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돈 탭스콧"블록체인은 신뢰 기반 '제2 인터넷혁명'"

in #kr7 years ago (edited)

20180117_201821_HDR.jpg#“블록체인은 ‘신뢰’ 프로토콜입니다. 무리 지어 나는 새나 꿀벌은 충돌없이 군무하며 모집이 100배나 큰 포식자에게 대항합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협업이 기적을 연출하는 것입니다. 블록체인도 분산-신뢰 프로토콜에 따라 협업해 인류에 기여하고 미래를 만듭니다.”

#“제 1의 인터넷혁명이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되었지만, 제2의 인터넷혁명의 성지는 한국이 될 수 있습니다.”

17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혁명, 전통경제와의 융합’ 포럼의 강연에서 ‘블록체인 혁명’ 저자 돈 탭스콧이 '분산-신뢰 프로토콜’ 블록체인 혁명에서 한국이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2의 인터넷 혁명으로 기대를 모으는 블록체인 산업에 대해서 그는 “한국은 좋은 인재와 대학, 자본 등 조건이 다 갖춰진 만큼 정부가 현명하게 대처하면 혁신적인 경제가 번창할 역사적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규제와 관련해 탭스콧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암호화폐 규제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련 사례로 100년 전 영국 런던에서 발의된 '빨간깃발법'을 소개했다. 당시 영국은 자동차에 말이 놀래지 않도록 사람이 빨간 깃발을 들고 자동차를 인도하는 법을 발의해 산업 주도권을 미국에 뺏겼다는 내용이다.

그는 "규제의 방법은 두 가지로 ICO와 암호화폐에 대한 독단적 태도와 스마트한 정부가 그것"이라며 "한국은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선의 길은 있다"고 말했다.

텝스콧은 중간 매개자에 의존하는 현재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 블록체인 기술은 변경 불가능한 ‘공개원장’에 가치를 기록해 익명성과 보안성이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케이스는 캐나다 토론토의 은행이 수수료 20%를 받는데 1% 수수료로 송금을 한다"며 "음악분야에서도 블록 작곡-작사가들도 스마트계약으로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탭스콧은 온라인 거래에서 이중지불 문제를 해결한 블록체인이 인터넷 기반 전자민주주의에서 불가능했던 이중투표 문제도 해소 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블록체인은 선거 등 정치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바꾼다"며 "정치의 경우 전자투표만으로는 부족하다. 중복 카운터를 막는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photo_2018-01-18_13-40-24.jpg투자자 보호 위한 규제 필요...스마트한 규제돼야
이날 포럼의 패널 토론에 참여한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한국이 최근 들어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만큼 정부 당국의 스마트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며, 블록체인 산업에 쏠린 관심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고우균 메디블록 대표는 세계에서 한국 암호화폐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와 관련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정보기술(IT) 분야의 경우 아시아권 기업은 중국을 제외하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한국의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이 받는 대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암호화폐 시장이 과열된 측면이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진행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이렇게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날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며 “투기적인 부분은 정부가 나서 진정시키는게 맞지만 (규제가) 산업 자체가 위축될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 정부 당국이 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스마트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HSBC 블록체인리서치팀에 근무하는 조이슬씨는 3년 전부터 블록체인 관련 생태계를 조성한 싱가포르나 런던처럼 심도 있는 논의와 타협을 바탕으로 산업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싱가포르 정부는 3년 전부터 블록체인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꾸준한 스터디를 한 끝에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최근에는 정부 주도의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기업이 성장해 투자를 받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 관련 불법행위 등 혼탁한 시장에 대한 규제는 업계가 바람직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금관련 규제를 포함한 보다 폭넓은 논의와 적정 수준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것이다.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인 해시드라운지(Hashed lounge) 김서준 대표는 “최근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환경을 보면 유사수신행위나 다단계 같은 불법행위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피해자를 막는 움직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전한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시장의 안전장치를 만드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며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과세 문제를 포함해 투자자와 정부가 공생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스위스 블록체인 기술기반 서비스 기업인 ‘지브렐 네트워크’의 야잔 바르구티 대표는 블록체인 혁명은 건강-교육 등 방대한 데이터 자산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날 강연에는 중국 블록체인 암호화폐 개발업체 네오(NEO) 대표 다홍페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넨스(Binance) 대표 창펑자오도 참여했다. 창펑 자오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성장과 현황, 바람직한 ICO(암호화폐 공개)시장 조성 방안 등을 설명했다. 다홍페이는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거래 규제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중국 당국이 암호화폐와는 별도로 블록체인 산업 자체는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거래 원장이나 계약서 등을 디지털 기술로 ‘블록’화해 이해 당사자나 참여자들의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에 분산 저장한 뒤 각 블록을 ‘체인’으로 묶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의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기술을 활용하면, 정부나 기업 등 중앙시스템, 즉 제3자의 개입없이 금융거래를 포함한 각종 거래나 계약이 가능하다. 즉, 분산된 네트워크의 모든 노드가 거래·계약 관련 디지털 서류를 모두가 보관·관리하면서 모두의 검증과 동의 없이는 내용을 변경하거나 추가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 돈 탭스콧
    탭스콧은 캐나다 탭스콧그룹의 CEO이자 경영분야 베스트셀러 작가다. 경영학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싱커스50’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50인’ 중 4위에 올랐다. 토론토대 로트먼경영학교의 비상근 교수로, 최근에는 캐나다에 블록체인 연구소를 설립해 블록체인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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