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펠레의 경기 분석] 리버풀 vs 맨시티 - 맨시티 잡기 위해 다시 나타난 클롭의 존 프레싱

in #kr7 years ago (edited)



17-18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리버풀이 최근 기세 좋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이번 시즌 또다시 1패를 안겨주었다. 지난 리그에서는 리버풀이 빠른 전방 압박으로 맨시티를 잡아냈다면 이번에는 리버풀 팀이 잘할 수 있는 것 말고 클롭이 존 프레싱을 이용하면서 펩을 상대로 맞춤형 전술 카드를 꺼내게 되다. 반대로 펩은 르로이 사네를 이용하면서 도박성 전술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리버풀의 전술 때문에 전반전에는 맨시티가 준비해온 것이 물거품이 돼버렸다.



1. 이탈자 많던 리버풀



리버풀은 경기 시작 전부터 굉장히 흔들렸다. 조엘 마팁의 부상과 엠레 찬의 부상 등 핵심 선수들이 이탈하면서 8강 1차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엘 마팁의 공백을 로브렌이 엠레 찬의 공백을 밀너가 메꾸면서 공백을 최소화 시켰고 이번 경기에서 중원의 움직임과 아놀드가 핵심적인 선수들이었다. 한편, 공격의 핵심인 리버풀의 쓰리톱은 경기 시작 전 부상당하지 않았고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여전히 짜임새 있었고 전방 압박이 아니더라도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리버풀이 확실한 마무리가 이루어지면서 3점 차로 만들어진 또 다른 요인이기도 했다.

 

한편, 맨시티는 르로이 사네에게 핵심적인 역할을 부여하면서 ‘도박성 전술’로 리버풀을 상대하였다. 펩 과르디올라는 클롭이 지난 리그 때처럼 빠른 전방 압박으로 묶어놓을 것을 염두에 두고 빠르게 리버풀이 전방 압박으로 맨시티 진영으로 들어온다면 빠른 발을 소유한 사네를 통해 리버풀의 진영을 공략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런 과르디올라의 구상은 클롭의 예상치 못한 전술로 먹혀들어가지 못했고 전반전에 무기력해야만 했다.


2. 리버풀의 핵심 전술 ‘존 프레싱’



리버풀은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하프라인 부근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는 맨시티의 공격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맨시티는 귄도간과 데 브라이너와 페르난지뉴 다비드 실바 등 중앙에서 머무를 4명의 선수를 배치시키면서 중원에서 수적 우위 현상과 더불어 르로이 사네에게 볼을 공급해주는 역할이었다. 제주스 또한 펄스 나인 롤로 하프라인 부근에 내려올 수 있는 공격수이지만 리버풀이 수비 라인과 미드 라인을 최대한 간격을 좁히고 살라, 피르미누가 각각 데 브라이너와 페르난지뉴를 전담 마크하고 앞서서는 귄도간이 리버풀 중원의 좁은 틈에 막히니 맨시티는 쉽게 공략하기 어려웠다.

 

다른 관점에서 보자. 리버풀의 클롭은 전방에 쓰리톱을 세우면서 빠른 전방 압박으로 상대에게 압박해 실수를 유발해서 빠르면서 짧은 공격 패턴을 통해 골을 넣는 방식으로 전술을 사용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이번 전술에서는 펩의 맨시티를 존 프레싱으로 르로이 사네를 같이 묶어내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클롭이 선수들에게 본인들이 맡아야 할 공간을 짚어주면서 사네에게는 아놀드가 전담 마크하면서 사네에게 빈 공간으로 질주할 패스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아놀드가 사네를 봉쇄했다.

 

그럼 왜 클롭은 ‘존 프레싱’ 전술을 준비했을까? 클롭이 ‘존 프레싱’을 택한 것은 두 가지의 이유로 간추려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르로이 사네의 봉쇄가 이유이다. 르로이 사네는 굉장히 빠른 발을 가지고 있고 사네가 위치하고 있는 방향 쪽에는 항상 다비드 실바가 있기에 리버풀에게는 위협적인 인물이 르로이 사네로 뽑힐 수밖에 없다. 존 프레싱을 통해 각자의 구역에서 철저한 압박과 움직임이 이루어진다면 사네를 묶을 수 있기 때문에 존 프레싱을 이용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전방 압박에 대한 리스크 때문이다. 전방 압박은 체력이 100%에 가까운 체력이 남겨져 있어야지 상대에게 더 빠르고 압박감을 주면서 실수를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을 소비하면서 전방 압박을 성공했으나 골을 넣지 못하거나 상대를 실수로 유발하지 못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 특히 맨시티는 PASS & RUN 을 굉장히 잘하는 팀이기에 전방 압박에 대한 대처가 잘 되어있는 팀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맨시티는 데 브라이너와 페르난지뉴로 이루어지는 더블 볼란치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또한 리버풀의 빠른 전방 압박에 대한 대처법이라고 볼 수 있다.

