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대한 철학적 논쟁 : Big Blocker와 Small Blocker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암호화폐가 가져올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Cryptodreamer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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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onomy(Distributed economy) 포럼이 4월 2, 3일 양일에 걸쳐 서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이런 기회를 놓치게 되어 정말 땅을 치고 싶은 심정입니다ㅜㅜ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나 동영상을 통해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의 유명 인사들의 견해를 전해 듣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네요. 이런 것마저 없었더라면 정말 슬펐을 것 같습니다...

이번 디코노미에서 흥미롭게 봤던 영상이 있습니다. 바로 비트코인캐시를 지지하는 로저버(Roger Ver)와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블록스트림의 삼손(Samson Mow)의 토론 영상이었습니다. 디코노미와 같은 큰 공식석상에서도 서로 감정이 개입될 정도로 첨예한 토론이었습니다.

워낙 관심을 갖고 있던 주제인지라 정리를 해볼 필요가 있어, 이번 기회에 여러분께 소개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블록 사이즈와 관련한 논쟁인데요. 이 주제는 약 8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논쟁으로, 궁극적으로는 비트코인의 정통성과 근본철학에 대한 논쟁이기도 합니다. 비트코인의 블록사이즈가 무엇때문에 그렇게 중요한지, 무엇때문에 그토록 대립하는 것인지 참 궁금하셨을텐데,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매우 흥미로울 것 같네요!




비트코인을 둘러싼 오랜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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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비트코인에게 특별한 해였죠. 비트코인의 폭발적인 가격상승에 대한 부분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지만,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비트코인의 철학적인 부분에 대한 것입니다. 비트코인을 둘러싸고 3년이 넘는 치열한 논쟁이 있어왔습니다. 그리고 2017년 8월 1일부로 비트코인의 네트워크는 둘로 나뉘어졌습니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로 말이죠.

2013년까지만해도 비트코인은 기존의 달러기축 통화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자들의 공통된 비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몇 년동안 이어진 논쟁의 결과로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이 둘로 나뉘어져 버리면서 완전하게 다른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이러한 문제를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블록사이즈의 확장의 문제가 가장 중점적인 이슈로 보입니다. 특히나 비트코인의 하드포크로 블록사이즈를 키우는 것을 통해 온체인 스케일링(On-chain Scailing)을 하는 것을 둘러싸고 말이죠. "이 문제가 그렇게나 중요한 것이냐?" 라고 생각하거나, "당연히 해야되는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왜 블록사이즈의 문제가 정말 그토록 중요한 문제가 되었을까요?

비트코인에 내포되어 있는 경제학의 문제


비트코인의 온체인 스케일링 문제와 관련해서 혹자는 단순 기술적인 관점으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비트코인이 지향해야할 방향성에 대한 경제학적 관점의 차이가 가져온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기의 영웅,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가장 먼저 저명한 경제학자 케인즈(John Maynard Keynes)의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케인즈는 1883년 영국 캠브리지 출생으로 어린시절부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던 '천재'였습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저서로는 「고용 ·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가 대표적입니다. 1923년 「화폐개혁론」의 화폐수량설과 관리통화론을 내어놓았고, 1930년의 「화폐론」 등은 결국 그의 경제적 이론의 정수라 할 수 있는 1936년의 획기적 저서 「일반이론」에 녹아있습니다.

그의 저서들은 모두 당시의 경제문제에 대한 통찰과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주류 경제학계에서는 이단아로 취급했었죠. 하지만 1929년 월가의 대공황이 발생하고 전 세계는 구렁텅이로 빠져버렸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미국의 루즈벨트(Roosevelt, F.D.) 대통령은 대공황의 타개를 위해 뉴딜정책을 주창하고, 케인즈의 저서 「일반이론」은 뉴딜정책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그 이론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승수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승수이론은 한 사람의 소득이 소비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소득이 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누군가의 소득이 증가해서 그의 소득이 소비지출에 사용되고, 그 소비지출은 다른 누군가의 소득을 창출합니다. 또 그는 누군가를 위해 소비하겠죠. 이러한 연쇄반응을 통해 한 사람의 소득이 증가함과 동시에 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경제 전체의 활력을 키우고, 국민소득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케인즈가 큰 정부를 지향하고 정부의 대규모 지출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도모했다라고 알고 있지만, 케인즈의 입장에서는 정부지출은 승수효과를 일으키는 하나의 방식에 불과했고, 큰 정부를 지향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케인즈의 경제학은 이러한 거시적 관점에서 자본과 재화의 움직임에 큰 관심을 가졌죠. 케인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달러가 얼마나 빨리 순환하는가" 라는 문제였고, 국내총생산 지표인 GDP(Gross Domestic Product)와 같은 수치는 이러한 돈의 순환을 판단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단이었습니다. 어떤 곳에 자본이 투자되고, 어떻게 활용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죠. 이런 문제보다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하는데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들


