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유 #30] 베트남 여행기 1일차 - 살때는 대한항공이었지만 탈때는 진에어란다
처음 베트남 여행을 생각했을 때는, 베트남이 그렇게 큰 나라인줄 몰랐다. 남북으로 1700km 정도 된다고 한다. 서울~부산이 400km 임을 감안하면 얼마나 큰 지 감이 올 것이다. 그걸 몰랐기 때문에 9일 정도의 길지 않은 기간에, 하노이 IN - 호치민 OUT 이라는 공격적인 발권을 했던 것.
친구랑 여행 계획을 짤때, 각자 가고 싶은 곳을 적어서 일단 공유해보기로 했다.
나중에 일정을 조율하면서.
- 베트남 땅덩이 자체가 넓음.
- 렌트가 불가능하고 대중교통 사정이 좋지 않음.
의 두가지 사유로 인해, 많은 후보 중 최종적으로 네 군데가 선정되었다.
나는 퐁냐케방과 호이안에 가보고 싶었고, 친구는 사파와 무이네에 가보고 싶었기에 골고루 섞었다. 지금 보니 자연과 유적을 좋아하는 내 취향과 바다와 들판을 좋아하는 친구 취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일정은 최초 하롱베이 크루즈 투어와 하노이-동허이 비행기 티켓만 예약했었고, 나머지 부분은 그 날 그 날 사정에 따라 변경하면서 예약했다.
여행의 모든 과정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는 비행기표 살때이다. 그때는 욕심이 세상 한껏 많아져서, 하루라도 더 빨리 여행을 일찍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해서 티켓을 사곤 한다. 매번 막상 상황이 닥치면 후회하는데, 살때는 항상 그런다.
2018년 2월 9일에도 그랬다.
2018년 2월 9일 설 연휴 주간을 맞아 금요일 오후에 칼같이 퇴근하고 집으로 향했다. 회사에서 정신없이 4시간을 보내고, 퇴근하면서 미리 신청했던 환전을 하러 은행에 갔는데 아뿔싸! 신분증을 집에 두고 온 것. 외환은행의 환전은 취소나 장소 변경이 안되고, 반드시 지정했던 지점에 직접 '신분증 들고' 찾아가서 수령해야 한다. 뭐 이런 그지같은 시스템이 다 있나...
할수없지- 하면서 어쨌든 일단 집에 와서 부랴부랴 배낭을 쌌다. 이번 여행은 이동이 많을 것 같아서 캐리어 대신 40L 짜리 배낭을 짊어지고 갔다. 2월의 베트남은 남북으로 여름~겨울이 다 있기 때문에, 옷이 좀 난감했다. 베트남 물가가 싸기 때문에 옷이 없으면 가서 사도 부담이 없으니 그냥 가도 될 것 같긴 하다.
공항가는 길에 핸드폰으로 SKT 할인 받아서 KB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 제일 싸구려 타입에 10% 할인받아서 7천8백 얼마였는데, 이때만해도 보험금을 탈 일이 생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외환은행에서 환전에 성공했다면 옵션으로 제공하는 여행자보험에 가입했을텐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보험에는 도난 물품 배상 항목이 없었다. 어쩌다보니 얻어걸린 케이스랄까. 여행자보험 가입할때는 반드시 도난에 대한 보상이 포함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대한항공으로 예약했는데,
진에어 코드쉐어 타는 호구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ㅋㅋㅋㅋ 하. 심지어 3좌석 중 가운데 좌석... 하지만 뭐 5.5 시간이면 별로 긴 것도 아니고 시간대가 이게 제일 잘 맞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그리고 진에어는 승무원을 얼굴로 뽑는지... 남자고 여자고 할 것 없이 모든 승무원이 나이스해서 좋았다.
다만 영화가 안나와서 좀 심심... 심심해서 핸드폰으로 그림을 그렸다. 아무리 그려도 시간이 안가는 건 함정...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책을 두고 갔는데,
정.말.정.말. 어리석은 짓이었다...!
나중에 쓰겠지만, 베트남은 매우매우 책이 필요한 곳이다.
하노이 공항에 내렸는데, 나중에 사진보고 인천 공항인줄 ㅎㅎ 지금 보니 삼성 핸드폰 광고가 붙어있었구나. 베트남 공항에서는 택시 사기가 빈번하다고 한다. 심지어 피켓도 카피한 걸 수 있으니 반드시 몇가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호텔측에서 제공한 예약번호와 맞는지,
보통 호텔요금에 택시비가 포함되어 있으니 타기 전에 요금 문제를 처리
사기꾼이 많다고 해서 호텔에 픽업 요청을 했는데, 비행기가 1시간이나 연착되었다. 택시기사 아저씨는 1시간동안 기다린 꼴... ㅠㅠ 죄송함미다... ㅠㅠ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도 30분 넘게 아저씨랑 연락이 안돼서 헤매다가 겨우 타고 호치민 중심가에 잡아둔 호텔에 도착했다.
