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3개국 (프랑스, 스위스, 이태리)을 다녀오다!!! – 3편

in #kr7 years ago (edited)

2018년1월 28일 ~ 2월5일

3일차
어제보다 빠른 5시30분에 기상했다. 어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식사를 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스위스 루체른 리기산을 향해 달렸다. 파리의 날씨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우중충했다. 곧 비라도 올 것 같은 습기를 잔뜩 머금은 날씨.

그러나 베른을 지나쳐서 스위스 국경을 넘어서 가자 갑자기 하늘이 맑아지며 햇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얼마 만에 보는 파란 하늘과 따사로운 햇빛이던가? 그와 함께 완만한 구릉과 푸른 목초지가 나타나자 우리는 일제히 환호성을 쳤다. 이게 말로만 듣던 그 스위스란 말인가? 스위스 하면 목동이 양떼를 몰고 파란 하늘을 벗삼아 푸른 목초지가 끝없이 펼쳐지는 곳, 그리고 만년설로 뒤 덮힌 알프스 산맥… 내가 상상하던 그 스위스가 맞긴 맞나 보다. 한껏 기대감이 몰려왔다.

차는 어느새 루체른 호수가 피츠나우역에 도착했다. 맑은 호수와 탁 트인 호수를 보자 가슴과 머리가 시원해져 옴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호숫가를 배경으로 멋진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윽고 ‘산들의 여왕’으로 불리는 리기산으로 산악열차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손님이 별로 없는 한산한 기차의 한 칸에 우리 일행은 서로 마주보며 앉았고, 기차가 산을 오르면서 보여주는 경치에 모두들 탄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것은 마치 운동회 때 청군과 백군을 보는 것처럼 왼편의 경치가 좋아서 와 소리를 지르면, 이번에는 오른편에서 탄성을 자아내는 그래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그런 형세를 이루었다. 그 경치는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온 그런 경치가 아니라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런 이국적인 풍광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니 사람들은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 쪽으로 집중했다. 기차가 정상으로 점점 올라갈 때 마다 루체른 호수가 작아지고 그 주변으로 알록달록한 집들이 점점 더 많게 보여지며, 어느새 파란 풀밭 위로 하얀 눈이 뒤 덮히며, 이윽고 저 멀리 보이는 알프스의 높은 산자락들 마다 하얀 밀가루를 뒤집어 선 듯 그것은 입으로 형용하기 힘든 한 폭의 그림이었다.

이윽고 기차가 정상에 서자 알프스의 장엄한 산봉우리들은 마치 우리를 마중 나온 듯 만연설을 뒤집어 선채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해발 1800M. 우리나라의 높은 산과 비교해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었으나, 리기산을 둘러싼 알프스의 고봉준령이 장관을 이루어 그것은 마치 산 바다를 보는 듯 했다. 금방이라도 휘파람을 불면 어디선가 목동이 양떼를 몰고 올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산 정상에는 통신탑 처럼 생긴 높은 철탑이 있어서 아들과 나는 거기까지 가보기로 했다. 바닥의 눈은 많은 사람들의 이동으로 딱딱하게 굳어서 미끄러운 곳도 있어서 난간줄을 잡고 올라갔다. 철탑 주위에 오르자 루체른 호수가와 집들의 풍경이 한 손에 잡힐 듯 정겨웠는데 불어오는 칼 바람은 더욱 더 매서웠다. 추워진 몸을 녹힐 겸 우리는 커피와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산 위에 있는 가게 답게 비쌌다. 하지만 산 정상에서 마시는 커피의 향은 더욱 더 진했다.

산 정상에서의 아쉬운 시간을 뒤로하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마음은 그리도 간사했던가? 조금 전 산에 오를 때만 하더라도 처음 보는 경치에 탄성을 연발하던 우리가 지금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했다. 리기산과 주변 경치가 바뀐 건 아무것도 없었으나 불과 몇 시간 만에 우리는 그 풍경에 익숙했던 것이었다. 마치 여기서 오래 살았던 사람처럼…

