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거절이 갖는 강력한 무게감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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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알바를 하면서 갑질을 당하다 그만두고 펑펑 울었다는 이야기를 봤다. 의외로 이렇게 갑질 당하면서 서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누군가는 체격이 왜소하거나 일반적으로 하위에 속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임에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겠다고 여겨지는 사람들도 있다. 이건 체격이나 인상, 혹은 사회적 지위처럼 어떤 정해진 것들에 의한 것이 아니다. 오늘은 그 단호함의 핵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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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기술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 한권만 읽어도 살면서 어디 가서 말 못해 억울한 일 당할 일은 없다. 이 책은 꼭 읽어볼 만하긴 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서 내가 간략히 전수를 해주겠다.

단호함의 핵심은, 바로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반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대단히 중요한 내용인데, 왜냐면 처음에 당하고도 어물쩍 넘어가면, 바로 그 ‘처음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어마어마한 족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꼭 이런 사람들이 있다.

‘이 인간, 두고 보자. 한번만 더 그러기만 해 봐라~그 때는 가만 안 둬~’

이게 최악의 대응이다. 이건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상대방에게도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흔히 남녀관계, 특히 부부관계에서 이런 일들이 많은데 이게 바로 이혼으로 직행하는 최단거리 KTX다.

처음이 골든타임이다. 그 처음에 당황해서 바보처럼 넘어가면 돌이킬 수 없다. 처음에 쉽게 해결할 문제도 그냥 넘어가는 순간 다음에 해결할 때는 양측 모두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자신 역시 ‘이미 한번 참았는데, 한 번 더 못 참을까?’ 이러면서 만성이 되고, 상대방 역시 “그 때는 가만 있었으면서 왜 지금은 그러는데?”하면서 대단히 부당하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이건 아니다 싶으면 바로 지적해야 한다. 그게 최선이다. 시간이 지나고 그냥 넘어가는 게 한번이라도 누적이 되면 돌이키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그러니,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단호하게 상대에게 말해야 한다.

“그러지 마세요.” 라고.

이 때 태도가 중요하다. 단호하다는 것은, 말그대로 단호하다는 것인데, 절대로 웃어도 안 되고 화를 내도 안 된다. 웃으며 말하면 상대가 장난으로 받아들이거나 무시할 것이고, 화를 내면 상대 역시 감정적으로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호하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다. 당신의 행동을 나는 반대하므로, 방금 한 행동은 대단히 부적절하며, 나는 거기에 대해서 다시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중한 경고를 내포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하면 알아듣는다. 혹은 못 알아듣더라도, 다음에 또 그러지는 않는다. 왜냐면, 바로 처음에 지적을 당했기 때문이다.

왕따는 초장에 결정된다. 이유 없이 얻어맞고 욕을 먹었을 때, “그러지 마.”라고 단호하게 말을 하면 그 때는 어찌 될지 몰라도 상대는 다음에 다시 그렇게 하려면 상대가 저항할 것이라 예상을 하게 되고 그러면 괴롭히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처음에 저항하지 못하면 그 때는 왕따로 직행한다. 다음에 또 맞게 되도 ‘전에도 참았는데 이번에 못 참을까’ 이렇게 되어 버리고, 상대 역시 두 번째에 상대가 반항하더라도 첫 번째에 반항하지 않았던 것에 대단히 큰 무게를 두며 그 이후의 반항을 모두 응징하려 들 것이다.

요즘 나오는 미투 운동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분들도 새겨들으시라. 처음에 지적해야 한다. 상대가 음담패설을 하고 자신의 몸에 손을 대면, 그 때 지적해야 한다. 바로 정색하고 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 그게 단호함이다. 그랬다면 당시에는 약간의 불편함은 남았겠지만, 이후에는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처음에 겁을 먹고, 그냥 넘어가고, ‘다음에 다시 또 그러면 그 때는 가만 안 둬’이렇게 다짐해 봐야, 처음에 참는 사람은 다음에도 참게 된다. 그리고 참고 참다 곪아 터지게 된다.

처음에 핵심이 있다. 바로 그 순간 반발해야 한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딱 단호하게. 그 단호하다는 것은 가벼움과 무거움을 모두 내포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단호하게 상대에게 거절의 의사를 밝히면 지능을 가진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다음부터는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게 된다.

