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않을 것들을 찾아보자!!

in #kr7 years ago (edited)

카페를 하는 나는 매일 많은 손님들을 만난다.
카페는 동네 사랑방인 탓에 손님들이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 놓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한 손님이 20대인 딸과 갈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딸에게 지금까지 해준 일들을 말하면서 "내가 얼마나 더 해야하는데?"라고 되물었다.

이런 질문들에 접했을 때 나는 몇년 전 상담했던 아이와 엄마가 떠오른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상담실에 찾아와서 "선생님, 우리 엄마랑은 더이상 살 수가 없어요."
라고 말했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어머니와 면담을 하게 되었다.
엄마가 상담실에 들어 오면서 첫 마디가 "선생님, 저는 딸과 같이 살기가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웃음이 나왔다. 어쩌면 그렇게 딸과 엄마의 반응이 똑같을 수가 있을까?
엄마가 하는 말이 자신은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으며 아이에게 에너지를 다 쏟고 있다고도 했다.
"제가 뭘 더 어떻게 해야하죠?"라고 말했다.

나는 엄마에게 "많은 것을 아이에게 해주려고 하니까 힘드시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 이제부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같이 생각해 보자고 했다.
아이 엄마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 않아도 되냐는 반응이다.
나와 함께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메모를 해봤다.

  1.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2. 휴대폰을 검열하지 않는다!
  3. 아이에게 욕을 하지 않는다!
  4.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는다!
  5. 동생 앞에서 비난하지 않는다!
    이 외에도 더 많았던 것 같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상담을 진행하면서 이 두 모녀의 관계도 많이 좋아졌다.

우리들은 누군가에게 특히 가까운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해 주려고 한다.
그리고는 생각대로 댓가가 주어지지 않으면
상처를 받거나 화가 난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도 주는 사람 방식대로 주면서 말이다.

타인에게 무언가를 해주기 위해서는 많은 힘을 들여야 한다.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에너지를 쏟다보면
쏟은 에너지만큼은 아니지만 기대를 하게 된다.
인풋을 했는데 아웃풋이 없을 때
그만큼 허망한게 또 어디 있을까?
그런 관계는 좋아질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게 ~를 해준다. 이런 방식의 관계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를 위해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목록을 적어 보고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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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보팅 및 팔로우도 하고가요~

감사해요. 자주 소통해요~

너무 좋은 말씀인거 같습니다..... 쏟은 에너지만큼 기대라.. .받은 사람에게는 그만한 부담이 없죠....

해야할 일들을 생각하면 힘이 들어가지만,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생각하면 관계가 좀 편안해 지는 것 같아요.

공감합니다.
가족이기에 사랑이란 이름으로
더 해주려는 마음은 정말 위험한 것 같아요-
때로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그냥 바라보고 인정해주는 게
제일 필요하다는 걸 정말 느낍니다!

저도 예전에 엄마로써 사랑한다고 하면서
내 방식대로 해주려고만 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기는 하지만 기다려 주고 존중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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