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소리입니다] 때로는 이 멍청한 SNS를 이해하고 싶지 않다. 정말로.

in #kr7 years ago

모든 SNS엔 차단block 혹은 그 비슷한 기능이 있습니다.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주는 그런 기능.
스팀잇의 차단 버튼도 당연히 그런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어로 엄연히 '차단' 이라고 써있으니 뭐...

그런데 이게 차단이 아니라 mute더라구요. 해당 유저의 글/댓글을 내 피드에서만 보이지 않게 해주는 그런 기능입니다.
즉 제가 차단시킨 유저가 저를 계속 팔로우하며 제 글을 계속 볼 수 있고 제 글에 댓글을 계속 남길 수 있다는 겁니다. (이걸 왜 차단이라고 써놓는 거야...)


여태껏 한 7명 정도 차단시켜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은 트위터/페이스북에서 차단해두고 지냈던 정말 사이 안 좋은 사람들이고 여기에 추가된 1~2명은 이분이나 저나 서로 글 보며 마주쳐서 좋을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미리 차단해둔 사람들입니다.
어떤 논쟁이나 타협적인 이야기가 오갈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요.

며칠 전까진 이 차단 기능이 잘 작동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busy.org 에서는 알림을 통해 차단한 사람의 댓글/팔로우 소식도 보여주더군요.
차단해뒀던 사람의 댓글이 막 달려있더라구요. 절 팔로우도 하시고.
이때서야 깨달았습니다... 스팀잇 차단 기능 정말 쓸모없다는 것을. -_-; 걍 눈가리고 아웅이잖아..

차단 해제시키고 댓글을 보니 가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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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7년차, 대화가 통하는 상대와 통하지 않는 상대 정도는 손쉽게 판단 가능합니다. 전 저 분을 하나도 상대하고 싶지 않습니다.
관심조차 주고 싶지 않구요. 그래서 미리 차단해뒀던 건데 이게 그냥 mute다 보니 저 분이 제 글을 보고 댓글도 남기고 팔로우도 하셨더라구요.

저 분의 주장을 대략 요약하자면 음 거 뭐냐 종북 세력 블라블라 어쩌구 저쩌구 북한 간첩 어쩌구 저쩌구 뭐시기 저시기 어쩌구저쩌구 공산화 어쩌구저쩌구 김정일이 어쩌구 김정은이 저쩌구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저 분이 보시기에 저는 무려 종북 간첩성 민중민주 인민민주 공산지향 어쩌구 저쩌구라고 여겨지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저 분 블로그나 저한테 남긴 댓글 보고 직접 더 보십시오 ㅎㅎ;;;;;


하여튼 지금 제 글 요지는 저 분의 주장이나 어쩌구 저쩌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SNS라면서 차단 기능 하나도 제대로 제공해주지 못하는 스팀잇에 대한 분노가 차오른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SNS인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상호 차단 기능은 솔직히 필수적인 거 아닙니까.
불편한 관계의 유저/헤어진 애인/싸운 친구/꼴 보기 싫은 사람 등등을 넘어서, 유저로 하여금 사이버 스토킹 / 사이버 불링 등을 피해 SNS를 계속 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런 기본적인 기능입니다.

근데 스팀잇은 그게 없어요.

'쟤가 싫어? 그럼 너 눈만 살짝 가려줄게, 쟤가 안 보이게'

이 꼴입니다 이 꼴.


어이가 없어 왜 제대로 된 차단 기능은 없고 뮤트만 존재할까 생각해보니 이 빌어먹을 보팅 받는 SNS특성 상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어뷰징과 기타 등등의 문제 때문에 말이죠.


누군가 저를 팔로우할 수도, 글을 볼 수도, 댓글을 남기거나 보팅/다운보팅을 할 수도 없게 하는 강력한 차단 기능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A가 스팀파워를 왕창 올립니다 -> A는 스팀잇 내의 수많은 유저를 차단시킵니다 -> A는 점 하나 찍은 글을 매일매일 10개씩 올리고 셀프보팅해서 누워서 떡먹듯 돈을 법니다 -> 건전한 커뮤니티를 원하는 유저들은 아쉽게도 A의 글을 볼 수 없어 다운보팅을 못 시킵니다 -> 커뮤니티 자정이 안됩니다 -> 망합니다.

