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직원을 빡치게 해보자.
안녕하세요 젤라입니다.
오늘은 여러분들께 여행사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해요.
혹시 여러분들은 주변에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지인이 있으신가요?
여행사에 다니는 직원을 통해 여행상품 소개를 받거나, 예약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런 질문을 듣는 여행사 직원들의 애환을 담은 이야기가
블라인드 (회사 익명 게시판 어플리케이션)에 올라온 게 있어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의 포스팅 제목 그대로의 글이 올라왔거든요^^
캡쳐를 해서 인증을 해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회사이름까지 밝히는 건 좀 그렇다 싶어서 그냥 제가 옮겨서 적어드릴게요
유럽 얼마야?
하.. 본문 글부터 답답함이 차오릅니다..
유럽도 권역별로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 지중해 등이 있고,
며칠짜리 여행인지, 비행기는 국적기를 탈 것인지, 경유는 할 것인지, 호텔은 어느 정도 급에서 머무를 것인지..
조건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거든요.
이런 질문은 이런거랑 비슷해요.
"나 서울 살고 싶은데, 서울 땅값 얼마야?"
여기에 얼마라고 딱 단정지어서 대답해주실 수 있는 분 계신가요?
이름 하나 틀렸다고 비행기를 못탄다는게 말이 되는 소리에요?
네, 말이 되는 소리입니다.
간단한 스펠체인지도 엄격하게 다루는 항공사도 많아요.
여행상품을 구매하거나,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신다면
반드시 여권상의 정보가 일치한지 확인,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름 스펠 하나 차이나는 걸로 여행사 직원이 비행기 못타게 심술부리는게 아니잖아요^^
직원할인하면 반값에 해줄 수 있어?
일반적으로 여행사는 사업의 형태가 '알선업'입니다.
여행사가 보유한 항공과 호텔을 묶어 상품화하는게 아니라
여행사도 호텔을 예약하고,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서 최적의 패키지 상품으로 조합해 고객들에게 '알선'해주는 거죠.
여러분이 100만원을 주고 여행상품을 구매했다고 해서, 여행사의 매출이 100만원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호텔과 항공 등의 알선을 위한 원가를 제하고 나머지를 매출로 신고해요.
그 말인 즉슨, 남는 돈이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여행사 직원이 자사 상품으로 여행을 간다고 해도 보통은 10% 내외의 할인된 가격(수익을 제로에 맞추는 수준)에 구매합니다.
제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반값...이런 건 힘들어요.
요즘 싼데 없어?
질문이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해서 대답을 해드리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요즘'이라는 건 언제까지를 요즘으로 봐야 하는건지,
질문하신 분 기준에서 '싸다'는건 얼마 정도를 생각하시는건가요?
최소한.. 어느 대륙을 가고 싶다 정도는 말씀을 해주세요.
그리고 예상경비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알려주세요.
언제가실지도..
좋은 질문의 예 : "3월에 동남아에 가고 싶은데, 총 경비는 100만원이 안넘었으면 좋겠어"
내가 아는 사람이 제주도 여행가는데 항공권 싸게 좀~
제가 왜 지인의 지인까지 할인을 해줘야 하는거죠?
국내 항공권만 구입하는거면 여행사를 통한다고 해서 더 싸게 해드릴 여지가 매우 적어요.
거의 원가수준에 맞춰서 서비스처럼 판매가 될거에요.
패키지여행을 주로 하는 여행사에서는 항공권만 팔아서는 크게 남지 않아요.
워낙 가격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
아시는 분이 제주도 항공권을 구하고 계신다면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최저가로 선택하라고 해주세요.
돈도 남지 않는데, 품은 품대로 팔고 할인도 바라시면 ㅠㅠ
나 허니문갈건데 어디가 좋은지 추천 좀 해줘
여행이라는게.. 굉장히 주관적인 느낌이 작용하는게 커서, 여러분의 취향을 모르고 추천하기 좀 어려워요.
아주 큰 카테고리로 접근해보자면, 휴양형과 관광형으로 나눌 수 있어요.
허니문가서 쉬고 싶은지, 관광을 하고 싶은지 정도만이라도 먼저 정해주세요.
