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마드 라이프 장점과 단점사이, 이번주는 병원침대에서 근무중입니다.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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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아내가 급성 맹장염에 걸려 맹장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급히간 응급실에서 초기 진단을 위궤양으로 받았는데 잘못된 진단같아 다시 가서 검사를 받느라 응급실만 두번을 방문했네요. 아내가 고생이 많았습니다.

결혼하고나서 크게 아픈 모습을 본것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는 경험이었습니다. 수술을 하고 시간이 좀 지나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제서야 겨우 진정이 됩니다.
그제서야 부리나케 회사에 연락을 해서, 휴가를 냅니다.

혹시 제 소개글을 보셨던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한국에서 미국에 있는 회사의 원격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7:30 출근을 하던 매우 보수적인 대기업을 다녔었구요. 다시 생각해봐도 꽤 보수적인 회사였죠.

문득, 그 예전에 다니던 보수적인 회사 옆자리 선배의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선배의 아내가 크게 아픈데 주변에 부모님도 멀리계시고 해서 보호자가 없어 선배가 휴가를 내려 했습니다. 보수적인 회사는 어디나 그렇겠지만 회사의 충성심 = 실적 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죠. 즉 가정보다 회사를 중시해야 인정받는 시스템입니다. 생각보다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회사분위기입니다.

선배는 분명 안되겠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겠다며 팀장에게 월차신고를 하니,
팀장이 선배를 부르더군요.

팀장 왈,
“야, 니 와이프가 아픈데 니가 왜 휴가를 내? 니가 아파? 난 와이프 출산할때도 일했어. 근데 니가 간다고?”
“…네 죄송합니다.”

선배는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는 이 사건이 회사를 조만간 관두는 날이 오겠구나 준비를 해야겠다하고 결심을 하게 된 최초의 사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결국 여러가지의 이유로 저는 퇴사를 합니다. 더 재미있는 일로 평생을 보내겠다는 생각이 가장 중요했지만 이렇게 내 생활없이 희생을 강요하는 곳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때 이후로 저는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자유와 삶의 가치는 W의 갯수와 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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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4 Hours)이란 책에서 그러더군요. 요즘 시대의 자유와 직업의 가치는 W의 개수를 얼마만큼 본인이 통제할 수 있냐에 따라 구분된다고요. 책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뉴리치(New Rich) 라고 부르는데, 뉴리치에 가까운 사람은 W를 많이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 What : 어떤 일을 하는지
  • When : 내가 시간을 정해서 할 수 있는지
  • Where : 일하는 장소가 어디든지 상관 없는지
  • Whom with : 누구와 함께 일하는가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 일하지 않을 자유)

즉 모든것을 통제할 수 없고 정확한 출근시간, 수도권에 무조건 매여있어야 하는 1억 연봉에 비해 하루에 3시간만 일해도 되고 언제, 어디서 일하는 것이 전혀 상관없이 사는 2천만원 연봉 직장인의 2천만원이 더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선택의 권리’라고 하여 이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새로운 시대의 가치가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원격근무를 택했고, 그렇게 살면서 W의 갯수를 늘려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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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일을 마무리 하고 오후에는 휴가를 냈습니다. 사이드 테이블에서 작업하기가 힘들더군요 ^^;;

다행히도 지금 다니는 미국회사는 3일전에 미리 휴가를 내면 언제나 OK가 되고, 매우 급하면 당일 오전에도 가능합니다. 저는 수술이 있는 당일날 휴가를 내고 아내가 입원한 병원의 환경을 파악해 근무 할 수 있겠다 판단하여 다음날 부터는 병원에서 일을 했습니다.

적어도 When과 Where라는 2개의 W를 통제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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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입원 2일차 부터는 옆의 베드가 비어있어서 허가를 받아 작업장(?)을 차린 모습입니다. 아내는 옆에서 일하는 저를 보며 제 직업이 꽤나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뭐..저도 그렇습니다.

노마드 3년차..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자랑만 한 것 같은데요, 사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프리랜서와 노마드의 다른점은 이동에 구애받지 않는 것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원이 있다는 것 정도로 구분하는데(사실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니 다른글로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지속적으로 받는 원격근무를 하고 있지만 업무량에 비례해 비용을 2주단위로 정산하여 받는 구조로 계약했기 때문에 근무를 자유롭게 하더라도 실제로 휴가를 많이 내게 되면 그만큼 페이를 적게 받게 됩니다.

