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가 말하는 그리스 로마신화 ,엔디미온, 오리온, 에오스, 토마스 불핀치, 프로메테우스, 테티스, 제우스, 판도라,에피메테우스, 칼리스토,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레토, 올림포스

in #kr4 years ago

책 속으로
그리스로마신화는 알 듯 모를 듯하다. 신들의 수도 많고 관계도 복잡하다. 신과 인간이 엮어내는 숱한 사연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올림포스 12신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12신은 제우스 가족이다. 아프로디테는 우라노스의 생식기가 바다에 떨어져 생긴 거품 속에서 태어났다. 아프로디테를 제외하면 모두 제우스의 형제자매이거나 자녀들이다. 헤스티아가 디오니소스에게 12신의 황금 의자를 내주었기 때문에 둘 중 하나는 12신에 포함되기도 하고 빠지기도 한다. 바람둥이 제우스는 아내 헤라의 눈을 피해 여신이나 인간 여성과 사랑을 나누었다. 제우스의 자식 중에서 올림포스의 신들과 인간 영웅들이 나오게 된다.
--- p.48

사랑은 맹목적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사랑은 대부분 일방적이기 때문에 안타깝게 끝난다. 한쪽은 애태우지만 다른 한쪽은 관심도 가지지 않는다. 다프네를 쫓아가는 아폴론이 그러하다.
사랑은 깊다. 하지만 깊은 사랑은 대부분 의심 때문에 허무하게 끝난다.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가 그러하다.
사랑은 순수하다. 하지만 순수한 사랑은 대부분 오해 때문에 비극으로 끝난다. 피라모스와 티스베가 그러하다.
우리는 이 세 가지 사랑에서 사랑의 기술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 p.94

어느 고요한 밤 달의 여신 셀레네가 양치기 엔디미온이 잠자는 모습을 보게 됐다. 절세의 미남을 언제까지나 그대로 보려고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게 하였다. 권력을 추구하고 재산을 늘리려는 인간의 욕구 한편에는 그리움과 시적인 사랑, 현실보다는 꿈을 찾는 삶, 죽음에의 동경이 자리 잡고 있다. 어쩌면 그게 사는 것 아니겠나.
--- p.138

미다스는 디오니소스의 스승 실레노스를 깍듯이 대접했다. 디오니소스는 미다스를 기특하게 여겨 미다스의 손이 닿는 것은 무엇이든 황금이 되게 해주었다. 하지만 빵을 만졌더니 황금으로 변해 씹을 수가 없었고, 딸의 머리를 쓰다듬자 딸도 황금으로 변해버렸다. 미다스는 소원을 이뤘지만 욕심을 부려 도리어 화를 불렀다. 인간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욕심이 채워진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배가 살짝 고플 때 먹는 음식이 더 맛있는 법이다.
노부부 바우키스와 필레몬은 나그네 행색의 제우스를 정성을 다해 대접했지만 노부부의 소원은 고작 제우스 신전을 지키는 것이었다.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의 신전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 p.162

실레노스: 생긴 것은 이래도 나는 산야를 떠도는 지혜의 요정이다. 인간의 가장 큰 행복은 애당초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일단 태어났으면 되도록 빨리 죽는 것이 상책이야. 아니면 술이나 마시는 게지.
--- p.164

키르케: 글라우코스 당신을 좋아하는 상대를 찾는 편이 나을 거예요. 당신을 경멸하는 여자는 경멸하고 당신을 따르는 여자를 따르세요. 서로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야 사랑을 주고받는 온전한 인연을 맺게 됩니다.
--- p.192

님프 포모나는 과수원 돌보기에만 열중하고 연애에는 관심이 없었다. 계절의 신 베르툼누스가 노파로 변장해 포모나에게 접근해서 충고한다. “포도나무가 느릅나무를 휘감아주지 않으면 느릅나무는 홀로 서 있겠죠. 포도나무도 느릅나무를 휘감고 있지 않으면 땅바닥을 기고 있을 테고요. 포모나 아가씨도 느릅나무와 포도나무에서 교훈을 얻어 배필을 만나는 게 어떨까요?”
결국 포모나는 베르툼누스를 사랑하게 된다. 계절의 신 베르툼누스는 좋은 계절이 다 지나가기 전에 사랑이 다가오면 그 품에 안기라고 말한다. 결국 세상을 떠날 때는 후회보다 사랑한 기억만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샘의 영혼이 세상을 떠나면서 연인 몰리에게 말한다. “참 놀랍군. 마음속의 사랑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으니 말이야.”
--- p.196

아프로디테: 겁 많은 것들에게는 용감하고, 용감한 것들에게는 조심하세요. 용감한 것들에게 용감하게 굴다가는 위험한 처지에 놓여요. 자연의 무기로 중무장한 짐승들은 공격하지 마세요. 이 아프로디테를 사로잡은 아도니스 당신의 젊음과 아름다움도 사자나 멧돼지 앞에서는 아무 소용없답니다.
--- p.204

