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에 관한 단상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7 years ago

우리 회사는 Solidity로 ICO용 smart contract 다 만들어놓고도, ICO가 문제라고 보고 진행을 하지 않았다. 현재까지의 ICO 추세를 보면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게 아니고 개념을 백서로 쓴 다음에 그걸 기반으로 불특정다수에게 판다. 왜? 개발 자금이 필요하니까. 그런데 기존처럼 회사 가치 또는 기획한 서비스 가치를 증명해서 투자를 받는 과정이 험난한 길인데, ICO는 그에 비하면 훨씬 쉬운 길이다. 물론 지금은 초기 ICO에 비하면 진입 장벽이 생겼지만.

투자 관점에서 ICO의 문제는 법적인 귀속력이 없다는 점이다. ICO 하려는 코인을 ETH(이더)으로 판다고 했을 때, 그 ETH를 받은 계정의 암호만 있으면 그걸 들고 튈 수도 있고, smart contract 만든 개발자가 암호를 알 수 밖에 없기 때문에 ETH를 자기 계정에 전송해서 튀어버리고. 아니면 막상 ICO를 하고 나면 이미 큰 돈이 들어왔으니까 제품을 열심히 만들 필요가 없어서 개발팀 와해되고. ICO 한다고 그러면 소문 듣고 와서는 도와주겠다 한 다음에 ICO한 ETH의 몇 %를 달라고 요구하고. 다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고 지금도 버블 시기를 이용해서 ICO로 한몫 벌려고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개발 관점에서 ICO의 문제점은, ICO로 팔고자 하는 코인, 바로 그 코인으로 무엇을 할지 충분한 고민이 덜 된 상태에서 판다는 거다. 백서 쓰고 코인 파는 시점에서는 열심히 고민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든 경험이나 서비스 또는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코인이 성립하는 모델, 블록체인 인센티브 모델, 줄여서는 토큰 모델을 고민한 게 아니란 말이다. 위에 언급한 돈의 유혹을 이겨내고 열심히 만들어냈다고 치자. 그런데 토큰 모델을 디자인한다는 건 난이도가 높고 경험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백서 쓴 시점에 생각했던 코인 모델의 허점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제 어떡하나? 이미 팔아버렸는데? 거기다가 거래소에서 거래까지 되고 있고 받은 ETH보다 가격도 많이 올랐으면? 다시 그걸 사들여서 소각할 수도 없다. 그 디자인 오류가 있는 코인에 억지로 끼워 맞춰서 개발해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된다. 결국 ICO 코인에 발목이 잡혀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태가 될 거라고 본다.

그래서 개발 자금은 기존처럼 VC에게 가치를 증명해서 투자를 받고, 실제 개발하는 과정에서 코인 모델을 디자인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서비스를 실제로 개발한 상태에서 ICO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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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사례도 .. 일단 돈을 받고 분양하고 그 뒤에 착공에 들어가니 많은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데 .. 말씀하신 코인도 미리 완비해놓고 정말 자신있다 ! 싶으면 그때 ICO를 하면 좋겠습니다 . 지금은 청사진만 일단 내걸고 파는 느낌이라 .. 폭탄 걸리면 답이 없죠

아파트 선분양도 비슷한 측면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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