서 4만원이면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2~3성급 호텔에서 잘 수 있다. 따라서 야간 교통으로 숙박을 때우려고 하는 장기 여행자에게는 상당히 비싼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만원 가량의 돈을 지불하고 탑승한 열차의 소감을 미리 말하자면 "베리 나이스"이다.
닌빈 역의 밤에는 나처럼 배낭 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상당히 많았다. 여기서 지칭하는 외국인이란 '서양인'을 말한다. 그들도 여럿이 있으면 중국인 못지 않게 무척 시끄럽다. 사실 그렇게 시끄럽다고 짜증날 이유는 없었지만, 혼자서 열차를 기다리는게 외로웠는지 그들의 웃음소리가 상당히 거슬렸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반갑게 들리는 경적소리와 함께 다낭으로 향하는 야간열차가 들어왔다. 그리고 한편의 예고편처럼 13시간 동안 지낼 공간이 창문 너머로 빛을 내며 보이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했던 닌빈역이 기대감으로 밝아지는 순간이었다.
열차 탑승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진짜 문제는 표에 표시된 나의 기차 칸과 방 번호를 찾는 일이었다. 분명히 열차 표에 표시된 숫자에 맞춰서 갔는데 내가 배정된 곳이 아니었다. 그렇게 계속 다른 칸으로 밀려나면서 좁은 통로에서 미아가 되었다. 덕분에 재밌는 구경거리를 하게 되었다. 각 방마다 발산되는 분위기를 구경하는 일.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방은 첫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들처럼 신나는 분위기 속에서 함께 인사하고 있는 방이었다. 그런 방에 들어가면 나의 외로움도 잠시는 잊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방은 내가 기대했던 것 하고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이전에 봤던 곳이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들의 모습이었다면,
내가 배정받은 곳은 독서실 같은 분위기 였다. 아래 층 사람들은 코를 골며 자고 있었고, 2층 침대의 남자는 귀에 이어폰을 꼽고 책을 읽고 있었다. 수줍게 인사를 건낸 나의 한마디를 받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날 밤의 이야기는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났다. 슬레이트를 치고 입장했는데 바로 컷 되는 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해리포터에서 해리는 존과 헤르미온느를 기차에서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그 만남으로 재수없어 보이는 헤르미온느하고도 어떻게든 친구가 되었다. 그 장면을 해석하자면 좁은 장소에서 우연적으로 부딪히는 첫 만남이 가지는 힘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만일 해리가 말포이와 같은 칸에 탔더라면 말포이와 친구가 됐을지도 모른다. 그럼 해리도 악역이 됐을 수도 있다. (해리의 성격상 힘들겠지만) 내가 무슨 비유를 하려고 갑자기 이런 말을 했는지 잠시 까먹었다. 단순하게 말하면 내가 만일 재미있는 방에 배정 됐었다면 '야간 열차'의 여행스토리는 다른 사람들과 재밌는 시간을 보냈던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을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음악을 들으며 침대에서 빈둥거렸다. 우리 방은 끝까지 아침이 되어도 어젯밤 처럼 조용했다. 그래도 서양인들은 헤어질 때 'bye'를 외치고 떠난다. 듣던 말던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는게 예의라고 생각하나보다. 이럴때는 인사성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살짝 햇갈린다. 어젯밤의 아쉬움은 야간열차가 다낭에 거의다 도착할 때 쯤, 해소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감동으로 찾아왔다. 내가 창 밖을 본 순간부터.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몸도 찌뿌둥 했지만, 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가 내 기분만큼은 샤워 시켜주었다. 다낭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 이뻐도 되는걸까? 그렇다면 다낭은 얼마나 더 이쁠까? 만남의 대한 기대감은 사라지고 장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차오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잠시 나의 프랑스에서 첫 지하철 탑승기를 말하자면, 프랑스의 지하철 중에는 수동으로 레버를 아래로 밀어서 문을 열어야 한다. 어떻게 문을 열어야 하는지 몰라서 멀뚱멀뚱 서있을 때, 멋있는 훈남이 쿨하게 문을 열어 주어서 무사히 하차 할 수가 있었다. 이것과 비슷하게. 아니 한 가지 부분은 완전히 다르지만 도움을 받았다. 기차의 창문을 열수 없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베트남 현지인 아저씨가 쿨하게 창문을 열어주었고 구경하라고 했었다. 프랑스는 훈남이었는데.. 이 부분은 철저하게 다르긴 했다. 아저씨의 배려로 유리의 반사 없이 선명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끼며 열차를 탈수 있게 되었다. 열차를 타는 재미가 2배로 올라간 느낌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바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바깥 풍경만 보면 질리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풍경을 눈으로만 보는게 아니라 어딘가에 담으려고 했다면 밀당의 연속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동영상을 켜고 너무 예뻐서 촬영버튼을 누르면 얼마 못가지 않아서 풀숲이 나오고 바다를 모두 가린다.