그냥 '허니문'이라는 것만 듣고 여행지를 추천해주기엔 지구가 너무 넓습니다..
다른 여행사에서는 OO도 해주던데~
그럼 그 여행사로 예약을 하세요.
태국가는데 돈은 얼마나 가져가야 하나요?
일단 얼마나 쓰실 생각이신데요? 면세점에서 명품가방 하나라도 구매하실 생각이신지,
야시장에서 군것질하는 정도만 쓰실 건지,
현지에서 술을 마실 건지, 가족들 선물을 살건지
제가 당신이 아닌데 어떻게 알아요?
싸고 좋은 데 좀 추천해줘
싼게 비지떡입니다.
싸면서 좋은게 세상에 어디있나요?
그리고 여행에서 '좋은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라 추천해드리기 어려워요.
'호텔은 어짜피 잠만 자면 되는 곳이야'라는 생각을 가진 분에게
5성급의 호텔을 추천해드리면 그 가치를 온전히 받아들이실 수 있을까요?
공장에서 만들어낸 제품이 아닌 이상에야, 서비스의 가성비는 소비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5성급 호텔 좋죠, 근데 어떤 분은 좋긴 한데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어떤 분은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같은 방에서 자더라도 사람마다 만족도는 다를 수 있어요.
'싸고 좋은 데'도 역시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릅니다.
이 밖에도 이 글을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댓글이 75개나 됩니다.
이렇게 핫한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들 맺힌게 많았나봐요 ㅎㅎ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에서 흔하게 일어날만한 진상 글은 배제해봤습니다.^^
예를 들어, "너 말고 윗사람 바꿔~" 같은 글들 말이죠.
여행사에 다니는 지인이 있으시다면 위 질문들을 해보신 적이 없는지 한번 생각해주세요.
조금만 더 원하시는 바를 자세히 말씀해주시면 해결될 질문들이 많습니다^^
여행사에 다니면서 독특한 회사문화를 알려드리는 이야기를 언젠가는 한번 써봐야지 싶었는데
이런 글로 찾아뵙게 되는군요.
반응보고 재밌는 여행사 이야기 더 해드릴 기회를 준비하겠습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보팅&팔로우 부탁드려요~
여행만큼 호불호가 갈리는게 없죠 ㅋ
무척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고 비단 여행사 직원이 아닌 다른 직종에 대입해도 질문 조금만 바꾸면 바로 그 빡치게 만드는 문장이 될 거 같아요.
서비스업이라면 대부분 비슷할거 같아요^^
정말 진상스럽고 극혐은 빼고 올려서 이정도에요 ㅎㅎ
문의하는 손님도 관심을가지고 알아보다가 여행지식을가지고 문의를 했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범위를 명확하게 말해줬다면 답변을주는 직원입장에서도 답변을하기 수월했을텐데 ㅠㅠ
아무래도 무형의 서비스상품인 '여행'을 판매하다 보니, 그런 모호함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거 같아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처럼 명확한 스펙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고객분들도 자신이 뭘 원하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문의를 많이 하시니까요^^
그래도 여행업계 직원분들 마음을 헤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사 관련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어우 보면서도 제가 속이 터질뻔 했네요ㅠㅠ친구가 여행사 다녔을때 요즘 여기 얼마정도해?이랬던 저를 반성 합니다ㅠㅠ
ㅎㅎㅎ 그래도 전문상담원분들 보면 저런 질문에도 엄청 친절하게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해서 추천해주시더라구요~
그분들의 애환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 for your valuable post... 😊
재밌네요 ㅎㅎ 저도 아무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스타일인데, 좀 더 생각하고 질문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만 상세하게 원하시는 바를 말씀해주시면 원하는 여행상품을 추천해드리기 수월해질 것 같아요^^
대답해주기엔 질문이 너무 광범위한게 문제네요 ㅋㅋ
그저 대화를 이어나가기위한 생각없이 툭 던지는 질문들이라서 그런것 같네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마시고 똑같이 대~충 아무데나 추천해주는게 알맞는 답변 같아요.
그러게요^^ 그래도 이런 질문들에도 친절하게 응대해드려야 하는게 서비스업의 숙명인 것 같아요.
재밋는 여행사 이야기 더 많이 기대하겟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