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에서 있었던 일

in #kr3 years ago

어제는 거의 1년만에 우리 팀 회식을 했다.
룸메가 술을 좋아해서, 회식을 고대하고 있어선지 회식자리가 마련되자마자 술을 엄청 마셨다.
2차까지는 그런대로 버텼으나, 3차로 자리를 바꾸려고 할 때 쯤에는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심하게 취했다.
더이상 술을 마실 수 없을 것 같아서, 30분쯤의 거리에 있는 자취집으로 돌아오려고 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데다가 차를 끌고 간 나는 한잔의 술도 마시지 않았고, 골목의 벽쪽 가까이에 주차를 해 놓아서 차를 빼서 그 친구를 태우려고 했다. 그래서 "차를 뺀 뒤에 타라"라고 말하고 운전석에 앉는 순간, 대각선의 뒷문이 끍이는 소리가 났다. 그 친구가 좁은 공간에서 차문을 열다가 옆에 벽에 긁힌 것이었다. 아마도 그 순간에 내 표정은 일그러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친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오는 내내, "술, 담배도 안하면 무슨 재미로 사시냐?"고 한다.
술담배를 안해도 재미있는 것은 많다고 대답하며, 내 신경은 온통 긁힌 차문에 가 있었다.
어떻게 저리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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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둬야 하는 타입의 친구네요.

세상에 재밌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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