(......)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이런 이유로 제대로 된 차단 기능이 없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숨어서 어뷰징할 수 없도록 말이죠.
그렇다고 해도 차단 기능이 없는 건 끔찍한 일입니다.

자정 가능한 선한 커뮤니티가 보상에 관한 어뷰징은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개개인에 대한 어뷰징, 트롤링, 스토킹 등을 막을 순 없을 겁니다.
거기에 스토킹 등에 의한 실질적 위협도 위협이지만 스팀잇에선 한 가지 문제가 더 생깁니다.
'스팀 파워' 라는 게 있잖아요.

예를 들면 저에게 댓글을 남겼던 '저분'은 스팀파워가 돌고래 정도로 많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인지 감은 안 잡히지만 저 정도 스팀파워가 제 글에 다운보팅 한다면 꽤 많은 보상이 깎일 겁니다.
다행인지 아니면 일주일이 넘은 글들이라 그런지 다운보팅은 안 당했지만요.
어쨋거나 실질적 보상의 측면에서 두려움이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스파가 졸라 세니까요 -_-;

또한 저 분은 저에게 댓글을 남기며 거기에 셀프보팅을 하셨더군요. 셀프보팅엔 별 관심이 없지만, 문제는 보팅의 힘으로 해당 댓글이 맨 위로 올라오게 된다는 겁니다. 이게 또 굉장히 불쾌하더라구요(...) 그래서 해당 댓글을 다운보팅 했더니 그걸 가지고 '박해받는 댓글' 이라며 글도 쓰시고... ㅋㅋㅋㅋ 아 정말.


하여간 굉장히 스트레스 받습니다.
좀 알아서 서로가 확 다른 사람 같으면 알아서 갈 길 가고 그러면 되는 건데 시스템이 그걸 지원해주지 않으니 어 정말 스트레스 받습니다.

제가 요새 많이 바쁩니다 솔직히. 연재글이고 뭐고 마음의 여유가 안 느껴지는 와중에 이런 스트레스까지 받으니 스팀잇에 대한 회의가 다시 느껴집니다. 쓰레기 같은 SNS...

p.s.
다음 주 중에 아마 굉장히 중요한 글을 올릴 겁니다. 제 인생/근황의 엄청난 변화이기도 하고... 어떠한 선언이기도 합니다.
동의 못할 사람도 많을 거고 어쩌면 욕먹을 확률이 훨씬 높기도 하구요. 스스로도 많이 두렵습니다.
이런 와중에 스팀잇 자체에서 스트레스까지 느끼니 이걸 올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도 되네요

Sort:  

헉.. 무슨 선언이실지 궁금 반/흠칫 반입니다.

그리고 저 분이 님의 글까지 트집을 잡는다니 피곤하군요. 대체 어디가 종북인 부분이 있다고.. (한숨)

인생의 다음 챕터로 넘어가기 위한 그런 과정이랄까요... 사실 이 때문에 멘탈이 남아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저 분 같은 경우 뭐 그냥 빠른 시일 내에 저를 언팔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블락 기능이 2년 째 개선이 없는 걸 보아 스팀잇에 뭘 더 바라지는 못하겠네요.

안녕하세요 @daramzi 님! 6/30, 7/01에 있을 스팀시티 전시 행사에 함께 참여해보실 생각 있으시다면 링크된 포스팅 읽어보시고 신청 바랍니다! :)

스팀잇 유저로써 흥미로운 행사/전시입니다만, 아쉽게도 여러 문제 (개인적 일정, 여유) 등으로 인해 참여가 힘들 것 같습니다. 가능하다면 당일 몰래 방문이라도 하겠습니다. 응원해요~

알겠습니다. 심심하시면 놀러오세여 :)

mute 해서 안 보여줄거면 수에서도 빼서 보여줬으면 싶습니다.. 실제 갯수랑 안 맞으니 더 신경이 쓰이는군요.

정말 SNS의 기본기가 꽝인 시스템이네요. 모를 땐 몰랐는데 웹툰 준비하려고 찾아보면서 진실을 마주하게 되니 저도 사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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