산을 내려와 점심을 먹기 위해 중국 식당으로 갔으나 우리는 모두 실망하기 시작했다. 중국 쌀밥에 코스요리처럼 몇 가지 요리가 나왔는데 먹는 둥 마는 둥 식사를 마쳤다. 허기가 유일한 반찬이었다. 일행들의 불만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무리 여행상품이 저렴하지만 이번 음식은 너무했다’. ‘ 어떻게 이게 사람이 먹을 음식인가?’ ‘ 애들에게 먹이기가 미안했다’. 등 등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패키지 여행상품의 가장 어려운 점이 가격 구성 부분이리라. 타 여행사와의 경쟁을 위해 저렴한 가격을 내 놓을 것이고 단체의 장점을 내세워 교통, 숙박 등 단체 할인도 적용될 것이다. 그리고 식사의 그레이드를 어느 선에서 결정 할 것인가도 전체 가격을 결정하는데 큰 몫을 차지하지만, 이 기회에 여행사에게 한마디 한다면 어차피 외국여행에 긴 시간과 큰 돈을 들여서 오는 것이니 식사의 질은 조금 더 높여서 고객의 만족도를 이끌어 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리고 식비로 인하여 가격 경쟁력이 문제 된다면 상품 설명에 식사의 우월함을 강조하던지 하면 되지 않겠나? 요즈음 여행객들은 상품을 고를 때 세부일정부터 상품후기까지 아주 꼼꼼히 집어 보기에 추가 가격보다는 질에 무게를 더 둘 수도 있다 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식당과 그리 멀지 않은 루체른 시내의 한쪽에는 아담한 규모의 “빈사의 사자상”이 있었다. 절벽 바위를 조각한 것으로 사자가 활을 맞고 쓰러져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서 인솔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프랑스 대혁명 때 마지막 프랑스 왕가를 지키던 수 많은 군인들이 성난 시민군들을 피해서 모두 도망을 갔는데 끝까지 남아서 싸우다 모두 전사한 그들을 기리기 위해서 후손들이 스위스 용병을 사자에 비유해서 조각했다는 것이었다. 그들도 죽기는 두려웠으리라. 그러나 그들이 도망치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도망치면 후손들이 다른 나라에서 용병으로 돈을 벌 수 없으리라는 이유 때문 이라고…’

스위스는 지금에 와서야 관광산업과 시계, 정밀기계, 제약 등의 고부가가치로 GDP가 높은 국가가 됐으나 과거에는 험준한 산과 인접한 열강들의 등살에 힘든 국가였다. 그러니 18세기에는 용병으로 국가의 재정을 담당했던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을 키우지 않으면 어느 순간 주변 국가의 침입으로 위태로울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다. 중립국가가 가능한 것도 나라는 작지만 국방의 강한 힘이 전제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빈사의 사자상과 그리 멀지 않은 “카펠교”로 갔다. 루체른 로이스강을 가로 지르는 이 다리는 유럽에서 최초로 지어진 목조다리로 근처에 위치한 성 페테 카펠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1333년에 루체른 방어를 위해 204M로 지어 졌었단다. 하지만 1993년 대 화재로 인해 많이 파손 되었으나 지금은 거의 복원 되었단다. 카펠교는 특이하게 지붕이 있는 다리였다. 그래서 천장에도 판화가 있었는데 루체른의 역사, 도시의 수호신이 그려져 있었다.