이 ‘처음의 거절’이 가진 힘을 이해해야 한다. 단호하면서도 즉각적인 거절은 말과 행동에 대단한 무게를 더해준다. 그 타이밍을 놓쳐서 한번이라도 상대에게 당해버리면, 그 뒤로는 답이 없다.

단호한 사람이 되자. 아니다 싶으면 바로 그 순간 지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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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와 잘 어울리는군요~! 저도 이런 상황일때는 천하제일의 X놈이 되려구요 ㅎ

공감합니다.

다만 사회적 약자들이 아니라고 했을 때의 그 후폭풍을 감당할 힘과 사회에서의 분위기가 분명 있어야 합니다.

검사도 그렇게 당하는 사회에서 힘 없고 약자인 사람들이 어떻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들이 커가는 세상은 다르도록 행동하는 양심과 지성이 필요한 시기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정권의 분위기, 그리고 시대의 분위기와도 연관이 깊었지요.
어찌보면 그런 시대였으니 그랬다고 항변할지도 모르겟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런게 먹히지 않게 되겠지요.
시대가 그렇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일하는데 제일 어려운 고민이지요
이미지때문에 ㅠㅠ
강력하게 거부해야되는데

참.. 애매한 문제네요.
저 같으면 걍 쌍욕하고 때려칠 건데...
보통 사람은 그렇게 못 하겠지요?

못하지요
하는순간
회사 다니기 힘들지요 ㅠㅠ

그 때는 가만 있었으면서 왜 지금은 그러는데?

엄청 무서운 말이죠
안타까운 건 ... 당당한 말들 때문에 피해 입는 사례를 너무 많이 봐와서 쉽사리 당당해지지 못한다는 겁니다
상사 눈 밖에 나고
친구 눈 밖에 나서 힘들어진 사람들이 너무 많이 봤으니까
그런 면에서 용감하게 미투를 외친 사람들이 보호 받았으면 합니다
좋은 선례를 만들어야 개인도 안심하고 당당해질 수 있겠죠

그게 참 애매한 문제죠.

"아닌 건 아닌거다" 단호하게 거절 좀 더 나가면 "엎어버린다"라는 각오가 없이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명 "미투 운동"을 보면 대부분 학계/업계가 좁은 곳들의 종사자분들이 특히 피해가 많은 것 같은데 옳고 고름을 떠나서 이 업계에서는 한 번 평판이 찍혀나가면 ;;; 오히려 피해자가 더 평판이 깎이고 업계에서 쫓겨나니까 그 현실도 고쳐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ㅠ-ㅠ

그래서 각오가 필요합니다.
내가 가진걸 다 잃더라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말이죠.
사람들은 내가 거절하면 내가 가진걸 다 잃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오히려 그런 마음으로 참고 참으면 그게 더 파국을 가져오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극단적인 경우는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죠.
다 잃는다는 건 없습니다.
이 바닥 아니면 다른 바닥 가면 되는데,
그게 두려워서 참다가 결국 더 크게 고통을 당하죠.
아니다 싶으면 용기를 내야 됩니다.

단호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단호해지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순간을 넘기지 않으면 더 어려운 순간을 맞이하죠..

팔로우누르고 갑니다 ㅎㅎ 자주 놀러 올테니 맞팔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ENLTE글은 잘 봤습니다 ^^

그동안 '골든타임'은 응급상황에만 한정하여 생각하고 있던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네요. 꼭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도 말이죠.

삶에는 여기저기 '골든타임'을 소중하게 적용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 같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항상 초장에 잡아야 합니다~
건강이든 인간관계든 처음이 거의 80%입니다.

단호한 사람이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듯 합니다... ㅠㅠ

처음만 어렵지 해 보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훈련이 좀 필요합니다. 단호한 훈련이.

처음에 거절하는 것을 실패했다면, 앞으로 겪게 될 것들에 서러워하지말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부숴버리십시오. (...)

첫인상이라는게 꽤 강렬하기에 그걸 바꾸는건 엄청 힘들지요.
나중에 바꾸려면 많은 각오와 용기와 준비가 필요합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지요. 첫인상이 강렬한게 당연한 것처럼, 업보가 쌓이면 벌을 받는다는 것도 당연하게 의식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단호해져야지요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ㅎㅎ

인상부터 단호해 보이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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