제우스는 세상이 생긴 후의 일을 후손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당시에는 글이 없어서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에게 그 일을 맡기기로 했다. 제우스는 므네모시네와 9일 동안 사랑을 나누어 열 달 후에 아홉 명의 딸을 낳았다. 므네모시네는 딸들에게 세상이 생긴 후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딸들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기억하려고 시와 노래로 옮겼다. 노래는 리듬을 활용한 일종의 기억법인 셈이다. 딸들은 처녀로 성장하여 신들의 잔치에서 아폴론의 리라 연주에 맞춰 노래하고 춤췄다. 아홉 명의 딸들은 무사라고 불렀는데 영어로는 뮤즈(Muse)라고 한다. 뮤즈에서 뮤지컬(musical), 뮤지엄(museum, 박물관)이란 말이 나왔다.
--- p.218~219

에로스는 프시케의 미모에 반해 결혼했다. 에로스는 프시케에게 어둠속에서만 만날 수 있고,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 헤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생을 시기한 두 언니가 남편의 정체를 확인하라고 프시케를 부추겼다. 프시케가 밤에 등불을 밝혀 에로스를 살펴보았다. 잠에서 깨어난 에로스는 떠나며 말했다. “사랑은 의심과 함께할 수 없어요.
--- p.246

시시포스는 신을 기만한 죄로 바위를 언덕 위로 끝없이 굴려 올리는 형벌을 받았다. 바위를 언덕 위에 올리면 도로 굴러서 내려왔다. 시시포스는 아무 의미도 없는 힘든 일을 영원히 계속하게 된 것이다. 손자 벨레로폰은 천마 페가수스를 타고 감히 올림포스에 오르려 했다. 하지만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서 땅에 떨어져 절름발이가 되었다. 신의 사랑을 받았던 탄탈로스는 아들 펠롭스를 토막 내 국을 끓여 신들에게 대접했다. 신들을 기만한 탄탈로스는 영원히 굶는 형벌을 받았다. 시시포스와 탄탈로스가 신을 시험한 것은 인간 존재의 새로운 자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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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더 이상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없다!
사람 냄새 가득한 신들의 세계에서 영감의 원천을 찾아라!

서양 인문학의 뿌리 그리스 로마 신화, 쉽고 재미있게 만나다
서양 인문학을 이해하려면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두 축인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경을 먼저 읽어야 한다. 그런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어릴 때 읽은 어린이 책이나 만화책에서 접한 내용이 전부인 경우가 많다. 삼국지를 완독한 사람이 드문 것처럼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원본을 완독한 사람도 드물다. 시를 포함한 신화의 모든 내용을 완역한 작품을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지 않고 작가나 인문학자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때로는 날카롭고, 때로는 부드러운 무기를 버린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이야기 하나하나는 세포처럼 꿈틀거려 거대한 이야기의 올림포스 산을 이루고 있다. 올림포스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수많은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신들의 세계에 대입시켜 풀어냈다. 상징적이면서도 교훈적인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꿰뚫는 것은 쉽지 않다. 온갖 신과 인간의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명화가 말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복잡한 신화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담은 미술 작품과 말풍선을 활용했다.

죽어 있는 작품을 살려내 말을 걸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 중에는 명작으로 표현되지 않은 게 없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많은 화가에게 창작의 영감을 불어넣어 왔고 최고의 화가들이 경쟁적으로 신화를 그려왔다. 작가들은 저마다 자신의 방식대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화폭에 담아냈다. 신화의 한 장면을 여러 화가가 그리기도 하고 하나의 작품 속에 여러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했다. 명화 속에는 신화가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고 우리는 명화를 통해 살아 숨 쉬는 신화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미술 작품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룬 책들 속에서 신화를 이해하기 위한 보조 수단에 불과했다.

생동감 넘치는 신화의 세계 속으로 독자를 초대하기 위해 침묵하고 있던 작품을 깨웠다. 작품 속 주인공이 직접 말을 하게 했다. 말풍선이라는 형식을 빌려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그림 밖으로 끌어냈다. 『명화가 말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작품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말풍선으로 작품에 담은 작가의 상상력과 감각을 되살리고 작품의 의미를 끄집어냈다. 미술 작품을 보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는다면 집단 감성이 응집된 집단 창작의 완성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꼭 필요한 내용으로만 가득 채우다

그리스 신화의 근원은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아폴로도로스의 『연대기』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스 신화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등으로 이어졌다.

불핀치는 기존의 고전들과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담은 후세의 문학 작품들을 집대성하여 그리스 로마 신화를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컴퓨터와 인터넷이 없던 당시에는 일일이 손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느라 체계적으로 신화의 계통을 세우는 데 한계가 따랐을 것이다. 내용이 소략하여 연결이 명료하지 않은 곳도 있다. 어떤 내용은 시시콜콜할 정도로 자세하다.

하지만 불핀치의 저서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대표하는 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래서 불핀치의 원본을 완역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다』(불핀치 저, 노태복 번역, 강대진 해설, ㈜리베르스쿨 출간)를 기본서로 삼았다. 이야기의 흐름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여러 고전을 토대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새롭게 구성하고 해석하기도 했다. 또한 본문의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미술 작품 속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말풍선으로 담았다. 꼭 필요한 내용으로 채워진 이야기를 명화와 함께 읽는다면 복잡하고 방대하게만 느껴졌던 그리스 로마 신화의 흐름을 쉽게 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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