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애국당 : 명확한 의도, 분명한 한계
대한애국당 : 명확한 의도, 분명한 한계
대한민국 원내 정당은 총 7개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민중당, 대한애국당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 중에서 대개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대한애국당을 보수 혹은 우파 정당으로 분류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금도 뉴스를 보면 워낙 자주 나오는 정당이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한애국당의 존재는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다. 조금 정치에 관심이 있으면 친박이었던 조원진 의원이 창당한, 박사모 정당이라고 인식할 것이다. 대한애국당은 거리에서 가장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이미지는 아예 없거나, 기껏해야 박근혜의 마지막 친위대 정도이다.
그러므로 그저 가뿐히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다. 태극기 부대가 골치이기는 하지만, 그냥 밖에서 떠드는 정도이니 대한애국당도 그냥 막말하는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이 정당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놀라워해야 한다. 박근혜 세력이 완전히 몰락한 지금, 아직도 순수한 친박들이 남아서 정치 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말이다. 그냥 시위만 벌일 줄 아는, 소리만 크게 지를 줄 아는 조직인 줄 알았는데, 무슨 힘이 있는 것인지 창당을 하고 당당히 원내에 진출했다.
상식선에서, 지금 이 친박 세력들에게 무언가를 크게 지원해 줄 세력은 거의 없다. 설사, 아직도 탄핵이 사기이고, 좌파들이 대한민국이 점령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 커다란 정당인 자유한국당에게 자원을 몰아주는 게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가. 자유한국당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지지율은 10% 이상은 나오고 있으며 엄연히 제1야당으로 한국 정치의 핵심축이다. 전략적으로 박근혜를 석방하려면 당연히 대한애국당이 아니라 자유한국당을 밀어주는 게 맞다.
이런 이유로 대한애국당에 무슨 돈을 받았다고 하는 건 옳지 못하다. 그들은 순수한 박근혜에 대한 충성심으로 자신들을 대한애국당이라는 지붕 아래에 모이게 했다. 우리가 이들을 아니꼽게 보고 의심을 하더라도, 저들은 진심으로 모인 것이다. 이 정도면 아무리 절대다수의 국민이 미워하고 규탄하는 친박세력이라도 감탄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그들의 정치는 거기서 끝난다. 단막극이었으면, 창당된 순간에 해피엔딩이라는 제목을 달 수 있었겠지만, 정치는 연속극이다. 그들에게 다가오는 건 시련뿐이다. 인지도, 사람, 자금 모든 면에서 다 부족하다. 사실 그것만 부족하면 모르겠다. 그들은 저들끼리도 싸운다. 친박이라는 기조 아래 뭉쳐도 모자를 판에 계속해서 분열한다. 지금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 겪는 계파 갈등은 아무것도 아니다. 박근혜를 석방하고, 탄핵을 무효로 하여, 대한민국을 복원시킨다고 장담하지만, 막상 자신들은 몰락의 정점을 향해 가고 있을 뿐이다.
찰나의 위기라고 애써 양보해도, 한계는 워낙 명확하다. 그들에게는 비전이 딱히 없다. 나름대로 노력은 한다. 대한애국당은 그 이미지와 다르게 다문화를 수용하는 강령이 있으며, 당 홈페이지에는 청소년 포럼도 있다. 미래의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거기에서 어떤 유권자들의 표를 사로 잡아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매일 거리에서 문재인 탄핵과 박근혜 석방만 외치고 있으면 정말 열렬한 친박이 아니면 그들에게 표도 관심도 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마 내부에서도 알 것이다. 박근혜 석방이나 문재인 탄핵만 외치면 얼마 있지 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오늘도 그런 구호들을 외쳐야 한다. 그들의 뿌리는 그 구호들이고, 그것들이 없으면 예상보다 더 빨리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친박이 박근혜 석방을 주장하지 않는 정당을 지지하고 싶겠는가. 자유한국당도 종북이라고 비난하는 그들을 붙잡고 싶으면 대한애국당의 선택은 어쩔 수 없다. 친박이 없으면 대한애국당은 지금의 세력도 유지할 수 없다. 그저 그런 군소정당으로 남거나, 간판을 내리는 선택밖에 할 수 없다.
결국, 대한애국당은 망한다. 그런데도 소수의 친박 세력들과 환상을 보면서 광화문 광장을 배회한다. 그들은 영원히 진실을 알지 못하고 그곳에서 욕을 하며 세상을 저주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세상은 변했다. 다시 그들만의 세계로 바꿀 수 없다. 그들의 공허한 외침이 공허한 것이 아니게 하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타임머신으로 2012년 혹은 1961년으로 돌아가는 것. 그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여겼던 그 시기로 보내드리자.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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