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김펠레의 경기 분석] 로마 vs 바르셀로나 - 전방에 대한 움직임이 부족했던 바르셀로나

in #kr7 years ago (edited)

믿을 수 없는 8강 2차전이 일어났다.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 1차전 때 3점 차 스코어를 뒤집은 팀은 바르셀로나밖에 없었는데 이번 시즌에 AS 로마가 1차전 누 캄프에서 4 대 1 로 패했지만 2차전에서는 3 대 0이라는 스코어로 완승을 거두면서 3점 차 스코어를 뒤집은 두 번째 팀이 되었다.


● 과감하게 백쓰리를 선택한 AS 로마



로마가 이번 시즌 주로 1-4-3-3 포메이션의 비중이 굉장히 컸다. 지난 바르셀로나와의 1차전과 리그에서 피오렌티나를 상대로도 1-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는데 이번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는 1-3-5-2 포메이션을 선보이면서 로마의 프란체스코 감독이 철저한 분석을 통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색다른 전술을 보였다. 파지오, 마놀라스, 제주스를 통한 백쓰리와 플로렌치와 콜라로프가 양쪽 측면에서 윙백 역할을 맡았고 데 로시가 백쓰리 앞에 수비형 미드필더로써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 롤을 수행하였고 스투르투만과 나잉골란은 폭넓은 활동량을 유지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1-4-4-2 포메이션으로 1-4-3-3 포메이션이 아닌 1-4-4-2 포메이션으로 나와 로마에게 패배하는 전술적 패착이 되었다. 항상 백포라인 앞에 머무는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수비 라인으로 합류해 라볼피아나 전략을 펼침에도 불구하고 로마를 넘어 4강에 진출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실한 전략이었고, 루이스 수아레스와 리오넬 메시라는 세계적인 선수를 투톱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발베르데에게 여러 의문점이 남는 선발 라인업이었다.


● 로마의 경기 색깔은 넓은 활동량을 앞세운 공격적인 축구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로마는 이 말 그대로 공격적인 압박을 펼치면서 바르셀로나가 앞으로 넘어오지 못하게끔 만들었다. 특히 노란색으로 빗금 쳐진 곳까지 압박 강도가 강하게 들어갔고 중앙 수비수들과 그 밑에까지는 빌드업 단계시 성급하게 넘어가지 않았다. 골키퍼까지 다시 볼이 돌아갔을 때 압박은 시작하나 그전까지 로마가 섣불리 압박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로마의 전방 압박은 리버풀의 빠른 선수들을 앞세워 보인 전방 압박도 아니고 패스 길을 가로막는 형태의 압박과도 거리가 좀 멀었다. 수비 라인 앞서있는 바르셀로나의 빌드업 코어인 세르히오 부스케츠나 이니에스타와 라키티치에게 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잉골란과 데 로시와 스투르투만이 넓은 활동량으로 승부 보는 압박 형태였다.


이 전술에 핵심 포인트는 중원에 있는 선수들이 얼마나 넓고 강하게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 접근하면서 볼이 앞으로 전개되지 않게끔 만드는 것이 포인트지만 더 강조되여야 할 포인트는 나잉골란이다.



나잉골란의 히트맵과 위에 있는 경기장 사진을 보면 나잉골란이 주로 왼쪽으로 머무르는 히트맵을 볼 수 있다. 로마가 투톱으로 선발 출전시킨 에딘 제코와 패트릭 쉬크의 투톱으로 바르셀로나의 빌드업 단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기에 프란체스코는 나잉골란을 왼쪽으로 배치시키면서 폭넓은 활동량으로 마치 쓰리톱 형태로 경기 운영하게 만들었다. 이런 나잉골란의 움직임으로 1-3-5-2 형태에서 1-3-4-3 형태로 변형된 로마의 모습까지 볼 수가 있다.


핵심 포인트가 중원이었던 만큼 중원에서 잘 커버해준다면 훌륭한 압박을 통해 바르셀로나의 빌드 업을 차단해 굉장히 위협적인 장면들을 여러 차례 만들어 냈지만, 중원에서 성급한 압박이 들어온다면 압박의 결과는 바르셀로나의 빌드 업을 차단하지 못했고 이니에스타와 메시에게 볼이 도달하게 되는 상황까지 만들어졌고 이는 곧 로마에게 위기로 다가왔다. 물론 로마의 성급한 압박도 어느 정도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은 아니었다. 빠르게 바르셀로나 빌드 업을 압박하면서 바르셀로나의 판단 시간을 더 단축시키면서 빠른 템포로 바르셀로나를 압박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급함은 곧 로마의 위기를 불러왔다.


● 바르셀로나의 안일했던 메시와 수아레스



바르셀로나의 패배의 요인 중 하나로 뽑히는 것은 데 로시를 자유롭게 내버려 둔 것이 가장 큰 패인이다. 바르셀로나가 데 로시를 견제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하다. 


데 로시는 정교한 패스를 할 줄 아는 선수고 중원에서 나잉골란과 더불어 굉장히 위협적인 선수로 여겨진다. 특히 경기를 읽을 줄 아는 능력을 가진 대단한 선수이기 때문에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데 로시를 과소평가해서 내버려 둬야 할 게 아니라 그를 더 괴롭혔어야 했다. 그러나 수아레스나 메시는 데 로시에게 지속적으로 압박하지 못했고 이는 첫 번째 실점의 원인이 되었다. 물론 움티티의 안일한 수비 역시 문제가 된 첫 번째 실점이지만 시작은 안일했던 메시와 수아레스다.


사진을 보면 데 로시 주위에는 아무런 압박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없고 오히려 바르셀로나는 데 로시에게 넓은 공간을 허용하면서 넓은 시야까지 제공해준 셈이 된 것이다. 중원에서는 뒤에 있는 백포라인을 보호해야 하는 임무와 중원에 있는 선수들을 체크하면서 로마의 전방 움직임을 견제해야 하는 임무도 같이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수아레스와 메시가 더더욱 로마의 빌드 업을 막아내는 임무를 수행했어야만 했다. 물론 메시와 수아레스가 수비적인 임무는 적은 편이지만 메시와 수아레스의 투톱의 조합을 이룰 거라면 수비적인 임무도 같이 주어지거나 한 선수에게라도 주어졌어야만 했다.


발베르데가 메시와 수아레스에게 수비적인 임무를 주길 원치 않았더라면 발베르데는 1-4-3-3 포메이션을 통해 쓰리톱에 메시와 수아레스를 제외한 제3의 선수에게 수비적인 임무를 부여할 필요성도 있었다.


결론

로마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발베르데는 전반전에 로마의 패턴에 대해 대응하지 못했고 어떤 변화도 주기 힘들어했다. 바르셀로나라는 세계적인 팀에 상대에 대한 어떤 변화도 주지 못한 발베르데가 과연 세계적인 명성의 팀인 바르셀로나에 어울리는 감독일지 한 번 고려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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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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