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옹호자와 엄격한 관리자의 연애
선의의 옹호자와 엄격한 관리자의 연애
오랜만에 피드에서 성격유형 검사를 다시 봤고, 한 번도 '선의의 옹호자(INFP)'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세상에 많지 않은 별종, 이상주의자, 타인을 위해 살지만 예민한 까닭에 친절한 사람. "현존하는 회사에 당신을 위한 자리는 없다"는 구절에서 눙물이...>->ㅇ
반면 주형이는 '엄격한 관리자(ESTJ)'에 가깝다. 요약하자면 전형적인(?) 모범시민(!). 조직을 관리하는 데 탁월하며 룰을 지켜야만 속이 편한 스타일. 책임감의 화신이고 정해진 방식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웬만한 회사에서 관리자로 살아남는다고 적혀있다(...)
둘은 비슷한 듯 참 달랐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주형이는 그게 지켜야 하는 규칙이기 때문에 그런다. 반면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는 건 그게 룰이어서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 상처가 될까봐 염려하는 까닭이었다. 무단황단도 안 하던 이주형 어린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뛰어난 헌병이 되기도 했다(?) 통성명을 안 하고 적당히 들어가려는 연대장을 멈춰 세운 그였다(!) 병장일 때조차 나태할 수 없었는데 그게 주형이에겐 가장 편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대에서 그의 전역을 말리려 했다는 후문) 미스터 리는 조선시대에 유배가는 선비였을게다(?!)
그런 그에게 나는 어쩌면 안 어울리는 파트너다. 룰이 아니라 목표, 근본적인 판을 바꿔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체온을 나눠줘야 직성이 풀리는 옹호자가 엄격한 관리자 입장에선 얼마나 복잡하겠는가. 오지랖 넓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형이 무려 애인이다🤣
이제 와서 이해가는 말들. 주형이는 나를 만난 후로 '자기 인생에 색깔이 생겼다'고 말하곤 했다. 지쳐보이는데 지치지 않은 채 사람들을 만나고 댕기는 내가 신기했던 셈. 반대로 나는 주형이를 만나 드디어 사람 구실을 하게 됐고...(?!) 각자 다른 만큼 잘 맞는, 상호보완적 관계가 됐다.
아마도 사랑은 별 게 아닐지 모른다. 엄청난 화학작용이 아니라.. 이다지도 다른 두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의 모습에서 '좋은 점'을 발견하게 만드는 착각. 불완전한 서로의 세계로 끌어들이게 하는 장치 같달까. 또한 타인을 감내하고 받아들이게 돕는 쿠션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
쓰고보니 대단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어제 만나서 검사 결과 보고 빵 터졌다. 주형이가 나를 늘 노심초사 바라보는 이유를 알 것 같고, 너도 참 고생이 많다(!)는 생각에 아주 쪼끔 반성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 연애가 무탈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신비롭다. 평범한 연인이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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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만나신거 같아요 ㅎㅎ
너무 성격이 같아도 자주 싸운다고 하더라구요 ㅎㅎ
상보적인 관계가 귀하고, 좋은 것 같아요 ㅎㅎ!
넘 예쁜 커플이시네요. 스탈이 조금 달라야 알콩달콩이 살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