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창업기 : 22편 - 무제 4

in #kr6 years ago

목차
1편- 무모한 결정 그리고 실행
2편 - 조언과 격려 사이
3편 - 일단 실행하고 보자
4편 -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겠다.
5편 - 우리배가 잘 나아가고 있는지
6편 - 첫번째 실험
7편 - 성장
8편 - 어떻게하면 잘 알릴 수 있을까?
9편 - 다시 원점으로
10편 - 무식하면 용감하다
11편 - 무제
12편 - 소탐
13편 - 대화
14편 -무제2
15편 -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16편 - 소확행
17편 - 새해 그리고 새로운 발견
18편 - 무제3
19편 - 간만에 큰 성취감
20편 -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차를 탄 느낌
21편 - 마부작침

긍정적인 태도!!!!! 아자!

2019년 2월 6일

설이 끝났다.
명절 날에 부모님 식당일을 돕느라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언젠가 가족끼리 꼭 여행을 가고 싶다. 특히나 엄마가 가고싶어하는 여행지로 말이다.
더 늦기전에 빨리 모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의 늙어가는 모습이 더욱 조바심 들게 만든다.
나는 정말 잘 하고 있는 걸까.

내심 계속해서 취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 더 이상 경제적으로 부모님께 손 벌리기는 싫어서 말이다.
부모님이 열심히 버신 돈. 이제 부모님이 온전히 자신께 쓰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부모님도 그리고 우리 형과 나에게도 언젠가는 죽음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죽기 전에 다 같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그런 시간을 가지고 싶다. ㅠㅠ 슬프군

확신을 가지자.

2019년 2월 7일

설 이후로 불안감이 심하게 도지기 시작했다.
파트너에게 점심을 먹으며 불안을 이야기했다.
파트너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시금 힘이 생기곤 한다.
하지만 혼자 있으면 계속해서 불안해진다.

2019년 2월 8일

캐릭터 기획에 들어갔다.

캐릭터를 만드는 것 역시 처음 해보는 일이고,
누군가에게 외주를 주는 것도 처음이다.

우리는 토스 공동계좌를 개설해서 각자 돈을 입금했다.
앞으로 마케팅비나 서버비 등을 이런식으로 관리하고자 한다.

크몽에 가서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우리에게 맞을 것 같은 작가분을 찾으려고 했다.
생각보다 비쌌다. 합당한 가격이겠지만 우리에게는 돈이 많지가 않았다.

끝내 한 작가분께 연락을 취했다.

우리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강아지(의인화 된, 귀여운, 편안한, *심플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공감해주는(얘기를 잘 들어주는 O, 너무 정적인 느낌은 X)
2~2.5등신
충분한 팔 다리 비율(의인화 된 / 일반적인 강아지처럼 팔, 다리가 너무 짧지 않은)
테두리가 명확한
형태적으로 단순한 형태의 도형은 X (동그란 원 등등 X)
심플한
검은색 외에 3가지 이내의 색
옷 X
너무 원색에 가까운 색 X
명암&그라데이션 X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감이 안잡히긴 했지만 일단은 맡겨 보기로 했다.

2019년 2월 13일

우리는 2월달 중으로 유료 광고를 태워보기로 했었다.
정말 제대로 홍보를 해보고 싶었다. 적어도 우리가 넘겨짚었던 그 가치가 사용자들에게 먹히긴 하는 건지 궁금했다.
광고용으로 쓸 컨텐츠를 기획하기로 했다.

2019년 2월 14일

광고제작을 하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음악에 맞춰서 나오게 하는 영상을 만들고 있다.

맨 처음에는 카드 뉴스 형태로 진행을 하려고 했지만, 진부하고 많은 전달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무래도 영상 컨텐츠가 소비가 잘 되니 영상으로 가보는게 어떨까 의논했다.

우리는 영상 컨텐츠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도를 해보고 싶었고, 단순히 텍스트도 동영상으로
효과를 주면 볼만한 컨텐츠가 된 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거기다 음악까지 들어가면 금상첨화였다.

먼저 광고로 보여주고자 하는 흐름과 텍스트들을 기획했다.
이제 이 것들을 영상으로 편집을 해야 하는데, 우리에겐 영상 편집 기술이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파트너는 파워포인트로 화면 녹화를 하면서 텍스트들이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주는 것으로 작업을 했다.
나는 음악을 맡았는데, 파트너가 준 영상에 음악을 입히려고 했다.

근데 음악 역시 창조의 영역이다보니 그 흐름과 비트를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영상과의 싱크가 맞지 않았다.

이번 광고 기획을 하면서 파트너와 나는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음을 많이 겪었다. 생각하는게 둘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회의를 하는 도중에도 둘이 다른 것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종종 발견되었다.
광고의 영역이라 그런 걸까?
음악에 대한 생각도 그러했다. 나의 박자감과 파트너의 박자감이 다르다보니 의견대립이 생기기도 했다.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지만 파트너도 파트너가 맞다고 생각하니 대립이 생길 수 밖에

우리의 장점은 결국 빠른 실행과 빠른 인정에 있다.
우리 둘 다 서로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100%확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모성 짙은 논쟁은 제쳐두고 일단 해보고
그게 맞는거 같으면 하고 아닌 거 같으면 바꾸는 점말이다. 지식의 저주가 없다.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본디 인간이라는 동물이 보고, 듣고, 만져보지 않으면 믿음을 갖지 못하니까
결국 보고, 듣고, 만져보도로 하는게 가장 확실한 설득 아닌가 싶다. 추측이 곧 현실이 되지는 않잖아.

다시 돌아와서, 우리는 120BPM, 4분의 4박자를 기점으로 마디별 시간을 책정하고 (1마디당 2초)
40~ 45 마디 분량의 음악을 먼저 짜기로 했다.
그리고 마디 단위로 영상에 시간을 분배했다. 예를 들어 이 영상파트에는 3마디(6초)를 할애하는 식으로 말이다.
1마디를 16등분해서 비트를 분배하도록 음악을 짰기 때문에 (타악기 소리로만 이루어져있는 음악이다.)
0.125초 마다 영상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음악과 싱크가 맞겠지라는 추측을 했을 뿐이다.

실제 간단한 파트로 만들어서 확인해보니 잘 맞는 것처럼 보였다.

캐릭터도 연락이 왔었다.
어제 받아본 처음 시안은 굉장히 마음에 안들었다. 우리 둘다 시안을 받아보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뭔가 별로 인것 같았다. 좀 더 귀여운 이미지를 기대했는데, 못 생겨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다시 캐릭터를 보니 그 못생김이 은근 매력이 있었다. 하루만에 다시 보는데도
친근하고 매력이 있었다.
너무 성견 느낌이 나서 이목구비를 좀 더 좁고 낮게 강아지 처럼 해달라는 수정요구를 보냈다.

불안은 쉬이 가시질 않지만 어떻게든 일은 진행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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