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E, Pharm, Journal] 약동학(Pharmacokinetics)에서의 구획 모델링(Compartment Modeling)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doctorbme 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인체 내에서 약물의 흡수와 분포, 배설을 모델링할 수 있는 약동학(약물동태학, Pharmacokinetics) 분야에서의 구획 모델링(Compartment Modeling)의 개괄적 측면을 다루고자 합니다. 약리학과도 연관이 있는 분야입니다.


약동학과 약역학

약동학은 약물의 흡수 및 , 분포, 체내 변화 및 배설을 연구하며, 이와 대비되는 약역학(약물역학, pharmacodynamics))은 약물의 화학구조와 생리적 활성관계 및 약물의 용량과 생체반응관계를 연구[1]합니다. 약동학과 약역학에 대한 한국어 위키피디아에서

  1. 약동학의 대상: 화학물질에 대한 인체의 효과(반감기나 분포용적)
  2. 약력학의 대상: 인체에 대한 화학물질의 효과(기대효과나 독성)

이렇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즉 어떠한 주체가 어떠한 대상에 대해 반응하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고, 약동학과 같이
화학물질에 대한 인체의 효과를 살펴보는 경우에는 분포하는 약물의 용적이나 농도가 직접적인 분석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구획모델링(compartment modeling)

그렇다면 구획 모델링(Compartment Modeling)은 어떠한 것일까요? 인체를 포함하여 어떠한 대상이든 약물이 분포하거나 처리되기 위한 구획이 존재할 것입니다. 이러한 구획들은 각 구성성분에 따라서 약물을 좀 더 붙잡고 있거나 분해가 빠르게 되거나 배설에 연관된 기능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인체 (혹은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가 가지고 있는 부위를 각기 특성화시키서 우리가 보고자하는 특성을 파라미터화하여 각 구획들의 연관성 혹은 dynamics 를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구획모델은 Lumped element model이라고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정하는 파라미터들이 인체 혹은 분석하고자하는 대상의 모든 것을 반영할수는 없지만, 최소한 우리가 보고자 하는 특성 (약물의 농도의 시간적 변화, 약물의 분포 및 시간 딜레이) 등을 보기 위한 필수적인 파라미터들을 요약하여 간단하게 구성하되, 핵심적인 묘사가 가능하도록 파라미터들을 고려하고 배치하기 때문입니다.


구획모델링을 통한 연구

구획 모델링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 논문 하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논문은 Two different approaches for pharmacokinetic modeling of exhaled drug concentrations 입니다. 약동학에서 쓰이는 기존의 구획 모델이 우리가 몸 속에 가지고 있는 혈장 (혈액의 구성 성분이자 약물에 대한 일종의 용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에서의 약물 분포 및 농도만을 반영하였다면, 호흡기계로 빠져나가는 약물의 농도를 반영하는 경우, 좀 더 정확하게 시간에 따른 약물 농도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논문은 Scientific Reports 논문이고 Creative commons 4.0 (CC-BY)가 걸려있으므로, 편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S. Kreuer, A. Hauschild, T. Fink, J. I. Baumbach, S. Maddula & Th. Volk, Two different approaches for pharmacokinetic modeling of exhaled drug concentrations,Scientific Reports volume 4, Article number: 5423 (2014) , doi:10.1038/srep05423


세 개의 구획으로 이루어진 약동학적 모델(Three Compartment Pharmacokinetics model)

논문의 그림 1.

위에서 살펴보시면 우선 주황색 화살표인 i.v. 은 intravenous의 약자로, 정맥을 통해서 약물 (이 연구에서는 마취제의 일종인 프로포폴 입니다.)이 주입되는 것을 나타냅니다. 구획은 세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V1은 혈액의 중심적인 구획을 나타내며, V2와 V3는 V1을 중심으로 상호작용하는 각각의 구획들입니다. V2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작용하는 구획이고 V3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작용하는 구획입니다. 이렇게 구획을 나누는 이유는, 생체내의 구획을 통해 각 파라미터들을 부여함으로써, 약물의 특성을 파라미터의 다양한 값으로 요약하여, 반응을 좀 더 실제와 가깝게 묘사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파라마터들이 매우 많으면 더 가깝게 묘사할 수도 있겠지만, over-fitting의 문제가 나타납니다.)

