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기 - 2편

in #kr5 years ago (edited)

둘째날
7시가 되자 호텔 전화기에서 모닝콜이 울렸다. 아내부터 씻으러 가자 나는 그 틈에라도 더 자고 싶어서 이불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식당은 1층에 있었는데 꽤 넓었다. 일찍부터 우리 일행뿐만 아니라 다른 투숙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조식 뷔페는 일반 호텔에서 제공되는 간단한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빵, 토스트, 우유, 계란, 소시지 등이 있었고 샐러드와 후식으로 과일까지 있었다. 어제 연거푸 두 끼를 현지식에 물린 나는 빵과 샐러드가 평소보다 더욱 더 맛있었다.

8시30분에 우리는 어제 타고 온 관광버스에 다시 몸을 실었다. 아내자리에 다른 아주머니 두 분이 먼저 차지 하는 바람에 아내는 한 칸 뒤로 앉게 되었지만 대부분 어제 자리를 유지한 채 차는 다시 타이베이로 출발 했다. 이번 여행에서 좋은 점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3박4일간 호텔을 한군데 고정으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과거 다른 외국관광에서 매일 숙소가 바뀌어 아침부터 짐을 싸고 또 저녁에는 펼쳐야 하는 곤욕은 없었으니 다행한 일이었다. 차는 어제 달리던 코스 그대로 달렸고 가끔은 어제 본 길이 기억나곤 했다. 그렇게 타이베이로 가는 도중 우리 눈에 익숙지 않는 풍경이 들어왔다. 그것은 푸른 수목들 사이로 형형색색의 작은 납골당이었는데 대만의 장례풍습이 과거 우리가 산에 봉분을 만들어 묘를 만들 듯 여기는 각각의 크기나 모양과 색상이 다른 납골당으로 고인을 모셨다고 한다. 하지만 요즈음은 우리처럼 화장문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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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두시간 가량 달려 진과스에 도착했다. 진과스(金瓜石)는 중화민국 신베이시 루이팡구에 있는 옛 마을로 이곳에 있는 탄광에서 20세기 전반에 금 채굴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20세기 후반에 금이 차차 고갈되기 시작하자 점점 위축되어 폐광되었고, 최근에는 관광 명소로 명맥을 잇고 있다고 했다. 진과스는 산 위에 있었기에 마치 한계령을 오르듯 차는 계속 굽은 길을 돌고 돌았고, 차선은 2차선이었으나 위로 더 오를수록 좁은 길이 되어 가끔은 교행이 되었을 때 기다려주곤 했다. 또 우리가 가는 날은 금요일리라 덜 밀리지만 주말이 되면 관광객이 몰려 들어 관광버스가 갈 수가 없어서 밑에 두고 내려서 걸어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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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산 위로 오를수록 멀리 보이는 아랫마을과 바다풍경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산언저리는 구름이 감싸고 있어서 높고 깊은 골짜기임을 알 수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여기서 가장 큰 구경은 꼭대기 전시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순금200kg을 손으로 만지는 것이라고 했다. 도대체 어떤 금이길래? 궁금증이 발동했다. 조금 걸어가자 습기를 먹은 풀 내음이 진동했고, 한 노인이 우리가 한국사람인 것을 알고는 피리로 아리랑을 불어주었다. 일종의 버스커버스커였다. 그러나 아무도 돈을 넣어 주는 사람은 없었다. 가는 도중에 과거 일본식민지 때 지어진 탄광소장의 적산가옥이 보였고, 일본식 정원을 한 건물들이 보였다. 그리고 금을 나르던 레일과 침목이 보여 당시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문제의 금괘를 만지기 위해 우리는 줄을 서서 전시관으로 올라갔다. 안내원인 듯한 동네 아주머니가 손등에 전시관 입장 도장을 찍어 주었다. 이것만 보이면 모든 시설을 구경할 수 있다고 했다. 금괘는 유리관속에 있었고 양쪽으로 구멍이 뚫려 있어 두 사람이 동시에 만질 수가 있었고 우리는 마치 금괘가 우리 것이라도 되는 양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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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과스는 금광뿐만 아니라 풍광도 한몫 했다. 깊은 산세가 말해주듯 구름을 품고 있는 산은 마치 큰 비밀을 가지고 있는 듯 묘한 매력이 있었고, 계곡을 따라 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그때 계곡위로 난 다리 위에 우리 일행들이 보였는데 여자만 9명인 단체 손님으로 플랜카드를 펼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알고 보니 서울 모 구청소속의 복지사들로써 우수사원 표창으로 이번 여행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2명의 아가씨만 빼고 나이가 지긋한 50~60대 아주머니들인데 여행이 설레고 즐거운지 마치 수학여행 온 여학생들 처럼 신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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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아까 봤던 탄광 소장집인 적산가옥으로 갔다. 아주 아담한 게 보였는데 방들은 크지 않게 사각형으로 벽이 여닫이문으로 구성이 되었고, 바닥에는 돗자리가 깔려져 시원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치 미로처럼 이어진 방들은 부엌과 변기가 있는 화장실, 목욕탕으로 소박하지만 깔끔하게 정렬 되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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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차에 오르자 조금 전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갔고 조금 내려가자 좁은 골목이 펼쳐지는 그 유명한 “지우펀”에 도착했다. 지우펀 골목 입구에 가는 도중 가이드는 아주 맛있는 버블티 파는 가게를 소개했고, 아내와 나는 한잔(50ntd=2,000원)을 나눠 마셨는데 역시 맛있고 시원했다. 지우펀은 1920~1930년대 금광 채굴로 번성을 누리던 도시였으나, 광산이 폐광된 이후 한적한 시골 마을로 쇠락했다. 하지만 1989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양조위 주연의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 촬영지로 다시금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SBS에서 2008년에 방영한 “온에어”라는 드라마에 지우펀이 소개 되었다. 현재는 관광 산업으로 활기를 되찾아 타이베이 근교 여행지로 인기를 누리고 있단다.

