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칠까 말까 고민할때 1. 장점편

in #kr7 years ago

[상담]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칠까 말까 고민할때 1. 장점편

저 중고등학생인데요~ 학교를 다니려니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어서요~ 그래서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칠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보통 나는 '응 니맘대로 해~'라고 답해주고 싶다. 왜냐면 보통 이런 것 남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은 자퇴한다80 자퇴 지지받고 싶다20의 마음으로 입을 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퇴를 할 때 하더라도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장단점 정도는 알아도 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은 자퇴+검정고시의 장점부터 써 보려고 한다.

  1. 학교폭력 Free

학교를 때려치고 검정고시 학원을 다니기로 결정하면 그때부터 니가 앞으로 7년 내에 왕따나 은따 등등 학교폭력 비스무리한 일을 당할 확률이 80%는 없어진다고 보면 된다. 물론 100%는 아니다. 어딜 가나 인성 빻은 놈이 한둘씩은 있으니까. 하지만 절대적 확률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일단 검정고시 학원은 일반 학교랑 달리 학생들 나이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좀만 큰 학원을 가도 똑같은 강의실 안에 2002년 월드컵 이후에 태어난 애들부터 6.25를 겪은 할배할매까지 다 있다. 작은 학원에 가면 사람 수가 한정될 뿐 완전 동갑은 찾기 힘들다. 꼭 한두 살 많거나 한두 살 적다.

학교폭력은 보통 다름에 대한 불관용에서부터 생겨난다. 다 똑같은 나이에 똑같은 세대인데 왜 너만 유별나냐, 뭐 그런 거다. 하지만 검정고시 학원에 딱 들어서는 순간 사람들이 세대부터가 다르고 말투나 문화차이도 현격하다. 학교폭력 저지를 만한 놈들이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비슷한 사람 찾아 끼리끼리 어울려 다니는 것 뿐이다. 여기서 이미 학교폭력은 한 풀 꺾인다.

그리고 어른이나 나이 많은 사람들은 좀 어린 사람이 사회성 떨어져도 대충 귀엽게 봐주는 경향이 있다. 진짜 이상한 사람 말고는 나이 처먹어서 학창시절 왕따놀이 하는 경우는 적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학교에선 온갖 꼰대같은 문화들이 일본제국 황군 특유의 집단생활을 하길 강요하지만, 학원에 가는 순간 미국이 펼쳐진다. 학원은 학교에 비해 개인플레이다. 공부하다 눈 맞는 사람이랑 같이 커피도 마시고 밥도 같이 먹을 수 있겠지만 꼭 그러지 않고 합격할 때까지 혼밥만 해도 큰 상관은 없다. 아무도 친구 사귀어야 한다고, 같은 반이니까 잘 지내야 한다고 강요하거나 터치하지 않는다. 어차피 먼저 합격하면 그때부터 안녕인걸.

물론, 그러기에 학생 하나가 널 괴롭혀도 학원 강사가 널 딱히 지켜주거나 편들어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차피 그건 학교도 똑같잖아? 오히려 학교 선생들이 이상한 대처 해서 긁어 부스럼 만들고 사태를 묻으려고나 하지, 강사들은 정말 일관적으로 방관만 하기에 적어도 사태를 악화시키진 않는다. 정 그놈이 계속 괴롭히면 원장한테 가서 학원 끊겠다고 해봐라.

잘만 하면 괴롭히는 놈이 학원에서 쫓겨날 수도 있고, 어쩌다 본인이 나가게 되더라도 다른 학원 가면 된다.
뭐, 기록에 남는 것도 아닌데. 이 세상에 학원은 많다. 정 별로라면 사이버강의도 많다.

  1. 빨리 합격할 경우 시간 개이득

이 사람은 좀 예외적인 케이스라 따라하라고 강요하는 게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해주고자 한다.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며 참고만 해라.

공부는 좀 하지만 학교 다니기가 너무너무 싫은 어떤 애가 있었다. 그래서 중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했는데 충분히 빡공을 했는지 1년만에 합격했다. 와 2년 개이득ㅋ

용기를 얻은 그 애는 이제 고등학교 검정고시도 도전했다. 역시 빡공을 해서 또 1년만에 패스했다. 와 여기서 또 2년 개이득ㅋㅋㅋㅋ

그런데 문제가 있다면, 너무 빨리 턱걸이로 통과했기 때문에 검정고시 성적이 좀 별로였다는 것이다. 아무리 수능을 잘 쳐도 이 성적으로는 지잡대밖에 못 갈 듯했다. 하지만 얘는 걱정없었다. 왜냐하면,

독학사를 했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시험 자격 주어진다. 게다가 과목당 60점이었나 65점이었나만 넘으면 되어서
턱걸이로 또 1년만에 합격했다. 여기선 3년 개이득이냐?

아무튼 남들 중3+고3+대4 해서 총 10년 걸릴 과정을 3년만에 뚝딱 해치웠으니 총합 7년 개이득 되겠다. 걔는 남들 아직 중3일때 4년제 대학 졸업자인 것이다. 독학사 붙고 해외여행 갔다는데 그 뒤로 소식은 모른다. 하지만 나중에도 잘 되지 않았을까? 저걸 다 끝냈는데 ㅋㅋㅋ

솔직히 어떤 사람들이 '업주들이 검정고시 걸러요' '검정고시는 취업 안돼요' 이러는데, 누가 들으면 검정고시 안친 사람은 취업 엄청 잘 되는 줄 알겠다. 요샌 명문대 나와도 취업 안된단 소리 못 들었나? 남들과 똑같은 애매한 대학 나올 바에야 나이를 대폭 줄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솔직히 1, 2년도 아니고 7년이나 어리면 엄청난 경쟁력 아닌가?

그뿐만이 아니다. 요새는 스토리 채용인지 뭔지 해서 흔해빠진 인재 싫다고 하는 곳도 많다. 뽑는 사람은 뭔가 좀 특별한 걸 뽑고 싶지만 정작 오는 사람들은 다 남들처럼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하고 취준생활 거쳐서 오는 똑같은 인재들 뿐이다. 거기서 대학원이나 유학, 해외 봉사활동이 옵션으로 붙을 뿐이지.

이 때 너 혼자서 "네, 저는 중3때 학사학위 땄습니다!" 이러면 면접관이 겁나 궁금하지 않겠냐? 특히 7년 동안 하고 싶은 분야 덕질해서 준전문가 되어 있으면 누가 남들 다 있는 대학졸업장 없다고 무시하겠냐?

일단 눈에 띄는 장점은 이렇게 대표적으로 2개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에게 검정고시를 1차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

  1. 자기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목표가 매우 확연한데, 그게 학벌이랑은 별 상관 없는 사람.
  2. 시험은 끝장나게 잘 치는데 학교 인간관계는 잘 못하는 사람.
  3. 학교폭력 피해자인데 다른 학교 가기 어려운 사람.
  4.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고 대학도 가기 싫은데, 빨리 취직하고 싶은 사람.
  5. 돈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한 사람.

하지만 뭐든지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검정고시 쳐서 안좋은 경우도 있다.
그건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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