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 무네아키 저)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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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로서의 '츠타야 서점'

블로그 소개글에도 적혀있지만 내 밥벌이는 여행사의 기획업무로 하고 있다.
최근 SNS에 일본여행을 다녀온 분들의 이야기를 보면
많은 분들이 '츠타야 서점'의 사진을 이쁘게 찍어 올린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왜 츠타야 서점에 열광하는 걸까? (일본어도 모르면서..)

츠타야 서점은 사람들이 '찾아가보고 싶은 장소'가 되었기 때문에 찾아가게 된다.
어디서든 카메라를 들이밀어도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여 이쁜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요새 말로 '취향저격'을 제대로 한 셈이다. 서점이지만 판매하고 있는 책은 오히려 뒷전이다.

츠타야 서점은 고객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한다.
경제력을 갖추고 이제 막 '여유'를 찾기 시작하는 고객들은
츠타야 서점이 제공하는 감각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소비할 공간을 제공하고,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한다.
'라이프 스타일'은 언어적 요소보다 비언어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기 때문에
일본어를 모르는 외국 관광객도 그 곳을 찾아가게 만든 것이다.
이런 멋진 곳을 만들어 낸 사람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 나왔다. 리디북스에서 '무려' 공짜로 이 책을 대여해주고 있는 기회를 발견해 냉큼 다운받았다.

훌륭한 기획자란?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는 사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사업은 돈을 버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것처럼 변질되었다.
하지만 츠타야의 창업자 마스다는 츠타야 서점의 업의 본질을 재정의했다.

CCC (Culture Convenience Club) 은 말 그대로 문화를 소비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그는 본인의 회사를 '판매사'로 보지 않고 '기획회사'로 보았다. 책은 고객에게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CCC가 기획회사로서 만들어낸 기획은 '4가지 조건'에 들어맞지 않으면 기획으로 팔아서는 안된다고 점포 프로듀서들에게 최든 입이 닳도록 이야기하고 있다. 4가지 조건이란 첫째, '고객가치'가 있어 그 기획이 고객의 지지를 받을 것. 둘째, 돈을 가진 사람이 그 기획을 사고 싶게 만드는 '수익성'을 실현할 것. 즉 '팔리는 기획'일 것. 셋째, 그 기획의 실현을 통하여 사원이나 관여하고 있는 사람이 성장할 수 있을 것. 즉, 세계 최고의 기획회사가 되기 위한 일일 것. 넷째, 그 기획으로 사회가 좋아질 것. 즉 사회공헌으로서의 일이다. 이 네 가지 조건에 부합해야만 CCC는 일을 할 수 있다. 단순한 돈벌이나, 고객에게 기쁨은 주지만 회사로서는 적자인 사업, 회사는 돈을 벌지만 사원이 피폐해지는 일 같은 것은 해서는 안된다."

처음에 이 책을 접할 땐 단순히 관광지로 유명해진 츠타야를 어떻게 세우게 되었는지, 발전의 역사와 함께 창업자의 좌충우돌 스토리가 담겨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마스다의 기획자로서의 철학을 담은 단편적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었다.
다른 서평을 보니 '이런 책인 줄 몰랐어요' 하는 반응이 대다수다.

나도 이런 책인 줄 몰랐다.
하지만 그저그런 남의 성공담을 듣는게 아니라 진정한 창업자(기획자)의 고민이나 철학을 엿볼 수 있어 오히려 나에겐 끌리는 책이 되었다.

여행시장을 넘보는 츠타야

인구의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은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눈여겨 봤다.
마스다도 같은 고민을 했고, 그 해법을 어떻게 찾았을까. 그에 대한 정답은 이 글의 가장 처음에 쓴 것과 일치한다.
바로 외국인에게도 매력적인 공간이 되어주기 위한 기획이다. 그 파트너로 에어비앤비를 선택했다.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에어비앤비 광고의 카피다. 츠타야와 가치가 일맥상통하는 기업이다.
어쩜 이렇게 죽이 잘 맞는 파트너를 구할 수 있었을지 참 감탄스럽다.
에어비앤비와 함께 소비자(관광객)들에게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한국인들도 일본여행을 가면 꼭 가보는 곳이 '츠타야 서점'이 된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고정관념에 얽매이기 쉽다.
나도 '여행업'의 테두리 안에서 생각을 하다 보니,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고객에게 '여행'이라는 수단을 통해 남과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익은 그에 대한 결과물일 뿐이다.

직원의 성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츠타야는 직원들의 성장을 핵심 가치로 다루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기획회사다 보니, 직원의 역량이 곧 결과로 나타난다.

"기획회사의 성장은 매출이나 이익의 크기가 아닌 기획회사를 구성하는 인재의 기획력으로측정되어야만 한다."

"변화에 대응만 하고 있어서는 회사가 무너지고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는 한 회사는 성장할 수 없다. 주체성이 없는 사람의 집단은 변화에 뒤처져 사회에서도 도외시당한다."

이 말은 마치 필름카메라의 전성기 시절을 호령했던 코닥을 생각나게 하는 말이네요.
주체성을 가진 직원은 성장을 하고자 하며, 직원의 성장은 곧 변화를 이끌어낸다.
변화하지 않는 회사는 도태될 것이다.. 저는 이렇게 해석을 했습니다.

"미지와의 조우가 없으면 나의 성장도, 회사의 성장도 없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기획회사를 목표로 한다. CCC의 행동규범에도 이런 말이 있다. "회사에 있지 마라, 세상 속에 있어라."

※ 이책은 이런 분에게 추천해드립니다.

  • 성공한 기획자의 일기를 훔쳐보고 싶은 사람
  • 오늘을 반성하는 건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일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사람
  • 일본 여행가서 츠타야 서점을 들러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
  • 내가 하는 일이 곧 "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

※ 이런 분들께는 권해드리지 않아요.

  • 기획자는 말만 번지르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
  • 남의 성공한 삶과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 없는 사람
  • 회사는 회사고, 나는 나라며 회사와 나를 동일시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
  •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삶에 이르는 성공신화를 보고 싶은 사람

좋다, 나쁘다로 가르지 말고 가치관의 차이로 이 책을 권할지, 말지 생각해보려고 했습니다.
사실, 이 책이 썩 뛰어난 책은 아닌거 같아요.
블로그에 있던 글들을 엮은 것이다 보니 정제가 덜 된 느낌이랄까.
반대로 말하자면 마스다가 생각하는 날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오늘의 책,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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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중독자로서 한 번은 가보고 싶은 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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