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산미
| 시카고에서 시작한 인텔리젠시아 커피 ⓒ슈가프리
커피의 선호도를 이야기하면 자주 등장하는 요소가 바로 산미입니다. '나는 산미있는 커피가 좋아' 혹은 '나는 산미 없는 게 좋아' 와 같은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아쉬움을 느낍니다. 산미는 커피의 기호를 이야기하는 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거든요. 그래서 커피의 신맛에 관한 짭은 이야기를 해볼게요.
커피의 신맛은 특정 산지의 커피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커피가 지니고 있는 맛이죠. 그러나 커피를 마시다 보면 어떤 커피는 산미가 강하게 느껴지는가 하면 또 어떤 커피에서는 산미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로스팅 정도에 따라 산미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커피를 볶는 로스터는 커피의 산미를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이죠.
커피의 산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상큼한 과일 향이 그득한 산미입니다. 오렌지 껍질과 같이 약간의 쌉싸름함과 함께 느껴지는 신맛도 있고 블루베리 향이 입안 한 가득 퍼지는 신맛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과일 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꽃 향과 함께 길게 여운이 남는 산미도 있습니다. 맛과 향이 같은 것을 뜻하진 않지만 신맛과 향을 함께 묶어 표현한 이유는 로스팅 과정상 서로 비슷한 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커피 원두가 지닌 향이 극대화 될수록 신맛이 더욱 도드라지는 편입니다. 그 이후로는 로스팅이 진행될수록 신맛도 점점 줄어들고 향도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대신 단맛과 바디감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하죠. 더 진행하면 타버립니다.
두 번째 신맛은 매우 날카로운 느낌의 신맛입니다. 커피하는 분들 사이에선 금속맛 혹은 피맛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로스팅하면 모두 좋은 향과 기분 좋은 신맛만 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로스팅은 너무 어렵습니다. 미국 스페셜티협회 기준으로 보면 이러한 금속성 신맛은 결점입니다. 최대한 배제되어야 할 맛인거죠.
| 앤트러사이트 서교점. 바리스타가 정성들여 커피를 내리는 중입니다. ⓒ슈가프리
물론 맛에 그렇게 예민한 편이 아니시라면 쉽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혹은 명확히 설명은 못하겠지만 뭔가 맛있게 느껴지는 신맛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당신은 어떠셨나요? 좋은 커피도 마셔보고 싸구려 커피도 마셔보며 그 차이를 한번 느껴 보세요. 한 모금 한 모금 느끼면서 마시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기준이 만들어질 거예요. 단, 상당히 많이 마셔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Hey @hawaiiiru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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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글에서 커피의 산미가 솔솔~ 풍기네요
전 아직도 커피맛은 쓰다, 덜쓰다 정도밖에 ㅎㅎ
언제쯤 진정한 맛을 알 수 있으려나....
팔로우합니다. 자주 소통해요~
감사합니다. 아직도 부족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구분하는 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던 것 같네요. 네, 소통해요 ^^
가끔 기분 나쁜 신맛 때문에 신맛 커피를 멀리하다가 요즘은 오히려 강한 것을 찾고 있는데... 그 기분 나쁜 신맛이 "금속맛 혹은 피맛" 이었던 것 같네요.
아마 그랬을 것 같네요...
앤트러사이트 서교점에서 융드립커피를 마셨을 때의 경험이 정말 최고였어요. 풍미있고 적절한 산미가 느껴져서요. 사실 원두를 구매할 때는 저도 산미가 기준이 되는 것 같아요. 같은 원두를 구매해도 집에서 추출하는 과정에서 풍미보다는 얼마나 고소하냐 신맛이 나냐가 드러나게 되다보니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어디에서 원두를 사도 거듭 실패하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아 그렇군요ㅠㅠ 주로 어디서 원두 구입하세요?
덕분에 커피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빌리프 드립으로 내려봤는데 나름 괜찮은 것 같아요:)
이젠 커피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게됬죠.. ㅎ 커피글을 보면 왠지 반갑더라고요...
저도 커피 관련 글은 애정하면서 보게 되더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