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1일 날씨 덜추움

in #kr6 years ago

앞으로 일주일이란 시간이 남았다. 난 이 시간을 6개월 이상으로 늘리고 싶은데, 아직까지도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일단 복직해서 생각할까. 노랑에게는 말을 하지 말고 몇개월정도 지내볼까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문제 같다. 속 마음은 6개월 이상 늘리는게 크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솔직히 사회에 묶여 있는 것 보다 집에 묶여있는게 좋다. 하지만 난 아이를 보육하는 사람으로서는 조금 불합격인 것 같다. 더 잘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것 같다.
일년이란 시간을 사회에 묶이지 않아보니 너무나도 달콤한 꿀에 취해 있는 것 같다. 이 꿀에 계속해서 취해 있을 것인지 끊고 현실로 돌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고민을 너무 늦게 시작한 것 같다. 나의 꿈은 원대한데 아직까지는 계획대로 되어가지는 않고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에 몸을 맡겨 봐야 할 것인지. 그냥 사회로 돌아가야 하는 것인지.
고민을 얘기했을때 노랑이의 반응이 두려워서 얘기를 못하고 있다. 내가 아는 노랑이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주제가 특별하니 만큼 다른반응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은 2월부터 복귀하는 준비로 파란날개를 일찍 깨우고 일찍 재우기로 하고 시작하였다. 오늘은 평소보다 매우 일찍 일어나서 느긋하게 준비해서 등원할 수 있었다. 역시 느긋하려면 시간이 넉넉해야 한다. 시간이 넉넉하면 느긋해 지고 느긋해지면 싸울일이 없어진다. 미리미하면 바쁠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붕 뜬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약간의 패닉이 와서 어영부영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다.
아, 그리고 아침에 TV를 트는 것은 아무것도 할 일이 없거나 잠을 깨울 때에만 사용해야 할 것이다.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 어른도 마찬가지 일때가 있지만 - TV에 집중하면 다른 얘기는 들리지 않는것 같다. 옆에서 요청을 하고 얘기를 해도 대답이 없으니 마음이 답답해져 화를 내고 말았다. 내 안의 화를 가라앉혀 줘.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버럭버럭 나오는 화는 어찌 해야 한단 말인가. 화를 누그러트리고 나름대로 조곤조곤 얘기를 했다만. 파란날개 입장에선 아빠가 또 화내고 짜증내는 것으로 비추어졌을 것 같다.
어느때인가 티비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에게 엄하게 할 수록 아이는 아빠를 좋아하게 된다고 봤다. 그 장면에 조그만 충격을 받고 엄하게 하지 말아야지 다짐했지만, 성격이 어딜 가지 않는다.
파란날개를 여유롭게 등원시키고 월요일의 루틴으로 빨래를 하는데, 빨래 양이 많다. 궁시렁궁시렁 들을사람도 없으니 궁시렁궁시렁.
두번에 걸쳐 빨래를 돌리고 널으니 빨래건조대가 만석이다. 이렇게까지 되진 않는데. 살펴보니 노랑이가 새옷을 구입했나보다.
밤중에 파란날개가 무섭다며 나 자는 곳으로 와서 잠을 설친 바람에 빨래하고 자야지 했는데, 잠을 자지는 못 했다. 이번에 개봉한 'GLASS(글래스)'를 보기위해 전작을 보고 싶어서 어제는 UNBREAKABLE(언브레이커블)을 보게 되었고 오늘은 SPLIT(23아이덴티티)를 보았다. 그래서 자전거도 타지 못했다. 영화는 수요일에 볼 예정이다. 내일은 오전부터 나갈 것이니 내일도 타지 못 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수요일은 타야겠다. 수요일엔 할일이 이렇게나 많다. 빨래 영화 자전거. 그리고 기타등등의 집안일.
다시한번 생각드는 것이지만 사회로의 복귀는 싫다. 놀고먹는게 정말 좋은데.
오늘은 파란날개 친구가 오는 루틴이므로 하원하여 저녁을 차려주고 노랑이를 기다렸다. 노랑이를 생각하면 정말 바쁘게 살기 때문에 내가 옆에서 이래도 되나 하는 죄책감이 든다. 집밥도 제대로 못 먹는 노랑이를 위해 저녁을 호화찬란하게 차려주었다. 닭볶음탕 새우를 넣은 순두부찌개 꼬막무침 밑반찬 3종 김치. 적어놓고 보니 얼마 안되 보인다 보기엔 많아보였는데...
전쟁같은 저녁시간이 지나고 노랑이와 파란날개를 재우고 일기를 쓰고 있다. 쓰고 보니 난 정말 말(글)이 많다.

잘한점

  • 일찍일어났기 때문인지 파란날개 준비가 느긋할 수 있었다. 정시에 등원을 하였다.
  • 밀리지 않고 루틴집안일을 하였다.
  • 영화를 보았다. 100% 집중할 수는 없었지만 그 시간이 좋았다
  • 저녁준비를 열심히 했다. 노랑이가 일주일에 몇번 먹지 않는 집밥. 먹을때 잘 먹여야지

못한점

  •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파란날개에게 사람이 얘기를 하면 대답을 똑바로 할 것이며 아이컨택을 할 것이며 다른짓을 하지 않도록 얘기를 하였다. 한 것은 좋은데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노랑이 처럼 분위기 좋게 얘기할 수 있도록 하자
  • 이러저러한 핑계가 있다고 해도 자전거를 벌써 몇일째 못 타고 있다. 내일도 못 타니 수요일은 배로 타기로 하자.
  • 노랑이에게 조금 더 사근사근해 져야되는데 힘들다. 내가 노력을 안하는건가. 노력만으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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