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그리고 나의 변화 두번째 이야기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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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이를 먹은것인지 아니면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인지 예쁜꽃들이 활짝
필 시기 누군가는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

정확히 오늘부터 8일되었다. 3월15일에
머리를 자르러 갔고 그때도 원장님(이하 이모)
과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한달간의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리고 일주일하고 하루가 지났다

며칠전... 갑자기 미용실이 문을 닫았다
"그동안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뭐지????? 왜???????

시간을 거슬러 15년쯤 전으로 돌아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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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상이 작고 예쁘지만 독특한 뒷통수와
뜨는 옆머리 앞머리는 옆으로 벌어져있어
소위 초짜들은 내 머리를 자르다가 울먹거린
일도 있었다.

군대를 갓 제대한 나에게 이제 소중히
기르는 머리를 아무에게나 맡기도 싶지
않았다 결국 집앞에 새로 생긴 미용실을

방문했고 거기서 이모와의 인연이 시작
되었다. 거창한것은 아니다 그냥 조금
친한 단골사장과 손님이었다.

영업용이 아닌 원래 성격이 활달하고
호탕하고 빠른 손놀림 똘똘한 외모를
갖추고 있어서 주변손님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꼭 머리손질을 하지 않더라도
지나가는 참새아줌마들의 방앗간이 되었고
더운날은 에어컨이 있는곳 겨울은 따뜻한
곳으로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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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이한 머리로 인해 심지어 다시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들은적이 있어
미용실 단골은 언감생심 꿈도꾸지 못하였다

하지만 이모는 웃으면서 "아니 이것도 못하면
뭐 먹고 살어" 하면서 그렇게 15년이 넘게
단골이 되어 한달에 1번 소개팅 , 결혼식이 있으면

한번 더보며 그렇게 살아갔다
보통의 40대 아줌마들과 다른점은 똘똘하다는것
특히 투자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느것이 좋은지

그리고 나중에는 꼬마빌딩을 사려고 할때까지
나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삼촌 똘똘하잖아 잘알것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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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개팅을 갈때에는 그에 맞는
옷을 입고가면 마무리로 머리를 해주고
남녀노소 많은 손님을 받는 만큼 요즘 여자들은

뭘 좋아하더라 어디가 맛있다더라 다양한
정보도 제공해주었고, 결혼식을 가는 날에는
뒷자리 쇼파에 머리를 뽀골뽀골 하려는 아주머니

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써서 꼭 하나 물고 오라고 박씨물고온 제비처럼
하라고 예쁜말로 마무리를 지어주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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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나는 더이상
어디에서 헤어를 손질하지? 라는 고민을
하지 않게되었다

너무나 당연한것이었다 머리가 길면
그냥 퇴근길에 가는곳이었다 수다를 떨기도
하고 가끔은 일찍 퇴근해서 못보는 일도

있었지만 항상 그자리에 이모는 있었고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을 반겨주었다
하지만 가게 클로징 멘트에

친한 친구가 떠난느낌을 받았다 이유는 모른다
갑자기 그렇게 떠나갔다 그리고 어제 알았다
암에 걸렸다 암은 꼭 착한사람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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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또 또 또 발생했다 또 말기고 또 손쓸수
없는 상태 또 암이었다. 젠장할 암
당연히 이정도면 3개월 길어야 6개월이라는

것을 알기에 도망치듯이 그만두고 지방으로
내려갔는지 알 수 있었다.
자식들 키우면서 이제 돈벌어서 나에게 꼬마

빌딩을 사서 어떻게 할지 또 세금에 관한것
까지 상세히 물어보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고
심지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니 가족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건 나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 모두 눈시울을 붉힐 만큼 슬픈
사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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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그 미용실은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누군가 인수하여 인테리어
공사를 다시 하고 있다

자식과 남편이 멀쩡히 살아있고 이제
돈도 벌었겠다 으쌰~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암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도 하기 싫다

물론 지금 이모는 살아계신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오래 사셨으면하고 혹시나
오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아주 만약에 계속 살 수 있다면
내 머리를 한번 더 맡기도 싶다

이모 예쁘게 해주세요~~~
건물은 샀어요? 월세는 얼마주려고
이모 나한테 2층하나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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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 죽음이 안타까운 만큼 삶이 소중한 것이겠죠.
죽음이 모든 것이 끝나는 종말은 아니겠죠.
죽음은 또다른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참 천사같은 선배 부부가 있었는데...
부부가 함께 병가내로 모자쓰고 병원을 다니더라고요..
어느날 부인을 보내더니
ㅠㅠ
곧 따라가시더라고요
......
똘똘하고 의젓했던 ....아이만
상주가 되어 남았어요

나이들어 갈수록
그 세계는 너무나 가까이
하지만 만질수는 없는 거리에서
함께 있다는 생각이 짙어집니다.

언제라도 떠날 준비를 하며
죽음 이편인 삶을 더 누리며 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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