케인즈가 경제학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들여다 봤다면, 오스트리아의 경제학파 학자들은 미시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들여다보고,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오스트리안 경제학자들의 생각에 경제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통화의 팽창이었습니다.

정부가 통화량을 인위적으로 늘리면서 낮은 이자율의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신용이 과다하게 팽창하고 마구잡이식의 투자가 일어납니다. 초기단계에서는 소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하며 신용이 축소되고 때로는 붕괴에 이르며 경기의 불황이 초래된다고 봅니다.

2008년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일련의 결과로 전 세계가 금융위기를 겪은 것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출발이 달러 기축 통화시스템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최초의 비트코인의 설계자들이 오스트리안 경제학자들의 관점을 크게 갖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안 경제학자들은 미시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부를 창출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축은 가계경제를 위해 바람직한 것이며, 궁극적으로 좋은 투자처에 자금이 찾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가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보는 관점이죠. 예를 들어, 부적절한 곳에 많은 자금이 투자된다면 결국 과소비를 일으키며 경제침체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전함을 중시하는 관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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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케인지언(Crypto-Keynesians)


케인즈적 관점을 지닌 사람들에게 블록사이즈가 제한된다는 것은 비트코인을 통한 자금의 융통을 제한되는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Crypto-Keynesian은 돈이 빠르게 순환하며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때로는 가치의 저장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보안이나 내재가치 그 자체보다 중요합니다.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돈이 빠르게 순환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록사이즈가 커진다는 것은 비트코인으로 일반적인 재화를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비트코인이 화폐로서의 기능(Medium of exchange)을 수행을 하는 것이며, 이 기능에 충실하게 수행할 때 비트코인의 가치가 극대화된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은 빠른 유통 속도를 통해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으며, 블록사이즈로 인하여 유통속도가 제한된다면 비트코인의 가치 역시 제한됩니다.

암호 오스트리안(Crypto-Austrians)


암호 오스트리안(Crypto-Austrianism)적 관점은 비트코인이 갖는 유용성의 근간은 보안성입니다. 안전한 자산을 통해 저축을 하는 것은 빠르게 돈을 순환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 하드포크로 인하여 보안성, 안전성이 떨어지고 대체가능성이 발생한다면 이는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 가치를 축소시키는 부정적인 일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암호 오스트리안들은 가치의 저장이야말로 모든 것들에 우선해서 지켜야하는 가치라고 생각하며, 비트코인의 안정성에 변화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발팀에 변화를 주거나, 네트워크를 나누거나하는 것들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첨예한 논쟁


이러한 경제적 관점에 근거해서 블록사이즈를 증가시키는 이슈를 본다면,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는 아닙니다. 하드포크는 특히나 소프트 포크보다 리스크가 더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경제적으로 하드포크는 비트코인의 화폐로서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가치의 저장수단으로서의 관점에서는 상충하기도 합니다. 이 문제 때문에 하드포크나 블록사이즈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 것이죠.

비트코인에 대한 사업적 관점과 가치투자자적 관점


비트코인을 통해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거래를 위해서 수익을 얻어야하기 때문에, 거래를 제한하는 블록사이즈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자 할 것입니다. 또, 비트코인을 통해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은 거래를 해야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지불하는 수수료의 비용을 낮추는 것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업가들이(우지한, 로저버) 뉴욕 합의(New York Agreement)를 지지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닙니다. 그들은 암호-케인지언적 관점에 따라서 거래를 위한 돈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비트코인으로 소비를 하고자 하는 고객들 역시 거래의 중개에 대한 역할에 큰 가치를 두게 되죠.

