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보시(虫干し) 라고 들어보셨나요?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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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교토의 임제종 사찰 코시요우지(興聖寺)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오래된 경전을 꺼내 한 페이지씩 들추어 습기를 거둬내고, 훼손된 흔적이나, 좀이 슨 부분을 체크하는 행사인 무시보시(虫干し)행사가 그것이다.

무시보시(虫干し)란 벌레라는 뜻(虫)과 말린다는 뜻(干し)이 조합된, 말 그대로 습기를 없애 벌레를 책에서 떼어내는 행사다. 무시보시(虫干し) 행사는 습기가 많은 일본의 기후적 특성때문에 생긴 문화다. 오래된 책이나 그림, 가구, 의류 등을 꺼내어 햇볕이나 그늘에서 말려줌으로써 벌레가 달라붙는 막기 위해 한다. 주로 사찰이나 신사에서 해마다 5월이나 장마가 끝난 후 열린다.

코시요우지의 무시보시는 사찰의 신도와 인근 대학의 문화재 수리를 배우는 학생들이 참여해 개최됐다. 인쇄되거나 필사된 지 수백년이 지난 책들을 한권씩 꺼내 한 페이지씩 정성스럽게 넘겨가며 습기를 머금고 있는 종이를 말리고, 훼손된 곳이 없는지를 살펴 기록하는 것이다. 찢어지거나 좀이 슬어 보존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보존처리 업체에 보존작업을 의뢰하기도 한다.

교토신문 보도에 따르면 무시보시 행사가 열린 코시요우지(興聖寺)는 1603년 창건된 임제종 코시요우지파 본산이다. 임제종 사찰 답게 일체의 관광객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참배나 수행을 위한 방문만 허용하는 엄격한 수행도량이다.

코시요우지(興聖寺)가 소장하고 있는 경전은 기즈가와시 카이주센지(海住山寺)에서 전해진 헤이안 시대에서 에도시대에 이르는 경전 약 5천권이다. 500상자가 넘는 양이 사찰 장경각에 보관되고 있다.

무시보시(虫干し) 행사는 초파일이 다가올 즈음 사찰신도와 학생 들이 함께 참여해 열린다. 올해는 5월 20일 60상자 분량의 경전을 꺼내 점검했다. 이날 무시보시(虫干し)는 신도들외에도 문화재 수리를 배우는 교토조형예술대학 학생 30여명도 함께 참여했다.

무시보시(虫干し) 에 참여한 교토 조형예술대 대학원생 이와시타 마요 (岩下真依,25)씨는 “문화재가 손상되지 않도록 긴장하고 작업했다”며 “귀중한 기회를 갖게돼 좋았다”고 말했다.

행사를 개최한 코시요우지 주지 모치즈키(望月宏済) 스님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계승된 경전을 신도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보존하고 지키는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며 “초여름과 가을 연 2회 무시보시를 실시해 불교의 가르침을 배울 수있는 기회로 살려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임제종 사찰인 코시요우지(興聖寺)는 관광을 위한 경내 방문은 엄격히 금지하고, 종교적 참배를 위한 방문만 허용하는 엄격한 수행도량으로 운영된다. 지난 1월에는 수행과 전법을 위한 활동에 중점을 두면서도 지진 등 재해가 발생했을때 사찰을 피난처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협약을 지역주민들과 맺어 불교계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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