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술의 5가지 특징 (5 Traits of Social Technology)
이전 글 : 사회적 기술이란 무엇인가?
이전 글에서는 사회적 기술이 무엇인지 소개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사회적 기술이 가지고 있는 몇가지 특징을 확인하고자 한다.
첫번째, 사회적 기술은 정해진 답이 없다. 사실 ‘정답’이 없다는 것은 모든 '기술'의 특징이기도 하다. 기술이 과학과 다른 점은, 과학은 수학적으로 검증되는 답 혹은 정해진 공식, 변하지 않는 법칙을 갖는 경우가 많지만,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의 가지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그 여러 방법 중 보다 나은 방법 혹은 보다 적합한 방법이 있을 뿐이다. 사회적 기술 역시 그러하다. 어떤 일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가짓수가 정해져 있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무작위로 기술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자연계는 엔트로피 법칙의 지배를 받고 있고, 따라서 엔트로피를 덜 생산하거나 (이 말은 보다 에너지 효울적이라는 말과 같다.) 동일한 에너지를 투입하더라도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한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경제적 자원, 시간적 자원 등의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많은 경우 그 수많은 방법들 중 보다 효과적이거나 효율적인 방법을 채택한다.
두번째, 인간들은 그 수많은 방법들 중 보다 효과적이거나 효율적인 방법을 채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확산된다. 어떤 개인의 노력으로 혹은 우연히 더 효과적이거나 효율적인 방법이 발견되거나 발명되면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방법을 버리고 새로운 방법을 채택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회적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또한 사회적 기술은 비교적 쉽게 확산된다. 한번 도입된 사회기술은 리더드 도킨스가 ‘밈’이라고 부른, 바로 그와 같은 방식으로 주변에 확산된다.
세번째, 사회적 기술은 물리적 기술과 어울려 작동한다. 위 토끼잡기의 사례에서 보자면, 여럿이 협력하여 토끼를 잡는 사회적 기술에 ‘그물’이라는 물리적 기술이 결합되어 있다. 아마도 공동체의 역사 어느 시기에 그물이라는 기술이 도입(전파되거나 발명)되었고, 이들은 그것을 토끼잡이에 적용했을 것이다. 혹은 그물을 만드는 기술과 더불어 그물을 이용한 토끼잡이 기술이 한꺼번에 다른 부족으로부터 전달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물리적 기술의 도입 경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점은, 물리적 기술이 도입될 때 기존의 사회적 기술을 변형시키거나 개선하는 방식으로 도입된다는 점이다. 토기몰이 사례에서 그물은 사회적 협업 방식(사회기술)을 개선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동했다. 즉 그물이라는 물리적 기술이 도입됨으로써 사회기술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재구성되는 것이다. 혹은 사람들은 사회적 기술을 개선하기 위해 물리적 기술을 의도적으로 도입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회적 기술과 물리적 기술은 서로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데 있어 새로운 물리적 도구가 도입-이 도구가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협업방식에 도움이 되는 도구라고 가정하자-되면 기존의 사회적 기술이 이 물리적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기존의 협업 방식에서 개인들이 맡았던 역할이 변하고 역할의 중요성도 변한다. 때로는 기존에 있었던 역할이 없어지기도 한다. 즉 새로운 물리적 기술이 도입되면 그 물리적 기술에 맞추어 사회적 기술도 함께 변화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기술에 물리적 기술이 도입됨으로써 사회적 기술이 변화된 사례는 역사 속에서 수도 없이 찾아볼 수 있다. 문자의 도입, 종이 제조 기술의 도입, 인쇄기술의 도입, 인터넷이라는 실시간 네트워크 기술의 도입, 말(승마)의 도입, 수레의 도입, 자동차의 도입은, 그 도입의 단계마다 기존에 사용하던 사회적 기술이 변형되거나 대체되었고, 새로운 물리적 기술을 수용하면서 새로운 사회적 기술이 개발되어왔다.
네번째, 중추적인 사회적 기술의 변화는 곧 사회 자체의 변화를 의미한다. 아니, 사회의 변화는 그 사회의 중추적인 사회적 기술이 변화함에 따라 일어난다. 중추적인 사회적 기술이 변화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 즉 사회조직이 변화한다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인류 사회에서 언어(말)의 도입, 문자의 도입, 활자와 인쇄기술의 도입, 인터넷의 도입이 왜 인류의 문명사를 가르는 기준이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 사회에 이 기술이 도입되었을 때, 인간 사회는 이전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변화되었다. 언어(말)의 도입은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이 되었고, 문자의 도입은 인류가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단계로 이끌었다. 인쇄기술의 도입은 정보의 대중화를 이끌어 근대사회를 만들었고 인터넷의 도입은 인류를 또 다른 새로운 종으로 바꾸는 중이다. 이처럼 사회의 중추적인 사회적 기술이 변화되면 인간 사회 자체가 변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기술 중 상당 부분이 개인과 개인 또는 개인과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기술 혹은 커뮤니케이션과 연관된 기술이라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언어, 문자, 인쇄기술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기술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사실 이 부분은 약간은 동어반복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사회라는 것이 개인들이 모여 만드는 것이고, 개인들이 그냥 모여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커뮤니케이션 함으로써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기술이란 당연히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을 강하게 가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 기술이 특히 커뮤니케이션과 관련성이 깊기 때문에 사회가 얼마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혹은 이 기술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회 전체의 효율성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효율성은 공동체의 생존과 직간접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 요소는 그냥 넘길 수 없는데, 우리가 어떠한 사회적 기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회가 달라진다면, 새로운 사회적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는 물리적 기술 그 자체에 의해서 변화되기도 했지만, (새롭게 등장한 물리적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사회적 기술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변화하기도 했다. 개인 혹은 인간들의 노력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특정한 상황에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한 사회적 기술을 '새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지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토끼잡이에서 약간 힘들었지만 다 읽었습니다.
여전히 어렵군요....^^
토기잡이 부분이 어렵군요.. 음.. 좀 더 풀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굳은 머리를 녹여가면서...^^...힘드네요...ㅋ
ㅎ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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