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영화 <Flipped>(2010) 후기 - Amazing two ‘flipped’ moments

in #kr7 years ago (edited)

또 오랜만에 돌아온.. Bonesgirl입니다!! :)
그동안 8월 3번째 주에 있는 시험 준비에 돌입해서 .. 계획도 짜고 그러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너무 공부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고 해서
마침 7월 안에 쓸 수 있는 영화 티켓이 하나 남았길래 주말에 'Flipped'라는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Flipped'는 주변에서 너무 재밌게 잘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보러 갔었어요.
그런데 제 동생도 이미 봤다고 하고, 주변에 보신 분들이 좀 계시더라고요?
보실 만한 분들은 이미 예전에 다 본 영화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개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각종 사이트에서들 보셨나보더라구요!
요번에 정식으로 '롯데시네마' 단독으로 정식 개봉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관을 선택할 여지 없이 가장 가까운 롯데시네마로 달려갔어요.

사실 전 날 밤을 새고 조조로 보러 간 거여서 혹시 보다가 졸지 않을까 걱정도 좀 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 재밌게 잘 보고 나왔고, 나와서는 신나게 떠오르는 감상을 적어두었다가 스팀잇에는 이제서야 올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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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pped (2010)

Two eighth-graders start to have feelings for each other despite being total opposites.

Director: Rob Reiner
Writers: Rob Reiner (screenplay), Andrew Scheinman (screenplay)
Stars: Madeline Carroll , Callan McAuliffe, Rebecca De Mornay etc.

스포일러가 없도록 가급적 자세한 내용묘사는 피했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신다면 주의해서 읽어주시거나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ㅠ

어쩌면 흔한 소재와 인물 그러나,
딱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 느꼈던 것은 '빨간 머리 앤'이랑 조금 비슷하다! 였습니다.
주인공 남자아이의 이름(브라이스)도 그렇고 어린 아이들의 순수한 이야기를 다룬 다는 점에서 '앤' 이야기가 쉽게 떠올랐어요.
그러나 이 영화는 어린아이들의 순수하고도 서툰 몸짓, 그리고 아프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들 풀어가는 이 영화만의 방식이 있었어요.
또 주인공 줄리와 브라이스 양 쪽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된다는 점도 앤 이야기와는 확연히 달랐고요. 같은 상황을 두고 서로의 입장을 보여주어서 (나레이션으로 속마음을 알려주는 방식으로요!)
같은 상황을 두고 완전 다른 생각을 하는 줄리와 브라이스의 입장을 보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는 등 재미있게 몰입하며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직 아이인 주인공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도 매끄러우면서 재미있었어요.
예를 들면 ‘나무’, ‘알’ 같이 어떤 사물을 조명하며 이야기의 한 꼭지가 시작을 하는데요,
그 사물에 대한 한 명의 경험과 감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해서
입장이 다른 상대방과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사이가 어긋나는 과정을 밟는 것이
그 두 주인공에게서 조성될 법한 정도와 개연성을 갖춘 것들이어서
어느 정도의 긴장감과 흥미를 가지고 이야기를 따라 갈 수 있었습니다.
일단 그 사물들이 그들에게서 동떨어진, 어떤 특별한 사물이 아니라,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쉽게 접하는 것들이라는 점이 이야기가 더 그럴듯해 보이는 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일상의 사물들이지만, 아이들은 그 일상의 사물들을 접하고 그것들과 관계된 자신만의 기억을 쌓아간다 - 그렇게 아이는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는 것을 영화로 보여준다는 것이 참 의미있었던 것 같아요.
같은 사물을 보아도 서로에게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점도, 참 현실적이었고요.
물론 어른도 살면서 계속 새로운 것을 접하지만,
그러나 아이들이 일상적인 것들 마저 ‘새로’ ‘인식’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따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참 순수하고, 참 저 때 많이 자라는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은 울컥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더라고요.

