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이야기] 나이가 들어가는 눈,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안과의사 @eyecontact입니다.

지난 포스팅부터 노안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있습니다.
(지난글 읽기 : 눈도 나이가 들어간다)

노안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번 시간에는 노안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이어가 보려고 해요^ ^

Intro

짧게 노안에 대해 복습 한번 하고 들어가 보죠.

노안의 핵심은 ‘조절력 감소’라고 했었던 거, 기억하시나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눈 속의 ‘수정체’를 지지하고 있는 근육과 주위 조직들의 힘이 떨어지고, 수정체도 자체의 유연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수정체를 통통하게 혹은 날씬하게 바꾸면서 자유자재로 초점을 맞추는 기능이 서서히 떨어집니다. 그러면서 눈의 피로감이나 시력저하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 바로 노안입니다.

이런 흐름과 이어서 생각해보면, 노안을 어떻게 치료하면 될지 좀 감이 잡힐까요? 수정체 주변 구조물들을 좀 더 오랫동안 힘을 쓸 수 있게, 그리고 수정체를 좀 더 오랫동안 유연할 수 있게 해주면 될 것 같은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그런 완벽한 치료는 없습니다. 아마 그런 방법이 생긴다면 안과 영역에서 획기적인 치료가 될 것 같네요^ ^

그렇다면, 완벽하진 않지만 현재 많이 쓰이고 있는 노안 치료를 알아보겠습니다.


돋보기 안경

첫번째로, 가장 고전적이고 기본적인 ‘돋보기 안경’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돋보기 이외에도 이중초점 혹은 다초점 안경을 많이 쓰기도 합니다. 상황별로 조금 나눠서 생각해 봅시다.

1. 젊었을 때 정시였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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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나 근시가 거의 없어서 멀리 있는 물체를 맨눈으로 잘 보는 사람이라면, 가까운 곳을 보기 위해 돋보기만 써도 어느 정도의 불편감은 덜 수 있습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가면서 눈의 조절력은 더욱 떨어지기 때문에 돋보기 도수를 좀 더 높여야 하겠지요.

2. 젊었을 때 근시였던 경우

근시 수정.jpg

젊었을 때 근시가 있어서 오목렌즈 안경을 썼던 사람은 어떨까요? 노안이 찾아오면, 가까운 곳을 볼 때에는 오히려 안경 쓴 상태가 더 불편합니다.

근시에서 안경은 먼 곳을 잘 보기 위해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젊었을 때에는 안경을 쓴 상태에서 먼 곳뿐만 아니라 가까운 곳도 잘 볼 수 있었지요. 조절력이 충분하니까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 안경을 쓴 채로 즉, 안경으로 초점을 멀리 맞춰놓은 상태에서 다시 가까운 곳을 보려고 하면 초점이 잘 옮겨지지 않습니다. 이게 다 그 조절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이 때 안경을 벗으면 원래 가지고 있던 근시 덕분에 가까운 곳으로 초점이 다시 잘 맞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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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는 영화나 TV를 볼 때와 같이 먼 곳을 잘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안경을 쓰고, 실내 생활이나 독서, 컴퓨터 작업 등 가까운 곳을 보려 할 때에는 맨 눈으로 지내면서 적응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근시가 심한 고도근시의 경우에는 안경을 벗은 채로 가까운 것을 보려면 눈 앞으로 바싹! 당겨야 하기 때문에, 가까운 곳을 볼 때 조차도 안경을 완전히 벗는 것은 어렵습니다. 도수를 조금 더 낮춘 오목렌즈로 안경을 맞춰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답니다~

3. 젊었을 때 원시였던 경우

원시 수정.jpg

마지막으로, 젊었을 때 원시가 있었던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원시가 조금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젊었을 때에는 안경을 쓰지 않더라도 약간의 원시를 극복하고 먼 곳을 잘 볼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먼 곳을 볼 때에도 볼록렌즈 안경을 써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가까운 곳을 볼 때에는 더 두꺼운 볼록렌즈로 된 돋보기가 필요합니다.

다초점 안경

이렇듯 우리 눈이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면, 멀리 볼 때와 가까이 볼 때 내 눈에 초점을 잘 맺게 도와주는 여러 도수의 안경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정밀한 작업을 하시는 분은 가까운 곳을 볼 때에도, 보려고 하는 대상과의 거리에 따라 도수를 달리하여 여러 개의 안경을 바꿔 써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서로 다른 도수를 한 렌즈에 함께 넣어서 사용하는 안경인 이중초점 안경 혹은 다중초점 안경입니다.

하나의 안경에 초점을 달리하여 사용하면, 안경을 바꿔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이중초점 안경의 경우 위쪽 렌즈(원거리용)와 아래쪽 렌즈(근거리용)를 오가면서 물체의 위치가 갑자기 달라져 보이거나 크기가 달라져 보이기 때문에, 개인마다 적응하는데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누진(累進) 다초점 안경의 경우는 하나의 안경으로 여러 가지 초점을 소화할 수 있고, 이중초점 안경과 달리 아래쪽 렌즈/위쪽렌즈 구분선이 보이지 않아 미용적으로도 더 선호됩니다. 하지만 노안이 심하거나 누진다초점 안경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에는 그리 권장되지 않습니다.

노안 수술

최근에는 노안을 교정하는 수술도 시도되고 있는데요, 그 중 각막을 변형시키는 방법들에 대해서 짧게만 소개드릴게요~

각막을 변형시켜 약한 근시를 만들어 주는 방법이 있는데(근시를 없애는 라식/라섹과 반대로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쪽 눈은 정시 반대쪽 눈은 약한 근시를 만들어서 보고자 하는 초점 위치에 따라 양쪽 눈을 번갈아 가면서 쓸 수 있도록 하기도 합니다. 일종의 인위적으로 짝눈을 만드는 방법이지요^ ^

그 외에도 각막에 일종의 이물을 삽입하여 노안을 교정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그 속에 담긴 원리는 복잡/다양하고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 이 글에서 길게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


오늘은 노안의 치료 중에서도 기본적인 돋보기 안경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들로 꾸며보았습니다.

단순히 근시, 원시와 다르게 노안은 상당히 다이나믹한 변화를 나타내기 때문일까요, 그 치료도 비교적 까다로운 것 같아요~

그런 와중에, 최근에 백내장 수술과 결합하여 노안을 교정해보고자 하는 노력들이 비교적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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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원래 안경을 쓰던 사람은
가까운곳을 보기위해 안경을 벗기만 하면 되는 것이군요?

안경을 벗으면 원래 가지고 있던 근시 덕분에 가까운 곳으로 초점이 다시 잘 맞게 됩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렇습니다. 특히 -1.5~-2.0 diopter 정도의 가벼운 근시는 돋보기를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따지고 들면 근시가 얼마나 심한지 그 도수에 따라서, 가까운 거리를 보기 위한 안경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ㅎㅎ예민한 작업을 하거나 성격이 예민한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죠~

와우 의사 선생님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약 4년 전 라섹 수술을 받았는데 한 쪽 눈이 시력이 미세하게
안 좋아졌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조금 불안하기도 합니다.
병원 한번 내진해야 할까요?

이전과 달라진 증상을 느끼신다면 안과에 가셔서 진찰을 받아보시는게 가장 정확한 방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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