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경제톡] 제품의 세부 사항을 알 수 있는 기술, 스마트 라벨

in #kr6 years ago (edited)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를 때,
백 길 제품 속은 알 수 있는 방법
- 제품의 세부 사항을 알 수 있는 기술, 스마트 라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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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67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낙사고라스는 떨어진 운석을 보고 태양이 헬리오스 신이 아니라 활활 타오르는 바윗덩어리에 불과하다고 확신했다. 그 확신을 주장으로 펼친 아낙사고라스는 “영험한 신을 믿지 않는 자들 혹은 하늘의 일에 관한 학설을 가르치는 자들을 고발해야 한다”는 법령에 의해 불경죄라는 죄목으로 아테네에서 추방을 당한다. 이처럼 인간은 태초부터 끝없이 의심하며, 의심한 덕분에 진화해왔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을 의심하고, 의심을 증명하고, 증명된 것을 토대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이 정보가 넘쳐 흐르고, 넘쳐 흐르는 정보의 진위 여부를 가늠하기가 힘든 때에는 더욱 의심이 많아지는 법이다. 해마다 판을 치는 원산지 표시 위반은 물론이요, 해외에서 들어오는 진품 여부가 불확실한 제품들로 진실된 후기를 알 수 없어진 수많은 제품들까지 사려는 소비자도 정직하게 팔려는 판매자도 혼란스러워진 이때, 혜성같이 등장한 기술이 바로 ‘스마트 라벨’이다.


“스마트라벨의 기반, 인식 기술”

스마트 라벨은 상품의 원산지 정보, 사용법 안내, 주의사항, 주요 성분, 유통 과정 등의 세부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일컫는 단어다. 스마트라벨은 마이크로칩(mircochip)이나 QR코드, RFID(Radio Frenquecy Identification) 등의 형태로 부착되게 된다. 1948년 미국인 버나드 실버가 ‘계산할 때 자동으로 제품의 정보를 읽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슈퍼마켓 사장의 불평을 듣고 고안한 발명품 ‘바코드’는 이제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1차원의 선으로 이루어진 바코드 대신 더 많은 정보를 담고 더 높은 복원력을 가진 인식 기술이 요구되며 2차원의 사각형 격자무늬 코드인 QR코드가 탄생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점차 높아지며 QR코드의 활용 분야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자동으로 확인과 추적이 가능하고 메모리까지 내장된 RIF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무선 통신 기술의 개발 덕분에 정보 저장의 역할에 그치지 않는 스마트 라벨이라는 영리한 기술이 생겨나게 되었다.


“백 길 제품 속도 훤하게”

스마트 라벨의 탄생이 가져온 가장 큰 이점은 어떤 제품이든 소비자가 투명하게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많은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식품군의 경우, 원산지부터 가공일, 원재료, 알레르기, 영양정보, 주의사항, 브랜드 정보 등을 스마트 라벨 하나로 모두 알 수 있어 안심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 예로 2008년 11월 국세청에 구축된 ‘주류유통정보시스템’은 양주를 제조하는 제조장의 술병에 스마트 라벨을 부착해 제조 공장에서 소비자의 손에 양주가 들어올 때까지 모든 유통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에 대한 충분한 정보는 물론 진품 구별이 어려운 양주의 진위여부까지 한 번에 파악 가능한 것이다. 스마트 라벨의 이러한 활용은 비단 식품군 뿐만 아니라 일반 제품에서도 빛을 발하는데, 국내 철강 업체인 동국제강은 스마트 라벨을 통해 고객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시험성적서를 조회해 제품이 제대로 된 시험을 거쳐서 적합 판정을 받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업사원에게 연락해 우편으로 시험성적서를 받아보았던 이전의 지난한 과정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K뷰티를 통해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우리나라 화장품 역시 타국의 위조 제품과 구별을 위해 ‘엠태그(M-Tag)’를 이용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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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라”

소비자만이 스마트 라벨의 이점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판매자 역시 소비자의 취향과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스마트 라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 코카콜라는 2009년 패스트푸드점에 ‘코카콜라 프리스타일’이라는 자판기를 공급했다. 165가지의 코카콜라 제품을 갖추고 있는 이 자판기는 스마트 라벨이 부착되어 있어 소비자의 구매 현황 및 선호도 등의 정보가 수집된다. 기계를 도입한 지 불과 1년 후 미국 전역에 500개 이상의 자판기를 배치한 코카콜라는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지역마다 자료를 취합해 새로운 음료에 대한 평가나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생산, 유통, 재고 관리에 이용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전초밥집 접시에도 스마트 라벨을 부착해 손님들이 선호하는 초밥 종류를 골라내고 초밥을 만드는 속도를 조절하는 데에 이용한다. 다국적 기업에서부터 동네 식당까지, 스마트 라벨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선택지가 너무나도 많은 세상 속에서 늘 현명한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다. 더 저렴하다는 이유로 기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사거나, 급한 마음에 인터넷에서 대충 보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별 생각 없이 구매한 제품이 가짜이거나 하는 경우를 누구나 겪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 라벨 기술이 있다면, 우리는 좀 더 편리하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더 이상 나의 선택을 의심하지 않아도, 스마트 라벨이 제품, 그리고 나의 선택을 증명해줄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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