가치투자자들이라면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돈의 유통속도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블록사이즈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자주 매매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블록사이즈는 중요하지 않으며, 비트코인의 가치의 변동이 적은 것이 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암호-오스트리안적 관점을 갖고 하드포크를 협의했던 뉴욕합의에 대해서 만족하지 않았으며, 계속해서 이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 론


비트코인을 둘러싼 하드포크의 문제나 블록사이즈의 문제는 모두 근본적으로 경제학적, 철학적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의 관점에서 보는 사람들은 현재의 비트코인의 높은 수수료와 느린 전송속도는 절망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가치투자를 하는 선호하는 암호 오스트리안들은 블록체인이 분리되고 보안성에 위협을 받는 이 상황에 대해서 불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은 비트코인을 "가치의 저장수단"으로 볼 것인지, "거래의 매개수단"으로 볼 것인지에 있습니다.

이번 디코노미 토론 때 Samson mow와 Roger ver는 모두 자신들이 사토시의 철학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의 스케이링 문제에 대해서 블록스트림 측의 Samson은 라이트닝 네트워크같은 오프체인의 방법을 선호하고 있으며, 비트코인 캐시 진영의 Roger Ver는 블록사이즈를 극대화하는 온체인 스케일링 문제로 각자의 철학을 추종하고 있는 것이죠.

비트코인 캐시는 이러한 암호 케인지언적 관점으로 그들의 도전을 계속 해나아갈 것입니다. 오는 5월 15일에 하드포크를 통해 블록사이즈를 32MB까지 확장시키게 될 것입니다. 과연 이러한 변화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이번 포스팅과 관련된 유용한 유튜브 영상 2개를 댓글로 첨부해드리오니, 확인하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Reference

Sort: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Roger Ver and Samson Mow debate scailing problem of Bitcoin in deconomy
  • 블록체이너스의 BCH 전격해부 강의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글을 읽게 되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팔로우 했습니다^^

극단적이게 큰 블록은 접근성에 문제때문에 않좋게 생각해서 비트코인 캐시를 싫어하는데 이런 관점에서 보시는 분들도 있네요.

네, 바로 그럼 점들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인 것 같아요.
결국 가치관의 차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캐시는 세그윗의 확장성을 간과해서 결국에는 뒤쳐질겁니다.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군요.

멀쩡한 비트코인을 캐시로 포크한 것은 제 견해로는 캐시를 포크한 세력이 그로인해 얻는 경제적 이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향후에도 계속적으로 시행되면서 비트코인을 본인들의 입맛에 맞추고자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부족한 부분은 포크 외에 그냥 새로운 코인으로 현재 다양하게 시도중입니다. 비트코인 포크는 비트코인을 특정한 세력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어론님!
어론님과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많이 있으신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은 비트코인 캐시의 실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시기도 합니다.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존재여야할지, 언제든지 이용가능한 디지털 화폐여야할지..어떤 길이 맞는 것인지는 좀 더 검증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심도 있게 정리된 좋은 글을 보니 아침이 다 상쾌해집니다
그들이 믿는 철학에 따라 가면 되겠지요 디지털금이 되던
디지털화폐가 되던 결국 시장이 선택할 겁니다
판을 키우는 두 세력이 고마울 뿐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을 움직이는 자들의 철학을 이해한다면 암호화폐 시장을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들이 생각하는대로 움직이고, 그 실험의 결과를 볼 수 있으니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 저도 믿고 있습니다.

풀보팅이 아깝지 않은 글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팔로우하고갑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맞팔했습니다.

좋은 글에는 보팅입니다!
가치의 저장수단이 되면 투자상품으로 분류하고, 거래의 매개수단이면 화폐의 일종으로 분류되겠네요. 개인간의 거래를 위해 나온 것이라면 거래의 매개수단입니다. 그러나 개개인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가치의 저장수단이 될 수도 있겠죠.

감사합니다. ^^
댓글을 달아주셔서 갑자기 생각났는데, 아는 회계사 친구와 이걸로 잠깐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회계기준을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따라 엄청난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확실히 쉽지 않은 문제라고 느꼈었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기업들이 코인을 어떻게 회계처리 했는지 확인하려고 노력해봤는데, 재무정보를 얻기가 힘들더라고요. 대부분이 이제 막 생겨난 기업이라 정보 공개 의무도 없고요. 텔레그램 사업보고서를 보려고 해도... 비영리기업이었어요. 코인을 회계기준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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