지우펀에서 가장 번화한 곳은 ‘지산제(基山街)’라는 골목길이다. 산 중턱을 동서로 연결하는 이 길에서 지우펀 여행이 시작된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오면 왼쪽 편의점 옆에 지산제 입구가 있고, 지산제에는 아기자기한 기념품이 가득한 가게와 음식점, 카페 등이 줄줄이 늘어서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곳의 명물은 샤오츠, 땅콩 아이스크림, 꼬치구이 등이 있으며 가격도 저렴해 이것저것 다 맛보아도 부담이 없단다.

가이드의 안내로 여기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땅콩 아이스크림을 가장 맜있게 만드는 가게를 추천했는데, 오기 전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지우펀에 오면 꼭 맞보아야 하는 음식으로 추천되어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아주 작았다. 1개를 (40ntd=1,600원) 반으로 나누어 먹었는데 한입에 쏙 들어갔다. 맛은 고소하면서도 약간은 새콤하고 아이스크림 이어서 시원하며 쫄깃했다. 우리는 계속 구불구불 이어진 비탈길을 따라 늘어선 예스러운 건물들을 보며 올라갔고, 골목마다 묻어나는 시골장 같은 낭만적인 정취, 홍등이 빛나는 이국적인 풍경은 타이완 사람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마치 오랜 옛날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 이색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웅장하거나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미로처럼 엮인 골목과 계단을 느긋한 걸음으로 걸으며, 이윽고 더 이상 갈 수 없는 낭떠러지가 나왔는데 아래로 펼쳐지는 풍광의 규모가 아주 커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탁 트인 시야와 함께 멀리 보이는 바다와 굽이굽이 산 언저리를 돌아가는 도로와 산이 만들어내는 경치는 대단했다. 그리고 가이드의 뒤를 따라 좁은 골목길을 계속 내려 갔는데, 양쪽으로 작은 가게가 있고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길로 사람들은 온 종일 붐빈단다.

‘수치루(竪崎路)’ 또한 지우펀의 매력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지산제를 따라 걷다가 사거리 오른쪽으로 나오는 급경사의 계단 길이 바로 수치루다. 수치루는 영화 <비정성시>의 배경이 된 거리로 지우펀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좁고 가파른 돌계단을 따라 분위기 좋은 전통 찻집들이 줄지어 있고, 전망 좋은 찻집에 앉아 향긋한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낭만적이다. 술과 우롱차, 꿀을 섞어 만드는 ‘구이화차주’로 유명한 아메이차주관도 수치루에 있다.