이는 역으로 회사에서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수기에는 또 페이를 적게 받을 가능성을 내포하죠. 즉 연초에는 대부분의 회사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 플랜을 짜는데에 집중하기 때문에 돈을 쓰면서 움직이는 프로젝트가 많지 않습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연말 연초는 거의 파티분위기에 가깝고요. 소위 12월-2월 사이의 보릿고개(?)가 만들어지고, 저는 그 보릿고개를 가급적이면 손해없이 넘어가야 합니다.

이럴때 긴급하게 돈이 필요하거나 재정적으로 뭔가 일이 생길경우가 가장 난감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특히 돈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3개월 정도의 월급정도를 비상금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그나마 이번 해에는 작년에 새롭게 개인적으로 별도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곳에서 1년치 비용을 선납받은 덕에 조금 여유있게 넘어가는 한해가 되었습니다.

또 연차에 비례해 페이를 많이 받는 일반 직장인 대비, 실력과 프로젝트별 비용 격차가 상당합니다. 항상 결과가 좋은 해라면 당연히 일반 직장인의 몇배를 받을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 때도 있고 꼭 그런 프로젝트가 다음 프로젝트와 연관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한해를 합산하면 작년과 비슷하게 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크게 성장이 없어 보이기도 하는 것이 단점입니다.

그 와중에 같이 회사를 다니던 친구들은 이제 8년차에 접어들어 과장이 되었고 꽤나 큰 연봉상승이 있었습니다. 최소한 12년 정도 더 근무할 수 있는 안정성도 있겠죠. 저도 아마 계속 근무했다면 꽤나 많은 페이를 받고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원격근무시간이 지나고나면 별도로 다른 곳에서 프로젝트를 받아 일합니다. 사업자를 내고 한국내 클라이언트분들과 작업 활동을 하는데, 이런 일들은 연차를 보장받는 것도 아니고 클라이언트의 예산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 일반 직장인의 연차에 비례하는 것과는 차이가 크죠.

즉 제가 가진 시간의 자유만큼, 금전적인 손해가 발생합니다. 조금의 trade-off 관계가 발생하는 것은 노마드의 숙명이자 극복해야할 가장 큰 과제입니다. 다만 누구보다 시간이 많기에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거나 여가를 보낼 여유가 훨씬 생깁니다.

  •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급여로 계획적인 삶을 설계해주며 가정을 이끄는 직업
  • 크게 벌진 않지만 언제나 필요할때 시간을 내어 가족의 곁에 있어주는 직업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떠한 것이 좋으신가요? 자신은 어떠한 삶이 자신에게 맞다고 느끼시는가요? 저는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지금은 일단 병원침대에서 이렇게 일하며 스팀잇을 하지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내용으로 직업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러 오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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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떠한 것이 좋은지 어떠한 삶이 저에게 맞다고 느끼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 이 두 가지 질문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질문 같아요. 하지만 아직도 정답을 찾지 못하였죠.. ㅎㅎ
@bububang님의 아내분이 얼른 호전하시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말씀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 ^^ 클리앙/스팀잇에 올리는 글 통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__)
오늘 퇴원해 이번주만 쉬면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갈 듯 하네요. ^^ 항상 응원합니다!

100팔로이벤트 많은참여바랍니다^^
https://steemit.com/kr-newbie/@dmgpol09/100

화이팅입니다!! ^^

저는 클라이언트와 작업하지는 않지만 작업실에서 숙식을 하다보니 남는 시간이 남는 시간이 아닌 그 기분 공감이 되네요..

시간이 상대적이란 이야기를 이 직업을 통해 아주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ㅎㅎ 그래도 여유있는 때가 더 많아서 좋긴 해요 ^^;

저도 노마드?? 프리랜서입니다..ㅎㅎ
저와 비슷하시네요 ㅠㅠ
팔로우와 보팅하고 갑니다!! 앞으로 잘부탁드려요 ㅎㅎ

그렇죠 ㅎ 저도 매일 일해야 하는 직장이 있지만 집에서 하다보니 거의 프리랜서 느낌이 나긴 합니다. ^^;
저도 앞으로 잘 부탁드릴께요~!! ^^

해외에서 태어났으면 모를까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에선 개인의 행복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내기때문에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저도 컨텐츠쪽에 관심도 있었지만 더 큰이유는 일을 해도 행복할수가 없기 때문이죠.... 힘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국내직장을 버리고 선택한 이 일이 꽤나 만족스럽네요. 시간을 제가 제어한다는 점이 무척이나 매력적인듯 합니다. 한국 회사문화도 조금씩 바뀌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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