"에이 뭐야!"를 외치고 동영상을 종료하면 다시 푸른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카메라를 켜면 내가 봤던 최고의 구도는 속도에 의해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처음에는 여러차례 낚였지만 요령을 터득해서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마치 우리가 코인에 투자하는 이치와 다를 바 없는 순간이었다.
상품의 수명주기 그래프처럼 풍경도 비슷하게 흘러갔다. 다낭에 점점 도착할수록 아까봤던 풍경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실망할 것은 없다고 본다. 이러한 풍경들도 전하는 특별한 메세지가 한 가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슬슬 짐챙겨!! 내릴 준비해야지!!"
13시간 열차라는 것을 느낄새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다낭에 도착한 기분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밤에 열차를 타고 10시간은 잠을 자고, 3시간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풍경을 감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닌빈에서 다낭으로 가는 야간열차는 지루하지 않은 교통수단이라고 말하고 싶다. 4만원이라는 큰 돈(여행객 입장에서)이지만 우리가 언제 침대가 있는 기차를 타보고 10시간이 넘는 곳을 갈 수 있을까? 갑자기 든 생각이지만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경험했던 사람들이 이 글을 본다면 나를 엄청 귀여워 해줄 것 같다. 덕분에 기대가 된다. 미래에 내가 탑승할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지. 그리고 어떤 풍경을 보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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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잘찍으시는줄 알았더니 글솜씨도 수준급이시네요!! ㅎㅎㅎㅎㅎ
긴글은 대충대충읽기마련인데 정독했어요 ㅎㅎㅎ
그나저나 저게 달리는 기차에서 찍은 사진이라니........👍
긴글 정독해주셔서 감사해요 :) 퇴고를 많이해야 좋은 글이 만들어지는데 많이 못했어요ㅠ 그래도 좋은 글이라고 칭찬해주셔서 기분이 좋아지는 화요일입니닷 ^0^
폰으로 보고 다시 컴으로 봅니다. 와아......다낭까지의 풍광에도 감탄하지만 더 감탄하는건 님의 정성스런 기록입니다. 넘 훌륭해요. 사진도 훌륭하구요.
오늘도 덕분에 이국의 꿈을 꾸어봅니다.
앗 타타님 놀러오셨군요!! ㅋㅋㅋㅋ 베트남 여행기는 특별한 경험이 없어서 그동안 블로그 형식으로 글을 썻는데 이번에는 글연습도 할겸 약간 에세이 형식으로 써봤어요ㅋㅋㅋㅋ 아직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지만 노력해볼게요!! 타타님 유럽가서 붓글씨 실력 보여주면 돈 많이 벌 것 같은데요? "아비뇽 페스티벌" 추천!! 이국의 꿈을 이뤄보세요ㅋㅋㅋㅋㅋㅋ
오잉? 아비뇽 페스티벌? 찾아봐야쥐~~~~~~^^ 고마워요.
처음 @iphonetraveler 님의 글을 봤는데 지금 책상에 앉아있는 저도 바로 떠나고 싶네요~! 세계일주 멋있습니다~!! 팔로우해요~^^
앗 감사합니다 :) 저도 팔로우 할게요!! 그리고 아직 세계일주 중 아니에요!! 베트남 여행기만 쓰고 있어요. 이번 여름에 다녀온 걸 바탕으로요 :)
좋은 풍경과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낭은 작년에 방문계획이 있었는데 다른일이생겨 취소 했었죠
다낭은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어요. 리조트를 안가고 게스트하우스에만 있어서 리조트에서 보는 다낭의 풍경은 잘 모르겠지만요 :) 내일부터 다낭 포스팅 할거에요!! 제가 갔던곳 하나씩 구경해보세요 !!!ㅋㅋㅋ
와 사진들 너무 다 예뻐요!!! 색감이며 구도며 실제로 보는 것 같아요!!!:-)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네요 Good!good!