해가 질 무렵에는 수치루의 건물마다 주렁주렁 내걸린 홍등에 불이 켜지면 더욱 운치가 있다. 빛나는 홍등은 지우펀을 상징하는 풍경이자 타이완을 대표하는 한 컷이다. 저녁마다 홍등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좁은 계단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고 했다. 밤이 아닌 낮에 왔으므로 우린 홍등의 운치를 느낄 수 없어 다소 아쉬웠지만 대신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멋진 풍광을 보았기에 위안으로 삼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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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우리는 골목길을 다 내려와 조금 이동을 했는데 이름은 알 수 없는 느티나무처럼 생긴 큰 나무가 있었고 그 주위에 벤치가 있었다. 햇빛을 피해 나무 그늘로 내려가자 아주 시원했다. 우리가 식사할 식당이 붐벼서 조금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 우리는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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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제일 고령으로 보이는 부부가 있었는데 60대후반에서 70대로 보였고, 경남 밀양출신으로 몇해 전까지 상도동에서 부동산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부동산이란 직업이 물건이 안 좋아도 좋게 포장을 해서 고객을 현혹해야 되서 일하는 동안 쉽지 만은 않았다고 한다. 슬하에 딸이 두 명인데 하나는 출가를 했고 한 명은 미혼이라고 했다. 가끔은 투닥 거리기도 했으나, 우리부부에게는 그게 다 금슬 좋은 부부의 사는 방식인 것 같았고, 저 나이에도 건강하게 해외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게 부러웠고 우리도 그렇게 하자고 아내와 얘기했다. 그리고 어제와 비슷한 현지식에 나는 서서히 물려갔으나, 억지로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만 채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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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스펀으로 가이드북에는 천등 날리기와 흔들 다리가 유명하다고 했다. 가는 도중 날씨는 흐려지기 시작했는데,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이 지역은 1년중에 대부분이 비가 오는 흐린 날씨여서 본인은 돈 주고 살아 라고 해도 못산다고 했다. 스펀은 신베이시 핑시구에 위치한 시골역으로, 대만 외곽의 주 여행 스팟인 “예 - 스 - 진 - 지”의 스이다. 또한, 핑시선이 지나가는 역으로, 핑시선 투어를 할 때에 사람들이 들르는 장소로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이 곳은 그저 시골 마을이지만, 철도를 중심으로 양쪽에 건물들이 늘어져 있어 철도가 마을 중심을 가로지르는 특이한 지형을 가지고 있는데, 이 철도는 1시간에 한 대 지나가는 핑시선 이외에는 기차가 다니지 않아 관광지로 사용된다. 몇 년전 TV에서 “꽃보다 할배/대만 편” 마지막 화에서 신구와 이서진이 천등을 날린 장소로 우리에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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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도착했을 때 비가 내려 처음으로 우산을 펼치고 철로가 보이는 곳으로 갔다. 먼저 온 관광객들로 좁은 철길과 상점들이 몹시 붐볐다. 4명이 1조가 되어 천등의 사각 면 1면에 소원을 적었다. 가게 점원은 천등의 한지를 고정시켜 놓고 먹이 잔뜩 뭍은 붓을 주었다. 나는 거기에 우리가족의 건강을 빌었고, 아내는 부자 되게 해달라는 것과 올해 재원이가 대학에 합격하기를 기원했다. 그리고 우리또래의 부부도 각자의 소원을 적었고 날리기 위해서 철길로 가지고 나오자 신기하게도 비가 멈췄다. 이후 가게 점원인 총각의 지시에 따라 갖가지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고 이윽고 천등에 불을 붙이고 4명이 카운트다운하자 천등은 하늘 높이 날아 올랐다. 함성이 절로 났다. 앞에도 뒤에도 관광객들은 저마다의 소원을 빌며 천등이 날아 오르는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마침 1시간에 1대 지나가는 열차가 왔고 우리는 열차를 향해서도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조금 걸어서 하천을 가로지르는 흔들 다리에 왔는데 중간쯤 오니 다리가 약간씩 흔들거렸고 저 멀리 철도 변에서 날리는 천등이 아주 작게 피어 오르는 점들처럼 아름다웠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참으로 신기한 게 여기는 크게 관광지라고 내세울만한 명소는 없었다. 시골에 한적하게 열차가 다니고, 하천에 다리가 하나 있는 아주 평범한 곳인데, 천등을 날리게 함으로써 아주 각광 받는 곳으로 탄생되었으니 우리도 그 점에 대해서 연구하고 시각을 다른 면에서 보는 눈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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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우리는 차에 올라 오늘의 마지막 여행지인 예류지질공원으로 갔다. 비는 더 이상 오지 않았고 바닷가 쪽으로 가자 넓은 주차장이 나타났다.