호수의 물은 아주 맑았고 백조가 한가로이 노니는 풍경에 주변의 카페에서는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서는 어디서 찍던 사진은 작품이 되었다. 저 멀리 산봉우리에는 리기산에서 보았던 만연설이 보이고 호수가에 보이는 집들과 건물들은 중세 유럽풍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잘 어울렸다. 루체른 호수가 주변에 시계를 비롯한 기념품 파는 곳이 있었는데 일행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스위스에서의 일정이 끝났다. 너무나 아쉬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으나 다음 행선지를 위해 출발했다. 버스는 계속 강을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갔고 산들은 계속 우리를 배웅 하듯이 이어졌다. 멀리 보이는 산은 흰 눈을 뒤집어 쓰고 있었고, 가까운 산은 목초가 파랗게 보였다. 한참을 달렸을까? 어느 터널을 지나자 눈 세상이 나타났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 왔는데 오히려 터널을 사이에 두고 남쪽만 며칠 전 눈이 내렸던 것이었다. 갑자기 일본 소설 “설국”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인솔자는 우리에게 이 휴게소는 유료 화장실임을 얘기해 주었다. 소변을 보는데 1유료를 지불했다. 아까웠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4시간여를 달려서 밀라노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주위는 깜깜해져 있었다. 그리고 비도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스위스의 맑은 하늘을 보고 왔는데 그 사이 날씨는 확 바뀌어 있었다. 차는 시내를 돌고 돌아서 주차했고, 우리는 우산을 든 채 인솔자를 따랐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야간 조명을 받아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한 성당을 바라보고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두오모 성당”. 밀라노의 랜드마크로 세계 최대의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대성당으로, 1386년에 세워져 유럽에서 바티칸 산 피에트로 대성당, 런던 세인트 롤 대성당 다음으로 큰 교회이다. 135개의 첨탑과 2,245점의 조각상으로 이것은 성당이라는 건축물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조각 작품처럼 여겨졌다. 외부는 하얀 대리석으로 야간 조명을 받아서 더욱 더 눈 부셨다. 빗방울은 계속 우산을 두드리고 있었는데 불빛에 비치는 빗방울도 두오모 성당 앞에서는 축복처럼 느껴졌다. 아쉬운 것은 성당 내부를 볼 수 없었는데 내부도 각종 조각물과 작품들도 화려하고 웅장할 것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성당 맞은편에는 세계 3대 오페라하우스인 “스칼라극장”이 있는데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베르니, 푸치니등 세계적인 오페라 작곡가들이 초연했다고 한다. 그래서 성악가라면 누구나 여기서 공연하는 것 자체가 명예와 영광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 한단다.

그리고 또 한 쪽에는 화려함의 극치인 “빅토리오 에마뉴엘2세 갤러리아”가 노란 대리석을 반짝이고 있었다. 유리로 된 돔형 유리 천장과 모자이크로 바닥이 장식된 쇼핑 아케이드 이다. 스칼라광장까지 통로의 길이가 200m로 연결되어 여기가 패션의 일번지인 밀라노를 대표하는 건물 답게 아케이드 안에는 프라다, 루이비통 등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즐비했다. 아내와 딸도 이 패션의 성지에 있는 것이 믿기 않은 듯이 신기해 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도 패션의 도시답게 세련되고 모두가 모델처럼 우아했다.

빗줄기는 늘어 나지도 줄지도 않고 겨울비 처럼 추적추적 내렸고, 우리는 걸음을 재촉하여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했다. 저녁은 피자와 돈까스 같은 튀김이 나왔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던 피자처럼 두툼하거나 토핑이 잔뜩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평범하게 도우너만 크게 구워져 나왔다. 별로 맛이 없었다. 싼게 비지떡이라~ 대형식당 답게 다른 테이블에도 손님들이 많았다. 종업원들은 바쁘게 움직였고 아들 재원이는 2유로를 추가로 지불하여 코카콜라 한 병을 주문했다. 맞은편에 앉은 아가씨 2명은 올해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하여 졸업 겸 취업을 축하하기 위해 이번 여행을 오게 되었다고 했다. 마치 여고생 처럼 해맑던 그들은 조그마한 웃음에도 까르르 웃으며 풋풋한 매력을 발산했다.

숙소는 한마디로 별로 였다. 유럽에 와서 느낀 거지만 숙소에 있는 엘리베이트들은 아주 좁고 엘리베이트 내부와 복도의 턱이 수평이 되지 않아서 가방을 끄는데 불편했고, 가동 되는 순간과 도착했을 때 심하게 흔들려 불안했다. 샤워 부스는 역시 좁았고 방은 썰렁했다. 하지만 피곤했고 내일 빨리 기상을 하기 위해서는 불만 기질 틈도 없이 씻고 자야 했다.

< 4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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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뭔가 일기같은 느낌도 들고 좋네요 근데 사진이 좀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ㅎㅎ 잘읽었습니닷!

감사 합니다. ms word로 만든 글에 실린 사진을 올리다 보니 작은것 같네요~^^

일기가아니라 무슨 소설같기도하고 구러네용 ㅋㅋ 乃

여행기니까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네요.
감사 합니다.^^

전 스위스랑 이탈리아 다녀왔는데
너무 아름다운 도시들이 많죠?💞
여행기 할 이야기가 많겠어요!
다음 포스팅도 기대할게요😆👍팔로우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네 정말 아릅답죠.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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