감사해요!! 저는 베트남 여행을 사진 여행 컨셉으로 갔다온거라 (스팀잇에 보여주기!) 누구보다 정성스럽게 찍어서 그래요! ㅎㅎ 자주 구경하러 오세요!! 하루에 하나씩 올리고 있어여! 그래서 지금 다낭시내 주간 사진정리 중인데 주간에 찍은게 별로 없어요 ....
에세이 한편 보는 느낌~ 너무 재밌었어요. 저도 대학생때 유럽여행할때 코치 자주 탔는데 ~ 별일 다있었던 추억이 되살아나네요. 이래서 여행기가 재밌나봐요. 추억의 소환 ^^
유럽여행은 저도 이야깃거리가 많았어요ㅋㅋㅋㅋ그만큼 재밌는 곳 이었던 것 같아요!! 포스팅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모레에 놀러오세요! 미리예고하지만 내일은 별로일거에요ㅋㅋㅋㅋㅋ(다낭시내 주간사진 부족...)
사진장난아니네요 베트남출장자주가는데 왜 기차는 못 본것같지...
저도ㅋㅋㅋㅋㅋㅋ 많이 못봤어요. 하노이에 있는 기찻길 마을도 갔는데 기차는 못보고 왔어요 ㅠㅠ 저도 기차는 제가 탄 기차만 본거 같아요ㅋㅋㅋㅋㅋ
사진실력은 진짜👍
@iphonetraveler 님의 글들을 제가 스팀잇을 처음 시작할 때 보고 오늘에서야 전부 다 몰아보네요. 자주 들르지 못해 죄송합니다 ㅎㅎ 제가 예전부터 꼭 해보고싶던 여행작가, 여행 블로거 다 하고 계신것 같아 부럽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저도 도전해보고 싶은 의욕이 불타오릅니다. 정성스런 포스팅에 댓글을 달지 않고 그냥 지나갈 수 없네요 ㅎㅎ 항상 응원합니다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안시내 여행작가님 만큼 팬입니다.
아니에요 저도 한달동안 여행하다가 이제 포스팅한지 1주일 밖에 안됐어요ㅎㅎ 앞으로 자주 와주셔서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아직 글 실력이 미흡하지만 요체보다 다체를 쓰면서 좋은 글과 사진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
글에 푹빠져 읽어버렸어요...♡
기차타고 어디론가 향할때 남모를
설레임이 있는것 같아요. 귀를 울리는
기차소리 창밖에 나를 맞아주는 아름다운 배경들
이순간만큼은 내가 주인공이 되는 느낌이지요.
같이 기차타고 여행다녀온 기분이네요.
난빈에서 다낭갈때 야간기차 잊지말고 기억해야겠어요. @iphonetraveler ㅋㅋㅋ님덕분에 다음여행지가....다낭으로 자꾸만 ㅋㅋㅋㅋ결정되려고해요.
보팅하고 퍼가요...♡
주인공이 되는 느낌 공감해요. 그리고 듣는 18번 곡과 함께라면 그 순간만큼은 최고의 기분이에요 :) 매번 이렇게 찾아와서 봐주시고 고마워요! @ronepv 님처럼 글을 잘쓰고 싶은데 역시 어려워요.ㅠ 아직 부족하지만 감안해주시고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요 :)
아이고 ㅠㅠ 저는 아직 멀었어요요 ㅠㅠㅠ 흐엉
@iphonetraveler 글은 제가 읽었던 그 어느 여행기보다 흡입력있고 뭔가 제 취향...저격♡ 진심으로요..
여행중에 세계여행자분들 만나면 다들 겸손하시던데 시월애님도 같네요 :) 응원으로 감사히 받아들일게요 !! 같이 kr-travel 태그 발전시켜봐요 :) 우리가 열심히 좋은 퀄리티로 올리면 다른 분들도 그렇게 해주실거에욤!
열차를 보고 해리포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적절하게 비유도 해주셨네요 ^^ @iphonetraveler님 여행후기 글이 너무 재밌네요~
'슬레이트를 치고 입장했는데 바로 컷 되는 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에서 감탄했습니다 ㅎㅎ
그때의 기분이 어떠셨을지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이런 야간열차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 베트남 여행 계획할때 참고하겠습니다~
선팔하고갈게요 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허무한 느낌을 비유해봤는데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 앞으로 꾸준히 글연습 하려구요! 자주 놀러오세요! 오늘은 아시아파크를 포스팅할거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