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쌀국수.

베트남 쌀국수를 처음 먹은 것은 중학교 2학년때이다. 지금으로부터 7년전이야기이다. 호주 가는 길에 베트남을 경유했다. 당연히 밥은 공항에서 해결해야 했다. 또래 친구 10여명이서 우루루 몰려 다니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미 식사를 마친 인솔선생님께 뭐가 맛있느냐 물었더니, 선생님께서 베트남이니 당연히 쌀국수 아니겠냐 하셨다.

당했다. 우리 모두 선생님을 말을 너무 믿은 탓이다.

음식점에 들어서 10여명 모두가 쌀국수를 시켰다. 아무도 쌀국수를 먹지 못했다. 기껏해야 고명으로 올라간 고기를 먹는 정도가 다였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외국인인 처음 먹을 수 없을 정도로 ‘고수’를 엄청나게 넣는다. 이때의 충격은 기내식으로 이어졌다. 스튜어디스가 호주 착륙 3시간전(아마 그때 즘) 비몽사몽 졸고 있는 날 깨우더니 기내식을 주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때 고수향은 공항에서의 쌀국수보다 심했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과일 서너 조각만 꺼내먹고 나머지는 그대로 반납했다.

작년 겨울 베트남 쌀국수집에 끌려갔다. 그날도 과거 이런 경험을 주절주절 설명했으나 소용없었다.

알겠으니, 먹으란다.

!! 고수향은 아주 적당히, 숙주나물은 아삭, 부드러운 면. 분명 같은 쌀국수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고수’때문이었다. 고수향이 많이 약해지자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 결국 끌려갔다, 맛있게 먹고 나왔다.

그 뒤로 베트남 쌀국수를 먹을 기회가 없었다. 일단 주변에 베트남 쌀국수 가게를 본적이 없었다. 그제 어머니께서 저녁으로 베트남 쌀국수를 먹자고 하셨다. 역시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