예류공원에 입장하기 전 우리는 표를 끊고 먼저 홍보관으로 안내 받아 한국어로 된 홍보영상을 보게 되었다. 타이베이 북부 해안에 위치한 예류는 해수욕장과 온천,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관광 도시인데, 특히 희귀한 모양의 바위들이 해안에 모여 있는 예류지질공원은 예류 관광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이곳의 바위들은 세계 지질학계에서 중요한 해양 생태계 자원으로 평가 받는 한편, 푸른 바다와 침식된 산호 조각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자연이 그려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 준단다.
작은 곶에 조성된 예류지질공원은 침식과 풍화 작용을 거쳐 자연적으로 형성된 기암을 보러 많은 관광객이 찾는데, 입구를 통과하면 바위들이 늘어선 바닷가가 나오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기이한 바위들을 바라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4차원의 세계에 와 있는 듯 초현실적인 느낌이 드는데, 아래가 움푹 파인 버섯 모양 바위가 가장 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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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류지질공원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는데 공원에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선상암 군락으로 바위 하나하나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버섯이 큰 머리로 하늘을 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선상암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고대 이집트의 왕비 네페르티티의 두상을 닮아 이름 붙여진 '여왕 바위'다. 바위를 자세히 보면 높게 틀어 올린 머리와 가녀린 목선, 코와 입 자리가 선명하게 느껴져 자연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다. 바위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려는 관광객들로 늘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가끔은 싸움도 나고 해서 공원 한쪽에 모조품을 만들어서 붐빌 때는 거기서도 찍는다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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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 바위'는 예류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해식 경관이다. 해식 과정을 통해 남겨진 촛대 위의 촛불 모양 암석층이 인상적이다. 그 밖에도 크고 작은 구멍이 가득한 '벌집 바위', 네모 반듯한 논두렁 모양으로 놓인 '바둑판 바위', 울퉁불퉁한 모습을 한 '생강 바위'등 특이한 모양으로 인해 고유한 이름이 붙여진 바위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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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우리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잘 정리된 공원길을 따라 바닷가로 갔는데, 두 둥 저 멀리서 방금 본 버섯 돌이 보이기 시작했다. 너무도 신기하여 탄성을 지르며 근처까지 한달음에 갔는데 바위를 만져 보려 하자 공원 지킴이로 보이는 사람이 제지를 하였다. 정말 신기했다. 바람과 파도의 도무지 측정할 수 없는 인고의 시간을 통해서 탄생된 각각의 바위들은 마치 외계인이 밤새 뚝딱하며 조각품을 만들어 바닷가에 전시한 듯한 미스터리고 불가사의하게 보이기 까지 했다. 이번 여행에서 단연 대만을 대표하는 여행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바닷가 끝머리에는 난간대가 없었고 바닥에 빨간 선을 그어 놓아 더 이상은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아내와 나는 각각의 바위에 근접해서 연신 촬영하기에 바빴고, 이윽고 여왕머리 바위에 도달했다. 오늘은 다행이 평일이라 그런지 손님이 많지 않아서 줄도 서지 않고 가까이에서 사진 촬영할 수 있었다. 어쩌면 바위가 이렇게 사람처럼 생길 수가 있을까? 올림머리를 멋스럽게 하고 목이 긴 여왕이 금방이라도 땅에서 불쑥 쏟아 오를 것만 같았다. 지금 우리가 살 수 있는 시간들이 100년이라고 해 봤자 이 바닷가에 펼쳐진 조각품들에 비하면 한낱 티끌처럼 찰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그저 감탄만이 나올 뿐이다.

가이드는 저녁 식사 전에 피로를 풀 수 있는 안마 받기를 권했고, 원래는 옵션으로 발 맛사지 였으나, 20달러 추가해서 전신 맛사지 받기를 계속 권했다. 원래 우리부부는 안마를 받지 않으려고 했으나 가이드의 간곡한 권유에 혹해서 받기로 했다. 하지만 실망이었다. 대만시내의 유흥가 골목에서 교포가 운영하는 듯 했는데 안마하는 대만 아주머니의 손놀림에 나는 연신 아프다고 얘기했고 시원하지 못했다. 반면에 아내는 코까지 골면서 시원하게 안마를 받았다.

근처에서 현지식으로 저녁을 먹은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 갔고 이제는 숙소 가는 길이 약간은 익숙했다. 멀리 타이베이에서 가장 유명한 궁전처럼 웅장하게 지어진 그랜드 호텔을 지나 50분간을 달려가자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하고 아내와 나는 근처 편의점에 가서 대만 맥주와 과자를 구입하여 숙소에 도착했다. 하루가 지나서 그런지 어제보다는 조금은 여유롭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는 맥주를 마시면서 여행을 자축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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