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기분이 안좋아지는 친구...?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즐겁고 그런 친구가 있고
만나면 꼭 싸우지 않게 노력해야 하거나, 돌아와서 친구가 했던 말을 곱씹으며 한참이나 기분 나쁜 것을 달래게 하는 친구가 있다.
나만 그런지, 다른 사람들도 그런 친구 하나 쯤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나에겐 어릴때 친했던 동네 친구 두 명이 그렇다.
흔히들 어릴때 친구가 진짜 친구고
대학 때 부터는 피상적인 관계가 되기 때문에 진짜 친구를 만들기 힘들다 하는데
나는 대학친구를 만나면 수다떨며 그간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서로 고민도 나누고, 내 일 처럼 서로 걱정해주고
하고 싶은게 있거나 먹고싶은게 있거나 보고싶은게 있으면, 같이 하자 제안해서 함께 하기도 하고
사소한 부탁(보증 이런거 말고 ㅎ)을 서로 주고 받기도 하고
특별한 날, 혹은 친구가 좀 힘들어 할 때 서로 선물도 주고받고, 하는데
이 동네친구들을 만나면, 만나고 돌아오면 늘, 항상은 아니더라도 굉장히 잦은 빈도로 기분이 나쁘다 ㅎ
정치 얘기를 하다 싸우기도 하고 ㅎ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하는데 대놓고 서로 이해를 못하기도 하고 ㅎ
친구중에 한명이 진짜 오래 사귄 남친이랑 헤어졌다고 하는데
보통 이런 경우 왜 헤어졌는지, 그새끼(?)가 어떻게 했는지, 혹은 자기가 얼마나 잘못한걸 후회하는지
그런거 얘기하면서 위로를 하기도 하고, 같이 욕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나?
어쩌다가 헤어졌는지 물으니, 그냥, 싸우다가 헤어졌어. 그냥 뭐, 다들 싸우는 걸로 싸우지 뭐.
이렇게 말을 아낀다.
눈은 퉁퉁 부어서, 그제는 술을 진탕 마셨다고 하는데, 저렇게 말을 아끼는 걸 보니
15년된 친구인데, 마치 내가 얘 회사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ㅎ
그러더니 얘기하다 도중에
얼마 전 퇴사한 나에게, 퇴사했다는 이유로
'보통, 사람들이 너를 되게 부적응자나 외톨이, 좀 평범하지 않은, 모난 애 이렇게 생각하지 않아?' 라고 말하는데
얘가 지금 나한테 대놓고 뭔 소리를 하는건가, 하는 생각에 벙쪘다. ㅋㅋ
내가 벙- 해 있으니까
아니 뭐 걍 그랬다고, 다 지난 일이니까 뭐- 하는데
뭔가 평소 생각이나 행동이나 말투를 봤을 때 악의가 있는 건 아닌 걸 알긴 하는데
집에 와서 계속 곱씹게 된다.
나는 얘네를 왜만났을까.
얘네를 만나고 집에와서
분을 삭이며 내가 얘랑 절교를 해야지, 이런 애를 만나 뭐하나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또 그러다가도 에이 15년 친군데, 얘네는 성격이 원래 이렇다 하는데.
이러면서 넘어가게 된다.
그러면서도 나도,
얘네한텐 나에대해서 말을 하지 않게되고, 사적인 얘기는 좀 가리게 되는 것 같다.
몇년전에,
어떻게 보면 창피할 수도 있는 얘기를 꺼내며 도와달라 부탁한 적이 있는데
도와주겠노라 해놓고선 당일 이틀 전에 일방적으로 부담스러워서 안되겠다 했을 때.
그 때 이후로는 솔직히 나도 얘네를 진정으로 친구로 생각하나 싶기도 한데
얘네는 뭐가 좋은지 여행가자 하고
2월에 또만나자고 한다 ㅎㅎ
거절하기는 했는데
그냥,
이 관계를 지속하는게 옳은건지 의문이 드는 밤이다.
이렇게 참고, 관계를 이어나가길 잘했다 생각했던 적도 분명히 있긴 한데
오늘 당하고 와서 그런가 ㅎ
관계에 대해서도, 관계에 대한 내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 밤이다.
친구란 그런 것 아닐까요?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친구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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