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사는 법] 미니멀 라이프로 가는 멀고도 험한 길 - 1편
<이런 집 과연 가능할 것인가...>
2세의 출현때문에 이사를 앞두고 있어 물건을 열심히 버리기 시작한지 한달이 넘었다. 부부가 살던 작은 원베드 집에서 나온 물건의 양이 참으로 어마어마하고 거의 유적발굴 수준이다. 정리을 해서 해결될 규모가 아니라서 최대한 버릴 수 밖에 없었다. 한때 열심히 골라서 산 물건들을 창고에서 꺼내며, 실패한 소비였음을 인정하고, 내 손으로 버릴 박스에 넣는건 사실 매우 속이 쓰린 과정이다. Goodwill에 기부할 박스도 벌써 차 두대에 가득 차있다. 아직 충분히 쓸만하지만 중고로 파는 노력만큼의 잔존가치도 남지 않은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그것들이 차지하고 있었던 공간을 월세로 따지면 얼마나 아까운지 아쉬워도 버릴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새집을 물건보다 삶으로 더 채울 수 있을까"가 요즘 내겐 화두다.
그저 나 자신의 무절제한 소비욕구를 탓하는 걸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지름신은 살다 스트레스 받으면 언제든지 또 오실테니 말이다. 그래서 차라리 어떤 과정으로 지금에 이르렀는가를 이성적으로 이해해보기로 했다.
유학생으로서 처음 독립을 하고 물건을 참 많이 사들였다. 미국은 소비의 나라이며 환불은 또 얼마나 쉬운지. 무엇이든 생각을 많이 하고 살 필요가 없었다. 결혼을 한 후 온갖 살림살이 사들이기는 한층 더 불이 붙었다. 맞벌이를 하니 경제적 여유가 생긴데다 신혼집 꾸미기라는 명목도 있었으니 말이다. 구매력은 있으나 소비를 위해 공부를 하고 발품을 팔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 회사원의 아이러니다. 그래서 나도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예쁜 물건을 따라사고, 내가 마케팅의 노예가 된지도 모른채 스스로에 대한 보상이라고 위로하며 영혼없는 소비를 이어왔던 것이다. 게다가 특별한 안목이 있지 않는 이상 20대에 정말 훌륭한 물건만 구입하는 사람은 극소수이므로 평범한 내가 월급을 활활 태워 사모은 물건들이 그저 중구난방인건 놀라운 일도 아니다. 주변을 보면 이것은 부모님 집에서 독립한 많은 사회초년생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과정인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해도 지금 뒤돌아 보면 그 낭비된 시간과 돈이 너무나 아깝다. 아마존의 원클릭구매 버튼이 참으로 원망스럽고 이케아의 저렴한 가격표가 미워지기도 한다.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으로 가득찼던 그때의 옷장이 참으로 민망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자본주의 시대에 살면서 잡음을 헤치고 더 나은 소비자가 되기 위해 어차피 거쳐야 했을 과정이란 생각도 든다. 나름 신중을 기했음에도 실패한 소비 때문에 속이 엄청 쓰려보는 것은, 명품을 사용해보고 전율해보는것보다 훨씬 더 뼈에 새겨지는 교훈을 남기니 말이다.
여튼 이런 계기로 나는 실패하는 소비를 멈추고 싶다는 강렬한 의지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물건이 지배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 스스로에게 선언했다. 거창하게 들려도 이건 삶의 질을 높이고 싶은 일종의 기초 욕구였다. 답을 찾아 그때 그때 땡기는 책을 사서 읽다보니 단서는 온갖 곳에서 나왔다. 그 중에서도 미니멀리즘 라이프에 대한 책들이 나에게 조금씩 해답을 주기 시작했는데...
<2편에서 계속됩니다.>
아이가 생기면 집안의 필요불필요한 물건들이 3배이상 늘어나는것 같아요..
알록달록함은 말할것도 없구요...
북유럽인테리어다 미니멀라이프다~
심플하고 멋진 말은 많은데 포기해야할것들이 많더라구요..
이제 2호가 4살이 넘어가서 조금씩 버리거나 기부하고
집안의 여백의 미를 살려봐야겠어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요....
그런데..
사고픈게 너무너무 많아요...쇼핑중독인가 싶지만..
현실은 아이쇼핑중독!!!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나눠서 불필요한 걸 내다버리는 게 정리죠ㅎㅎ
저도 지난 봄에 지금 집으로 이사했는데, 불필요한 물건들이 어찌나 많던지... 그걸 언젠간 쓸 거라고 쑤셔박아뒀었던 의미를 못 찾겠더라구요ㅎㅎ
지금은 눈에 띄면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