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야기] 네오나치의 집회에 대처하는 독일 시민사회 모습
독일에선 극우부터 극좌까지 사상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고 누릴 수 있다 보니, 생각이 매우 다른 집단이 집회를 계획할 경우, 주변에서 별도의 반대 집회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가끔은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폭력없는 평화가 지켜집니다.
일례로, 독일에서 인상깊었던 모습 중 하나입니다~
독일 현지 시각으로 오늘(2017년 8월 19일, 토),
베를린에서는 나치의 재건을 꿈꾸는 네오나치가, 루돌프 헤스의 사망 30년을 맞아 추모 집회를 가졌습니다.
루돌프 헤스는, 뮌헨 반란 지도자로 감옥에 투옥되었던 히틀러를 감옥에서 만나 히틀러의 회고록 "나의 투쟁"(Mein Kampf)를 감옥에서 집필하고, 후에 히틀러의 비서로, 국무장관까지 지냈던 나치 독재의 핵심 인물이자 전범으로, 종전 후 종신형을 선고받아 1987년 8월 17일에 베를린 슈판다우 전범감옥에서 사망했습니다.
그가 사망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유럽 전역에 흩어져 사는 네오나치가 그의 죽음을 기리고, 네오나치 재건을 꿈꾸며 지난 30년간 매년 추모 행진 집회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2011년까지 그의 묘지가 있었던 바이에른 주의 분지델이 네오나치의 성지처럼 인식되며 매년 그의 추모 집회 장소가 되었는데, 올해는 그가 숨졌던 전범 감옥소가 있던 베를린 슈판다우에서 추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독일에서는 극우 성향이든 극좌 성향이든 사상과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되기에 누구든 집회가 가능하긴 하지만, 자신이 사는 사회에서 용인할 수 없다고 믿는 사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집회를 여는 날에는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반대 집회를 열어 세싸움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모두 자신의 주장을 평화로 관철시키려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나, 집회자 주변에서 욕을 하거나 물리적 충돌이나 심한 폭력도 쉬이 일어나기도 해, 경찰은 집회 주최자들의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집회 주최자들을 중심으로 애워싸며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되도록 돕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오늘도 네오나치나 페기다 등의 극우세력이 주최하는 집회때 마다 반드시 참여해 "알레타 알레타 안티파시스타" "안티파 안티파"를 외치며 폭력을 불사하는 극좌단체인 안티파시스타가 선두에 섰고, 함께 참여한 시민들 중에 노동조합 깃발과 좌파연합(Die Linke)과 녹색당(Grüne) 등의 정당 깃발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심지어 독일 연방정부의 집권당 일원이기도 한 사회민주당(SPD) 깃발까지도 함께 등장했습니다. 또한, 네오나치 집회와 행진 장소에서 대열을 향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미리 시민들이 자리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네오나치의 올해 추모 행진은 반대하는 시민들의 극렬한 항의로 계획했던 행진을 모두 마치지 못하고 끝이 났습니다.
네오나치의 루돌프 헤스 추모 집회는 독일 이야기에서 3년 전에 소개하기도 했었는데요.
네오나치의 루돌프 헤스 추모집회 때, 분지델 주민들이 고안한 행사 - 레히츠 게겐 레히츠
2011년까지 그의 묘지가 있던 바이에른 주 분지델에서 2014년에 열린 네오나치의 루돌프 헤스 추모집회 때, 집회, 결사의 자유가 최우선시되는 독일이라 평화적인 행진을 막을 방법이 없던 주민들이 고안했던 기발한 행사였습니다.
극우집회나 극좌집회 등의 독일의 집회 뉴스를 접할 때마다,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에 위협이 될만한 폭력이 예상되지 않는 한, 독일 사회가 개개인의 주장을 펼칠 권리를 보장하고, 개인들의 신념을 지혜롭게 펼치며, 공동체의 평화를 지켜가는 독일 사회 모습이 늘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Kya bat hy
안타깝게도 매 주말 서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그 집회'는 폭력적이며, 시민과 경찰의 안전에 위협이 될만한 폭력을 매주 행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네요.
얼마 전, 넷플릭스를 통해 독일 영화 Wir sind jung. Wir sind stark 를 보며 독일이야기 님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항상 독일 얘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이스북도 잘 안 하고 스팀잇도 오랜만이라 글을 오랜만에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