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국내 안 들어오나 못 들어오나?

in #kr7 years ago (edited)

삼성의 간편 결재 서비스인 '삼성 페이'를 써 보신 분들은 그 편리함을 잘 아실 겁니다.
외출 시에 지갑 없이도 신용카드 가맹점이라면 거의 모든 곳에서 손에 들고 있는 갤럭시 폰으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삼성 페이는 그동안 삼성이 진행해 온 외부 기업 인수 합병 사례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5년 2월 마그네틱 디바이스 기반 간편 결제 기업인 루프 페이를 인수한 뒤 회사 이름을 삼성 페이로 바꿔 자사의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에 결재 기능을 기본 탑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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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무선통신 기반으로 스마트폰의 간편 결재를 준비 중이거나 상용화 한 경쟁사들에 비해 뒤늦게 참여한 삼성으로서는 루프 페이 인수로 단박에 해당 시장 참여는 물론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루프 페이가 보유한 기술의 핵심은 별도의 단말기 없이 기존 카드 단말기를 통해 휴대폰의 간편 결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인데, 이 점이 삼성 페이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한 신의 한수라는 평가입니다. 애플 페이는 결재를 위해 NFC 기반 기술을 이용하는데, 결국 별도의 NFC 결제 단말기가 추가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존 카드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었기에 한국과 미국은 물론, 중국, 싱가포르, 호주, 브라질, 스페인, 영국, 캐나다 등에도 빠른 확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은 삼성 페이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루프 페이 인수 외에도 결제 시장의 선도 기업인 페이팔(Paypal) 출신 고위 임원 2명을 초기에 영입하여 해당 사업에 투입하는 기민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진입장벽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의 수수료 0 전략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삼성 페이 출시를 위한 주요 카드사와 협상에서 무 수수료 정책을 선언한 것입니다.
반대로 해외에서 삼성 페이보다 조금 빠르게 모바일 간편 결재 서비스를 시작하고도 0.15%의 수수료를 요구했던 애플은 결국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시장에서 자사의 애플 페이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국내의 모바일 간편 결재 시장은 삼성이 굳건한 장벽을 쌓으며 수성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 페이가 2017년까지 올린 누적 결제액은 무려 13조 원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점유율로 보면 약 과반에 해당하는 절대적인 1위로 이용자 수도 2018년 초 현재 약 700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삼성 페이 서비스 자체의 수수료를 0%로 운영하고는 있지만, 기존 고객이 갤럭시 시리즈에 락이 되는 효과로 인해 간접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에 애플 페이의 진입 가능성은 얼마나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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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수수료 부분은 애플의 한국 시장 진입을 위한 전향적인 정책 적용만이 해법인 상황입니다. 애플은 중국 시장 진입을 위해서 자사의 수수료를 통상 0.15% 대비 1/5수준인 0.03%로 이미 낮춰서 적용한 전례가 있습니다.
또 가맹점에게 부담이 되는 전용 NFC 단말기 도입에 대해서도 국내 카드사들과 비용 부담을 위한 별도의 협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삼성 페이 외에도 애플이 국내 진입을 위해 경쟁해야 하는 상대는 또 있습니다.
바로 바코드/QR코드로 인증을 하는 유형의 모바일 간편 결재 서비스들로 알리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삼성 페이나 애플 페이가 통신 단말기에 탑재된 결재 서비스라면, 바코드/QR 인증은 스캐너만 있다면 폰의 종류에 상관없이 가입 고객들을 대상으로 결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미 중국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알리페이 가맹점이 빠르게 확산된 전례가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도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결재 서비스를 올해 5월부터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알리페이를 운영 중인 알리바바 계열의 글로벌 핀테크 업체 앤트 파이낸셜은 카카오페이와도 제휴를 통해 이 분야의 국내 서비스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국내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고정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신 기종으로 상대적인 판매 부진을 기록한 모델인 iPhone X도 국내 발매 후 약 한 달 동안 25만 대나 팔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애플 아이폰 유저들은 해외에서 제공 중인 애플의 서비스를 온전하게 이용하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중에서도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는 애플 페이의 경우, 향후에도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계획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최근에 문제가 되어 국내 사용자들의 집단 소송까지 제기되었던 구형 아이폰의 성능 저하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애플 이용자들은 부동층으로 지속적인 충성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 유저층의 반응에 화답하는 애플의 구체적인 정책 변화가 없이는, 애플 페이를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 1호점을 오픈하는 등, 판매 비중에 비해 소흘했던 국내 시장에 대해 매우 늦었지만 애플의 투자가 조금씩 확대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하루빨리 국내 유저들이 애플 아이폰 구매에 따른 정당하고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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