 

리버풀의 쓰리톱이 백포라인으로 이루어지면서 워커가 오버래핑 하고 오타멘디 ? 콤파니 ? 라포르테로 이루어진 백쓰리에 데 브라이너와 페르난지뉴가 앞서있는 라인에 머무른다면 후방에서부터 벌써 5명이 존재하면서 리버풀의 전방 압박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데 브라이너와 페르난지뉴의 더블 볼란치는 펩 과르디올라의 나름 클롭 전술을 파헤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번 리그에서 리버풀이 맨시티를 상대로 안필드에서 승리했을 당시를 생각해보면서 클롭이 전방 압박이 아닌 존 프레싱을 택한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당시 맨시티는 지금처럼 절정의 폼으로 마치 무패 우승할 듯이 리그를 지배하고 있었지만 리버풀의 빠른 전방 압박에 여러 차례 실수가 발생하면서 4 대 3이라는 스코어로 이때도 안필드에서 패배를 겪었다. 4 대 3으로 리버풀이 이겼을 당시 클롭은 안필드라는 홈 이점으로 빠른 전방 압박을 택해 4득점 하였지만 반대로 후반 막판까지 3실점을 하면서 여러 차례 애가 탔을 것이다. 

 

만약 클롭이 이번 1차전에도 전방 압박으로 리그 때와 똑같은 선택을 했더라면 경기 결과는 뒤바뀔 수도 있었거나 이기면서 많은 실점으로 불안한 2차전을 치러야 했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클롭은 더 안정적인 존 프레싱을 택한 것이다.



3. 과르디올라의 전술을 뭉게버린 챔벌레인



리버풀 승리 요인에는 여러 가지 포인트가 많이 담겨 있다. 그중 특히 핵심적인 키포인트는 다비드 실바의 봉쇄다. 리버풀이 존 프레싱 전술을 이용하면서 챔벌레인은 오른쪽 측면에 주로 위치하면서 아놀드보다는 더 앞 쪽에서 위치하게 됐는데 이는 다비드 실바와의 포지션 충돌을 곧 의미한다.

 

다비드 실바는 여러모로 맨시티 전술의 핵심적인 선수다. 2선에서 리버풀을 위협할만한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더 다비드 실바의 임무가 중요했던 임무는 르로이 사네에게 볼을 전달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술에서는 실바 또한 중요성이 사네만큼 비례했다. 그러나 실바는 사네에게 볼을 전달도 못해줄뿐더러 실바 또한 챔벌레인에게 계속 막히면서 중앙에서는 좀처럼 풀어나가지를 못했다. 이런 현상은 후반전에 들어가면서 하프타임 때 과르디올라의 전술 변경으로 나아졌지만 전반전에는 철저하게 막혔다.

 

전반전에는 사네가 먼저 볼을 잡고 실바가 리버풀의 풀백과 중앙 수비 사이로 침투해 연결하는 패턴이었는데 이는 사네가 지속적으로 고립되고 연결이 안 되기 때문에 아놀드의 출중한 수비력에 막히고 말았고 그나마 실바가 볼을 잡고 움직여야지 사네가 살 수 있는 돌파구가 생긴 것이다. 후반전에는 이 패턴이 리버풀의 수비 라인과 3선이 조금씩 멀어지다 보니 실바가 중앙 수비와 3선 라인 틈을 공략하면서 사네로 이루어지는 공격 패턴이 원활해진 것이고, 사네가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결론

리버풀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나오는 존 프레싱이 이번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도 빛을 바랐고, 클롭의 분석이 빛이 났던 경기였다. 맨시티는 나름 도박성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리버풀에게 철저히 봉쇄당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노렸지만 리버풀의 훌륭한 수비 덕분에 봉쇄되었다. 이제 1차전은 3 대 0으로 리버풀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2차전에도 여전히 선발 명단에 11명을 채우는데 힘든 리버풀의 상황을 본다면 맨시티가 어떻게 나올지도 굉장히 흥미로운 8강 2차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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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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