늦은 밤에 도착해서 피곤했지만 피로 회복엔 맥주가 최고! 밤늦은 시간이라 근처에 문 연 펍은 없었고, 대신 길거리 노점상에서 하노이 비어, 사이공 비어 한캔씩 사서 마셔봤다. 내 취향은 하노이 비어가 더 맛있는 듯! 남쪽으로 가면 하노이 비어가 없는 곳이 많아서 좀 아쉬웠다.
호텔 앞 계단에 걸터앉아서 정체불명의 건물과 광장과 올드한 스타일의 골목을 보면서 맥주를 마셨다. 저 정체불명의 건물은 나중에 알고보니 쇼핑몰 + 전시공간 인듯했다. 황량한 광장은 밤에는 간간히 오토바이가 지나다니는데, 아침이 되면 무법과 혼돈의 오토바이 카오스가 된다. ㅎㅎ 베트남의 도로란 정말 무시무시하다.
Cheer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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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 재미있게 보고갑니다아ㅋㅋㅋㅋ
역시 여행은 사고가 많아야 재미있쥬ㅋ
너무 사고가 많았던게 탈입니다아앙... ㅠㅠ
매일매일 새로운 종류의 사건을 겪었어요. ㅋㅋㅋ
아무튼 여행 떠나셧네요.ㅎ
그저 부러운 마음 뿐입니다.ㅎ
네네 결국 떠나긴 했어요.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지만...
사지 멀쩡히 무사히 돌아왔으니 됐다, 고 생각해요. (정신승리!)
well written :)
wow - looking from this site hanoi airport looks very different than in my mind o.O
without any doubt phone drawings are best :D
why don't make a story in comic style? surely a lot of work T.T but definitely also fun
at the first moment, also I didn't know where it was. It looks like ICN airport.
thanks for your compliments. yes, it should be hard work... I just drew some people without any story.
엥 어떻게 대한항공 표가 진에어 표가 둔갑할 수가 있죠? 진에어랑 코드쉐어라니...ㅋㅋㅋㅋ 대한항공 완전 사기꾼들 아니야...ㅠㅠ 그랬으면 저는 바로 클레임..하면 진상이려나....;;ㅠㅠ
사실 저는 그지라 저가항공만 타고 다녀서... 서비스가 더 좋아질 수 밖에 없음... :D
오오 이거 너무 좋은 장점인데요? 더 나빠질 수 없는 서비스 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하도 에어아시아 타고 다녀서, 에미레이츠랑 카타르 항공 탔을 때, 좌석이 넓어서 불편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ㅋㅋ
tip! 0.5
ㅋㅋ 그렇습니다. 알고 샀다는게 호구 포인트죠 !! 다음엔 대한항공 코드쉐어를...!!! 쥬륵.
ㅋㅋㅋㅋ 밝은 르바님! 그렇습니다. 저도 진에어 대한항공 코드쉐어를 탔기에, 이제 어지간한 코드쉐어 어택에는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죠!
좌석이 넓어서 불편할수 있군요 ㅋㅋㅋㅋㅋ 아악 ㅋㅋㅋ
오호 ㅎㅎㅎ 신기하다 베트남으로 여행온 포스팅볼때마다 신기함ㅋㅋ 혼돈의 카오스인 베트남 도로를 적응할때쯤 한국오셨겠군요.
ㅋㅋㅋㅋㅋ 한국으로 여행오는 외국인을 보는 느낌인가요??!
저는 저렇게 막 다녀도, 차가 알아서 사람을 피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만난 베트남 사람 말 들어보니 딱히 아닌듯 같더군요 ㄷㄷ 최근에 법이 강화되었지만 운전자들 잘 안지킨다고... 알아서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안녕하세요, bleury님. 저는 술고래가 아닌 스팀고래를 꿈꾸는 아페리티프 @aperitif 입니다. 팔로우+보팅하고 갑니다 :)
그리고 베트남 여행기 너무 기대되네요. 작년에 하노이랑 하롱베이에서 정말 행복했었는뎁. 여행기 글 보면서 대리만족 해야겠어요 :)
하하 술고래보단 스팀고래가 좋아보이네요 ^^
저는 하롱베이 날씨가 너무 안좋고 컨디션도 나빴어서 ㅠㅠ 우울한 여행기가 될 것 같습니다. ㅠㅠ 언제 한 번 멋진 하롱베이 사진 올려주세요! :D
베트남여행시 참고할 정보가 많군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여행자보험을 타게되셨다는건...
뭔가 어마어마한 일이 있으셨단 건데...
가슴 졸이며... 다음 여행기를 기다려 봅니다!
후 ... 핸드폰 도난당해서 경찰서가고 쌩난리였어요. ㅠㅠ
설날이라고 경찰서 안하는 문화 충격을 겪었습니다 ㅋㅋ
그래서 여행 후반부 사진이 거의 없네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