특이할만한 사항은 파라미터 k10의 존재인데, 이는 배설 혹은 분해를 나타내는 파라미터 입니다. 보통 구획모델링에서 가장 기본적인 가정 중 하나는, 각 구획들은 파라미터 k를 통해 이동하며, 각 구획에서 가지고 있는 전체 약물의 양에 비례하여 서로의 구획 혹은 바깥으로 전달(방출)된다는 것입니다. 즉, 1차(1계) 상미분 방정식(ordinary differential equation)으로 쓰여집니다.


왜 하필 3개의 구획인지?

3개의 구획을 가정하는 이유 중 하나는, Target Controlled Infusion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즉, 정맥주사 약제의 목표 농도를 정하고 주입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다양한 약동학적 모델이 고안되었고, 주입 속도 조절을 위해 세 개의 구획을 가진 모델을 쓰이는 경우[3]가 있습니다. 프로포폴의 경우에도 3-compartment model과 이와 관련된 파라미터들이 밝혀져 있으며, 이 연구에서 사용하는 파라미터는 Marsh data set을 사용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모델을 바탕으로, 호흡기계의 효과를 반영하기 위한 모델 개선을 연구하였습니다.


첫번째 제안된 개선 모델

논문의 그림2.

첫번째로 제안된 모델의 경우에는 앞선 그림(그림1)에서 폐(Lung)의 볼륨을 추가로 구획에 추가합니다. (그림의 으론쪽 위에 포함된 부분) 새로운 파라미터 k1L과 kL1이 추가되었습니다. 이 때 폐는 각 구획과의 상호작용과 더불어 추가적으로 약물의 clearance (여기에서는호흡을 통해 공기 상으로 배출되어 사라짐 정도로 해두겠습니다)을 반영합니다.


두번째 제안된 모델

논문의 그림3.

두번째 제안된 모델의 경우에는, 호흡에서 배출되는 프로포폴의 농도에 관여하는, 혈액의 프로포폴의 농도에 관한 시간 지연(time delay)를 반영합니다.


데이터 획득 및 파라미터 계산

이러한 구획 모델링에서는 어떻게 데이터를 획득하고 파라미터를 계산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재는 시점이 많지 않는 경우에는 노이즈에 민감한 채로 계산이 되기도 하고, 파라미터를 계산할 때에 이러한 노이즈에 얼마나 강건한지(robust)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데이터 포인드의 갯수가 많으면 그나마 괜찮습니다.)

  1. 각 피험자는 목표농도 조절주입(Target Controlled Infusion)을 통해 프로포폴을 주입받습니다. ( V1에서의 농도를
    3ug/ml로 유지) 이 때 각 구획은 환자의 체중을 반영하여 계산합니다.
  2. 호흡에 포함된 프로포폴의 농도를 측정합니다.
  3. 각 추가적인 파라미터들은 Ordinary Least Square를 통해 계산합니다. 이 때 회귀(Regression)을 통해 R2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계산합니다.

데이터 측정에서의 고려사항


논문의 그림4. 시간에 따른 프로포폴의 농도(계산된 혈장농도(파란색) 및 호흡에서 파악된 농도 (빨간색) 및 측정장비의 volt(녹색)

프로포폴이 정맥으로 주입되어, 목표농도 조절주입을 통해 일정 농도에 도달하더라도, 호흡에서 측정되는 농도의 정보의 경우에는 약간의 딜레이와 변화폭이 관찰됩니다.

데이터의 변화폭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데이터 포인트의 갯수를 늘리거나, smoothing, 혹은 생리학적인 추가적 모델링을 통해 보정하는 것을 고려해볼만 합니다.


마취 과정에 따른 농도의 변화


논문의 그림5. 마취 과정에 따른 프로포폴의 혈장 농도와 호흡에서 측정된 농도 정보의 비교

마취를 유도할 때(induction)와 마취에서 깨어날 때(emergence)를 비교하면 완벽하게 가역적으로 혈장에서의 프로포폴 농도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므로, 호흡기계 모델을 구성할 때 혈장에서의 프로포폴 농도를 고려해야함을 연구에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과



논문의 그림6과 그림7 (위쪽: 첫번째 개선 - 폐 구획 추가 - 모델, 아래쪽: 두번째 개선 - 시간 지연 반영 - 모델)