아름다운 언어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가 참 좋다고 느낀 점 중 하나가 예쁜 언어 표현들이었어요.
주인공 중 여자아이인 줄리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참 예쁘더라고요. 줄리는 브라이스에 비해서 (브라이스는 별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훨씬 성숙하고, 자신의 시선을 갖고 세상을 보는, 쑥쑥 커가는 아이였어요.
가장 좋았던 장면 중 하나가 줄리가 큰 플라타너스 나무 위에서 매일매일 다른 풍경을 지켜보는 장면이었는데요,
화면으로 가지각색으로 물드는 풍경을 보여주는 것도 아름다웠지만, 이를 표현하는 줄리의 말도 참 아름답더라구요.
그 외에도 저는 줄리가 좋아하는 브라이스의 냄새를 수박냄새라고 표현하는 것도 참 귀엽고 기발하더라고요. 어쩜 저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고요.

His hair smelled just like watermelon.

또 브라이스의 할아버지가 표현하는 ‘어떤 사람’에 대한 표현도 인상적이었어요.

Some of us get dipped in flat, some in satin, some in gloss; but every once in a while, you find someone who's iridescent, and once you do, nothing will ever compare.

flat, gloss, iridescent ... 와 같은 단어들로 그런 사람들이 있지, 하고 이야기하는데, 참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저런 표현을 쓸 수 있을까 감탄하면서 봤어요.

그 외에도 대사들, 표현들 하나하나 기발하고 와닿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영어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영어 표현을 들으려고 하면서 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어요.
영어가 모국어인 분들, 익숙하신 분들은 이 영화의 묘미를 더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lipped'되는 순간들
제가 영어를 들으려고 하고, 굉장히 주의해서 보았지만 놓친 것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일단 제가 들은 바로는 영화 내에서 들은 대사에서 literally ‘flipped’는 딱 두 번(two scenes)이었어요.
(찾아보니 flip의 사전적 의미는 많더라구요)
그 표현이 직접적으로 쓰인 것은 두 번인데, 그 지점이 인상적이었죠.
영화가 시작할 때와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부분이었는데요,

첫 번째는 줄리와 브라이스의 첫 만남 때 줄리 시점이었고, 이때 줄리는 브라이스의 눈을 보고 쉽게 말해 한 눈에 반해버립니다. 그저 브라이스를 좋아하게 된 정도가 아니라 브라이스가 자신에게도 호감을 갖고 있다고 마음대로 오해할 정도로 푹 빠져버리는 순간이죠.

The first day I met Bryce Loski, I flipped.

처음 본 순간 숨이 막혔다는 표현이 얼마나 와닿던지. 참신하면서도 너무 와닿더라고요.

두 번째는 브라이스가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줄리에게 어떤 액션을 취하자 줄리가 달아나고, 닭 쫓던 개가 되어버린 브라이스를 친구 개럿이 줄리를 좋아하다니 미쳤냐고 할때 ( “Hey! Have you flipped? Whats the matter with you?”)의 브라이스의 나레이션 부분입니다.

I had flipped. Completely.

자신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고 인정하는 부분이예요.
시기와 의미는 완전히 다른 'Flipped' 였지만, 결국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표현들이었기 때문에
저는 그 두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고 효과적인 장면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며 저는 저절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 역시 서툴게 좋아했던 아이가 떠오르고, 친구들과 헤집고 놀던 동네의 골목이 떠오르고, 이것저것 많은 기억들이 한 번에 스쳐가더라구요.
무엇보다 제게 이 영화가 의미 있게 느껴졌던 것은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그 사람을 구성해가는 (세상을 인식하며 그것을 표현할 언어를 얻어가는 과정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모습을 너무 뻔하지도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그려내서 였던 것 같아요.

어른이시라면 아마 브라이스의 아버지인 로스키씨에게도 연민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다고 남을 비방하는 건 비뚤어진 어른의 좋지 않는 모습이라 생각하지만요.)
어린 시절을 조금 소환하고, 그 시절의 아련함을 떠올리고 싶으신 분들에게,
혹은 요즘 감성이 메말라버렸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다음은 다른 영화의 후기나, 계속 미뤄왔던 캘리포니아 미술관 체험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더위 조심하세요!

포스터, 영화정보, 대사 출처 :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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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참 재밌게 본 기억이 나네요.
첫사랑의 풋풋함이 담겨있어서 보는내내 기분이 좋았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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