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중독 : 어쩌면 마음껏 빠져도 되는 중독일지도?
안녕하세요?
@heterodox입니다.
오늘도 제가 늘여놓는 되도 않는 소리를 들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사실 맨 처음부터 스팀잇 중독에 관해서 쓸 작정은 아니였습니다.
다른 글을 쓰다가 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쓰다보니 '스팀잇의 중독성과 그 영향'에 대해서
따로 글을 하나 써보고 싶어서 새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목이 약간 자극적이죠?
죄송합니다. 시선을 끌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팀잇 중독, 그리고 왜 이게 좋은 중독이 될 수 있나?'라는 말도 안되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볼까합니다.
이 글은 객관적 팩트 따위란 없고, 제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된 글이니, 어쩌면 많은 분들이 전혀 공감하시지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
스팀잇의 중독성
'스팀잇과 게임의 공통점' 어찌보면 수십명의 스티미안분들이 이미 이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너무 진부한 주제일지도 모르겠다만, 한번 이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전 게임을 십수년 해왔습니다.
지금은 게임을 거의 하지 않지만,
누가 보면 '쟤 저러다 죽는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게임에 몰두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게임에 빠질까요?
단순히 재밌어서?
어쩌면 정답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재밌어도 똑같은 것을 반복하면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MMORPG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게임에는 꼭 계속해서 똑같은 사냥터를 4시간이고 5시간이고, 반복해서 도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전문용어로는 '노가다'라고 하죠.
이 사람들은 이 '사냥하는 행위 자체'가 재밌어서 4시간이고 5시간이고 계속해서 똑같은 행위를 반복할까요?
글쎄요.
4시간이고 5시간이고 계속해서 똑같은 행위를 하면서 그 자체에서 즐거움이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약간 거친 표현일수도 있지만 저는 그건 '정신 이상자'라고 봅니다.
물론 게임에서 재미란건 필수적인 요소지만, 이게 사람들이 게임중독에 빠지게 하는 가장 큰 요소는 아니라고 봅니다. 전 사람들이 게임에 중독되게 하는 요소 중 가장 큰 것은 '보상'이라고 봅니다.
몇 시간동안 이런 말 그대로 '노가다'에 가까운 작업을 계속하게 해주는 원동력은 바로 이 '보상'입니다.
메이플스토리에서 몬스터를 죽여도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계속 사냥을 할까요? 이 '사냥' 이라는 행위 자체에 재미를 느껴서 하시는 분들은 계시겠죠.
하지만 그 사람들이 몇시간이고 죽치고 계속해서 몬스터를 잡을까요?
물론 세상엔 다양한 분들이 많이 계시니 그래도 계속해서 몬스터를 잡으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점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세상엔 재미와 보상을 동시에 주는 것들이 참 많은데 왜 그 분야에 중독된 사람들보다 유독 컴퓨터 게임 중독자가 많을까?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독서를 하면, 독서 그 자체에 대해서 재미를 느끼고, 자신의 지식이 늘었다는 성취감, 새로운 지식을 보상으로 얻을 수 있죠. 근데 왜 독서 중독자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걸까요?
또 운동을 예로 들어보자면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 역시 운동 그 자체에 대해서 재미를 느끼고, 자신의 신체능력 향상 운동 실력 향상 등으로 보상을 얻을 수가 있는데 왜 운동 중독자보다 게임 중독자가 많은 걸까요..?
저는 이러한 활동(운동 ,독서)에서 얻는 보상들과 게임에서 얻는 보상의 속성이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게임에서의 '보상'의 속성이 다른 분야에서 얻는 '보상'의 속성과 어떤 부분에서 다르느냐 물어보신다면 저는 게임에서의 '보상'이 다음과 같은 특성을 추가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각성과 수치화(시각화)
게임에서 모든 보상은 즉각적으로 지급되며 그리고 그 보상이 수치화되서 사람들에게 나타납니다.
제가 식스팩을 만드려고 헬스장을 끊어놓고 운동을 한다고 쳐봅시다.
복근 운동을 몇분 했다고 해서 갑자기 제 배에서
'지방(-1), 근육(+1) 식스팩까지 남은 근육 수치(1/100) '
이런 글자가 '띠용'하고 튀어나오지는 않습니다.
물론 인바디를 해서 대략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수치화해서 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복근 운동 5분하고 인바디를 하고 계속 이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리고 몇분 운동을 한다고 해서 인바디상 큰 변화가 나타나지도 않구요.
반면, 게임에서는 모든 보상이 즉각적이고 수치화되서 나옵니다.
제가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상에서 버섯을 한마리 잡았다고 쳐볼까요?
버섯 한마리 잡는 즉시, '경험치(+30) 증가'라는 메세지가 뜨며
다음 레벨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이런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뜹니다.
모든 것이 수치화되어있고, 즉각적으로 얻은 수많은 보상들이 자신의 성장에 어느정도 기여를 했는지 즉시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의 요소들이
스팀잇과 너무나도 닮아있습니다.
스팀잇에서의 보상은 '즉각적'입니다.
물론 보팅을 받는다고 바로 나에게 스팀 달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화면상에서 보팅 금액이 바로 바로 올라간다는 점에서 '즉각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팅 금액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즉각적인 심리적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스팀잇에서의 보상은 '시각적이고 수치화'되어 있습니다.