앞선 논문의 그림5에서, hysteresis 가 발생하였다는 것(프로포폴의 혈장 두가지 농도에 따라 - 다시 말하자면 마취 과정에 따라 - 호흡에서의 동일한 농도가 대응)된다는 것으로 인하여, 이 연구에서는 혈장의 농도 대신 폐 구획에서의 농도를 고려하여, 호흡에서의 프로포폴 배출 농도와 연관시키고자 합니다. 따라서 제안된 모델에서는 폐 구획에서의 농도를, 각 모델에 대해 계산하고, 계산된 폐 구획에서의 농도를 2차식으로 구성합니다. (이 때 x는 호흡에서의 프로포폴 농도, y는 폐 구획에서의 농도, y는 x의 2차식입니다.) 이 경우, fitting이 잘 이루어졌다고 하고 있으며 위 두개의 그래프에서 이러한 결과를 나타냅니다.


제한점

  1. 목표농도 조절주입(Target Controlled Infusion)의 경우, 계산된 농도에서 25%의 deviation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 Over-fitting의 가능성은 언제나 배제할 수 없습니다. 생리학적인 정보 (혹은 메커니즘을 통한 pathway)가 반영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Bayesian Inference를 적용해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3. 폐의 볼륨은 가상의 수치입니다. 물론 우리가 원하는 변수 (농도)를 얻는 데에는 필요할 수 있으나, 생리학적으로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생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한 모델링을 좀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물론 이러한 변수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현상을 명확히할 수 도 있습니다.

오늘은 구획모델링(compartment modeling)이 어떻게 생체의 변수를 획득하고 분석하는데에 활용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의공학은 이러한 변수 혹은 파라미터들을 어떻게 얻고 활용하느냐에 대한 방법론적인 측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획모델링(compartment modeling)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또한 여러 현상을 묘사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 중 하나입니다. 비교적 간단한 수식으로 보이는 현상들이, 실제 활용에서는 강력하게 사용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 연구는 그러한 측면에서 모델을 통해 현상을 분석하고 여러 변수를 연관시킬 수 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참고문헌

[1] 이동건, 신현호, 항생제의 약동학/약역학 : 기본 개념 및 임상응용, Infection and Chemotherapy : Vol.40, No.3, 2008, DOI : 10.3947/ic.2008.40.3.140
[2] S. Kreuer, A. Hauschild, T. Fink, J. I. Baumbach, S. Maddula & Th. Volk, Two different approaches for pharmacokinetic modeling of exhaled drug concentrations,Scientific Reports volume 4, Article number: 5423 (2014) , doi:10.1038/srep05423
[3] 김대우, 차세대 정맥 내 약물주입법 : 목표농도 조절주입(Target Controlled Infusion), KoreaMed Synapse, Jan,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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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도 잘읽엇습니다. 구획모델링이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아서 좀 놀랐어요. 생물쪽은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해서 뭔가 인과관계를 찾기가 힘들것이라 생각했는데, 분석 모델을 만들고 도미넌트한 팩터들로 구성시킨다음 개선된 모델을 다시 모델링하여 데이터 값을 관찰한다는 사실이 유체역학과 제어쪽과 거의 동일해서 놀랍고 흥미롭습니다. 확실히 이런 제어쪽은 노이즈처리가 참 힘들다고 들었는데 이부분은 또 어떻게 의공학쪽에서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처리를 할지 궁금하네요. 연휴동안 즐거이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넵. Compartment Modeling 자체는 사실 그렇게 어려운 개념은 아닙니다. 이러한 연구를 진행할 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점을 꼽자면

  • 제대로된 (임상) 데이터를 잘 얻을 수 있을 것인가: 환자의 데이터는 얻기 쉽지 않음.
  • 모델은 생리학적 메커니즘에 어느정도 합당한가: 무한정 파라미터를 늘린다고 해서 일반화할 수 없음.
  • 파라미터를 제대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적절한 파라미터를 찾기 위한 목적함수가 항상 convex는 아닙니다.

위와 같은 점 때문에, 실제 데이터를 다루다보면 생각보다 난감한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유체나 제어도 사실 어느정도는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모델은 아름답고 구조는 명쾌한데, 실제 상황의 데이터를 넣는 순간, 고려해야할 것이 많아집니다. 사실 데이터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로 환원되기도 합니다. 새해 행복 가득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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