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짓말,
지금으로 40여 년 전 그러니까 필자가 경기도 연천군 대광리 지역 육군 00포병부대에서 군 생활할 때다. 당시 지휘관인 포대장 대위 이 계로는 천하에 대 매로 쳐죽여도 시원찮을 인간이었다. 그는 군대에서 돈 벌어 나가려고 작심한 자였다.
백 명도 채 안되는 포대원 들의 급식량 중에 보리를 착취하여 부대 뒷산에 돼지우리와 개 막사를 지어놓고 돼지 5마리 개 10마리를 키웠다. 가뜩이나 부족한 식량 중에 보리를 삶아 개, 돼지를 먹이니 보리의 비중이 줄어들어 밥은 부드러운 쌀이 많아 먹기는 좋은데 양이 적어 부대원들은 너나 없이 배가 고팠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개 한 마리가 없어졌다. 우리의 위대한 지휘관 이계로 대위님은 이것은 사병들의 짓이라 단정하고 열외자 1명 없이 연병장에 전원 집합시켰다. 연병장 바닥은 산을 깎아 만든 곳이라 뾰족뾰족한 바윗 덩이다, 거기에 전원 대라기 박아(원산폭격)를 시켰다.
<좋은 말할 때 나와라, 개를 손댄 놈은 조용히 손만 들어라 나오지 않으면 해가 질 때까지 계속한다.>
뾰족한 바위 돌에 대가릴 박고 있으니 얼마나 머리골이 아프겠는가? 5분도 채 안돼서 여기저기 신음 소리가 터지는데 나는 정말 죽을 것 같았다. 나는 머리통이 약한 편이다. 지금 당장 죽겠는데 해질 때까지 라니? 나는 조용히 손을 들고 일어섰다.
<전원 일어서, 내무반으로... 그리고 이 상병은 포대장 실로 와라>
이렇게 해서 나는 자청해서 개 도둑이 됐고 악마 같은 지휘관 놈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물론 개 값은 물어줬고....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때 나의 판단과 처신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나의 전우들은 나를 기억한다면 개 도둑놈으로 기억하겠지...
지금은 육군대장, 하늘 같은 4성 장군의 마누라가 사병들에게 갑질 했다고 별 4개가 떨어지는 세상이 됐으니 육군 대위의 행실머리야, 총살감이 아니겠는가?
격세지감이 든다.
내가 살고 남을 위하는 거짓말... 전우 중에 나를 아는 사람은 나를 의기 있고 용기 있다고 평했지만 사실은 졸장부였다. 머리통이 너무 약해서...
© Wokandapix, 출처 Pixabay
군대썰은 진짜..ㅋㅋ 시대를거슬러갈수록 어메이징하군요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