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콜과 겐셔, 냉전이 어떻게 연장될 뻔 했는가

in #kr7 years ago (edited)

관련 기사: How Helmut Kohl Nearly Prolonged the Cold War

상당히 재미나는 기사다(나만 재밌나?). 헬무트 콜과 한스 디트리히 겐셔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겐셔에 대해서는 이미 그가 서거했을 때 얘기한 적이 있다(참조 1). 이 기사는 독일 외교부가 문서 공개를 하는 바람에(!) 드러난 콜과 겐셔의 충돌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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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싸울 수도 있지...라고 간단히 생각하면 안 되는 점이 있다. 겐셔는 FDP의 대표였고, 당시는 CDU/CSU와 FDP의 연정 시대였다. 그런데 겐셔는 헬무트 슈미트 시대부터 헬무트 콜 시대에 이르기까지 계속 외교부 장관을 지내는 중이었으며, 슈미트의 등을 찌르고 콜을 연정 파트너로 바꿨었다.

콜이 겐셔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겐셔를 봐라. 빌리 브란트의 동방 정책을 실제로 수행한 장본인이 겐셔였다. 그 만큼 소련을 포함 동구권에 커넥션이 매우 풍부한 인물이었다.

반면 콜은 헬무트 슈미트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중거리 핵미사일 배치를 지지하고, 또 강력히 확장 억제에 나선 인물이었다. 즉, 중거리만이 아니고 단거리 미사일도 서독과 NATO 지역에 배치해서 이른바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자는 인물이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1985년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고르비, 즉 미하일 세르게예비치 고르바초프이다.

끈이 이미 많던 겐셔는 고르비의 등장을 기회로 봤다. 반면 콜은 고르비의 등장을 서방의 태세를 풀어버리려는 음험함으로 간주했다. 그래서 콜은 동맹국 지도자들에게 고르비를 반대하자고 설득하고 있는 중에...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 비난했던 로널드 레이건이 알고 보니 고르비빠였던 것이다. 겐셔도 콜을 협박했다. 내가 이미 슈미트의 등을 한 번 찔러서 정권을 교체했는데, 콜 당신이라고 내가 못 찌를까? 고르비도 한 몫 거들었다. 고르비는 서독을 방문하면서 콜의 정적들(참조 2)만 만나고 돌았다.

그리고 고르바초프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합니다. 레이건도 축하해주고 말이다. 고르비는 콜에게 "우리들 유럽인이라면 마땅히 서독으로부터 기대할 만한 일을 해주셨다"는 감사 서한을 보낸다.


참조

  1. 한스 디트리히 겐셔(2016년 4월 3일)

  2. 이를테면 폰 바이체커 대통령이나 폰 슈트라우스 CSU 당수 등등, 겐셔도 물론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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