스팀잇에서의 보팅은 바로바로 달러로 수치화 됩니다.
그리고 여러 Third party 사이트들을 통해,스팀 파워, 보팅, 자신의 명성도, 팔로워수, 자신의 게시물이 리스팀된 횟수에 대해 매우 자세한 통계적 정보를 얻고 여러 가지 지표에 관한 목표치를 세우고 이에 대한 진행률을 수치화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SNS에서의 보상도 이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곳이 많지만, 스팀잇이 SNS 중에서 이런 특성들이 가장 극대화된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스팀잇이 가장 중독성이 강한 SNS이라고 봅니다.
지금이야 스팀잇이 이용자 수가 적어서 그렇지, 페이스북 트위터처럼 성장한다면 스팀잇 중독자는 상당히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왜 스팀잇 중독이 그나마 착한 중독일까?
또 게임과의 비교로 넘어가보겠습니다.
게임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게임 내에서 최정상 랭커가 되기 위해선?
엄청난 시간과 자본을 투입해야합니다.
매일 매일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하죠.
게임 캐릭터를 더 빨리 키우려면 현질도 많이 해야할거구요.
그러는 동안 정작 현실의 나는 어떻게 될까요?
글쎄요.. 저도 게임을 많이 해봐서 알지만 이러면 사람이 망가집니다..
정작 게임속 캐릭터는 많이 성장했지만 정작 진짜 '나'는 망가져버리죠..
스팀잇에서 성장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도 물론 경험이 별로 없어서 모르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게임에서는 '경험치'를 많이 얻으려면 제 캐릭터를 성장시켜야합니다.
하지만 제 캐릭터는 기계어 몇줄로 되어있을뿐 성장시켜봤자 남는게 아무것도 없죠.
하지만 '스팀잇'이라는 게임에서는 현실세계에 있는 실제 '나'라는 사람이 캐릭터입니다.
'스팀잇'이라는 게임을 하지만
'나'라는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서는 결코 '스팀잇'에서만 빠져있어서는 안됩니다.
외부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여러가지 학식을 쌓아야 '나'라는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이고
스팀잇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스팀잇에 중독되면 스팀잇의 캐릭터라고 볼 수 있는 '나'를 성장시키려고 하게 됩니다.
중독되면 중독 될 수록 벗어나게 되는 어찌보면 착한 중독이라고 할 수 있는거죠?
2줄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 스팀잇과 게임은 많이 비슷하다.
- 게임에서 키우는 캐릭터는 데이터 쪼가리인데 반해, 스팀잇에서 키우는 캐릭터는 '나'이다. 스팀잇에 중독되면 중독될수록 나라는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제 글은 여기까지 입니다. 모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실 다 쓰고 나니까 저도 제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 그러네요.
같은 '성장'의 개념이지만 판이하게 다른 '성장'이네요.
물론 긍정적인 '성장'을 위한 것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겠죠.
불건전한 '성장'보다는 건전하고 올바른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스팀잇과 같이 성장하고 싶습니다
스팀잇으로 인해 성장하는 나와
그 자체로 발전하는 스팀잇.
이 두개의 효과가 곱해지면 상상도 못할 시너지가 날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꾸준히 해야하겠죠 ㅠㅠ
댓글 감사합니다
그냥 재미잇어요.ㅎ
이런 생산적인 sns가 또 어디있겠습니까.ㅎ
ㅎㅎ 사실 보상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습니다
컨트롤만 되면 과금 유저하고도 삐까뜰 수 있는 몇 안 되는 게임이라고 봅니다.
몇몇의 성공 사례를 이미 이루신 분들이 계시죠~
댓글 감사합니다~
즉각적 시각적 수치화! 완전 공감됩니다.
저도 엊그제 비슷한 글올렸는데 게임중독되듯
스팀도 중독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요.^^
사실 이 글을 쓰기 전
kiwifi님의 글을 보고 영향을 받았답니다 ㅎㅎ
이런식으로 게임의 보상 시스템을 다른 곳에도 적용하는 것을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고 해요. https://ko.wikipedia.org/wiki/게임화 ^^
이미 이부분에 대해 진작 개념화가 이루어졌었군요.
덕분에 알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게임보다 좋아요
저두요~ ㅎㅎ
스팀잇을 알고나선 게임을 다 끊었어요~
스팀잇이 게임보다 재밌어요~
정성 가득한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벤티님 유튜브와 블로그를 보면서 참 많은 영감을 받고 있어요.
어찌보면 제 롤모델 같은 분이세요~
감사합니다~
다읽고나도 무슨글을 읽었는지 모르겠어서 보팅합니다. 으잉?ㅎㅎ
죄송합니다.
사실 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노력하겠습니다.. ㅠㅠ
요새 손에서 핸드폰을 못 놓고 스티밋 피드를 읽고 있었는데 이런 이유에서였군요 !! 저도 ‘중독’됐나 봅니다. 분석글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런 글에 분석이라는 표현을 써주시다니 감사합니다 ㅎㅎㅎ 스팀잇 중독은 좋은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스팀잇을 보는 관점 을 게임으로 생각하셨네요.
비슷한점이 많이 있어 보입니다. ㅎㅎ
사실 이미 수십번도 쓰인 비유라 진부하지만
제 나름대로의 할말이 있어서 글을 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