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론]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

흑우 투자자 Coldbeec 의 어린 시절은 지금과 달랐습니다. 나름대로 '유망주'로 기대를 받고 자라온 몸이었습니다. 기억력이 좋아 한번 본 것은 쉽게 잊지 않았고, 덧셈/뺄셈은 척척, 알파벳도 술술, 나이 답지 않은 표현력과 성숙함을 인정 받아 장래를 촉망 받는 엘리트로 여겨진 것이 8세 무렵이었습니다.

'창의력 대장이며 논리갑 어린이' 라는 평가를 받으며 자란 탓에, 저는 제가 과학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나이가 들며 서서히 평범해지더니 중학교에 입학해선 학습능력과 두뇌가 별볼일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고교 시절엔 찐따가 되었습니다. 인생 차트는 서서히 우하향 차트를 그리며 주저 앉았습니다.

코인 차트처럼 한번에 떡락하진 않았지만, 서서히 무너져갔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쯤 저 Coldbeec은 꽤나 저점에 위치해 있었고, 떡상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아무튼 어찌어찌 코인충이 되었고, 흑우투자자로 조그맣게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어려서 과학자를 꿈꾼대로 지금은 리또속의 과학을 몸소 체험하고 있긴 합니다.

아무튼, 이것은 바로 여러분의 이야기이기도 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어릴 때는 기대주였습니다만, 현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기대를 실망시켰기 때문에 기대주라 불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장래가 촉망 받던 아이들, '유망주' 혹은 '기대주'라고 불리던 꼬마들 중 잘 됐다는 사람을 본 일이 없습니다. 모든 업계의 유망주만 한트럭이고, 그 중 실제 무언가를 이룬 사람은 100명 중 하나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스포츠 쪽의 유망주는 넘칠만큼 넘치고, 대부분의 유망주가 소리 소문도 없이 잊혀집니다. 심지어 노망주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유망주였던 걸로 유명한 선수나, 유명한걸로 유명한 인물도 있죠.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코인 업계도 같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ICO 중 잘 된 것이 몇개나 있을까요? 떡상 기대주였던 알트코인 중 백서와 로드맵을 착실히 이행하며 승승장구 해나가고 있는 것이 몇개나 될까요? 아마 0개 아닐까요? 한 때 유망주였던 코인들은 현재 대표가 꺼어억을 시전했거나, 상폐됐거나, 변방 잡거래소에서 하루 거래량 100만원을 기록 중입니다.

폭등했던 것들도 다 주저 앉았습니다.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 노망주가 되거나 ㅈ망할 뿐입니다. 그래서 유망주에 베팅하는 일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저평가된 잡알트를 하나 잡아 '존버' 하자. 말은 그럴싸하고 좋습니다. 그런데, 님이 잡은 유망코인은 대부분의 유망주처럼 소리 소문 없이 없어질 가능성이 100%에 육박합니다.

대기업 파트너십 발표 호재, 거래소 상장 호재, 메인넷 이슈, 대규모 업그레이드 등등. 이런 것들이 가격 상승을 유발하긴 하지만, 아주 잠깐일 뿐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나 어릴 땐 똑똑했는데;;; 지금 왜 이 모양이지ㅠ' 같은 한탄과 '그 코인 분명 1만원이었는데... 지금 왜 80원이지?;;;' 는 정확히 일치합니다. 저 Coldbeec 의 어릴 적 평가는 고평가였습니다. 지금의 제 시세가 적정 시세입니다. 잡코인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예전의 고점이 아니라 지금의 xx원 따리 시세가 아마 적정 가격일 겁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 라는 말이 나오실 겁니다. 잡코인 투자에는 신중을 기하시고, 언제라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마음 먹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상승했다면 팔고 나오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잡코인이 떡락한 후 다시 살아나는 것은, 본드 불던 비행청소년이 어느날 갑자기 결심을 하고 우등생이 되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입니다.

간혹 그런 일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그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매우 낮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 폭락한 잡코인에는 미련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망주는 한때의 유망주일 뿐, 과거의 평가는 현재의 가격을 바꿔주지 못합니다. 한번 흘러간 과거의 영광은 앨범 속에서나 존재할 뿐입니다. 현실을 바꿔주진 못합니다.

죽은 사람은 되살아나지 않으며, 한번 망가진 폐인은 새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이것이 냉정한 현실입니다. 투자는 뜨거운 가슴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냉철한 머리로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본 게시글은 네이버 카페 '비트맨'에도 게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