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노비누는 가내수공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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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가 좀 깁니다.
많은 분들께 읽히고 공감을 일으켰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소규모 가내수공업 방식의 제조업 자영업이 가능할까?
작년 내내 고민했던 화두입니다.
결론은 못 냈었습니다.
그리고, 낙관적인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채 제조업을 하기 위한 준비를 했고, 시작을 했고, 지금에 도달했습니다.
왜 확신도 들지 않은 채 이 일을 시작했을까요.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과도한 소모적 경쟁을 하지 않아도,
속된 말로 '앞으로 남고 뒤로 까지지 않고',
대로변 번듯한 매장이 아니어도,
매출의 상당부분을 임대료로 안 내어도,
과장 가득한 광고를 하지 않아도...
저 자신이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면서도 좋은 품질의 행복한 제품을 만들 수 있음을...
그걸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저를 찾는 지인들 마다 한결같이 이런 말을 합니다.
'우와 잘 꾸며놨다. 패키지도 이쁘고... 이제 대박칠 일만 남았네. 공장 좀 뚫어서 좀 많이 만들어서 유통 쪽이랑 협의도 하고, 광고대행사 잘 잡으면 괜찮을 거 같아. 생각해봐...'
그런데,
저는 한국에도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비누, 세제 브랜드가 하나쯤은 있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린 너무 풍족한 세상에 살고있습니다.
생필품이 차고 넘쳐 결국엔 폐기를 해야 하고, 창고 그득그득 쌓아놨으면서도 새로운 걸 더 많이 만들어내는 세상에 삽니다. 다 쓰지도 않을 걸 너무 많이 만들어 내다 버리는 경제 체계 속에서 삽니다. 그게 자본주의라고 믿고 살지요.
경쟁이 치열한 경제체계에서는 내 제품을 조금이라도 돋보이게 만들어야 팔리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선택이 안 되어 창고에 쌓이고, 팔기 위해서 또 다른 물건을 만들어 냅니다. 팔리지 않은 물건의 비용은 신제품에 얹어집니다. 나는 그저 돋보이는 제품을 선택했지만 도태된 물건에 대한 비용도 지불합니다.
그래서,
저희 디노비누는 팔리는 만큼만 만들 생각입니다.
매출이 떨어지면 그에 맞게 제조를 조절할 것입니다. 건조와 숙성에 더 집중합니다.
여름 혹서기 한 달 가량은 비누를 만들지도 않을 생각입니다. 건조와 숙성이 대단히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 국민들 중 1%만을 제 비누의 고객으로 삼아도 50만명입니다. 0.1%만으로도 족할 것입니다.
못생기고, 냄새없고, 화려하지도 않은 원시적인 형태의 비누를 써야만 되는 분들께 '공룡그려진 그 비누가 내 피부에 잘 맞았는데... 계속 써야하는데... 없어지진 않겠지? 계속 있으면 좋겠어...' 하는 마음이 드는 그런 비누가 되었으면 합니다.
누군가 공룡이 그려진 비누를 발견했을 때... '아 저거... 좋은 비누야....' 라는 생각이 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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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기원합니다. ^^
요즘은 1인 패션세일도 많고 ...Sns를 장 시용해서...ㅎㅎ
요새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가치를 더 잘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한건 들러볼께요~
디노비누.. 이전 카페봉 비누를 1년째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로서... 정말 강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