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 비용 3000원 적당한가?

in #kr7 years ago

거리를 다니는 오토바이 중에서 음식 배달 오토바이가 가장 험하게 타는 것 같다.
보통 씨티100 등의 언더본 기종이나 소형 스쿠터에 커다란 배달통을 매달고 다닌다.
횡단보도 주행, 인도 주행, 신호위반 등 각종 불법을 저지르면서 위험하게 탄다.

모 배달대행 업체의 경우 오토바이를 지급하고 한 건 배달할 때마다 배달원에게 기본 3000원을 지급한다.
기상 상황이나 배달 거리에 따라 가져가는 몫은 조금씩 증가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원의 스마트폰 화면에 배달 내용이 뜬다.
주문이 마음에 들면 배달원은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배달 내용을 터치한다.
다른 배달원보다 빨리 주문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잠시 머뭇거리면 주문은 사라진다. (다른 배달원이 가져간다.)
주행 중 쉴 새 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하고 주행 중에도 스마트폰을 조작한다.
이 과정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주문 내용에 따라, 식당에서 음식을 픽업하여 고객에게 전달하면 한 건 처리가 끝난다.

기름값, 식대 등의 비용을 제외하고 최저시급이라도 챙겨가려면 시간당 3건 이상을 처리해야 한다.
식당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10분, 식당에서 고객에게 음식을 전달하는 시간을 10분이라고 보면
쉬지 않고 계속 타야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있고,
고급 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입구에 오토바이를 새워놓고 걸어가야 한다.
길이 막힌다고 배달 비용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길이 막히면 갓길이나 인도 횡단보도 등 구석구석을 비집고 다닌다.

정상적으로 신호 지켜가면서 한 번에 한 건씩 처리해서는 최저임금 챙겨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배달 대행업체는 계속 사람을 뽑는다.
대부분 기본급 지급 없이, 건당 지급이기 때문에 배달원을 추가 고용에 따른 추가 지출분이 적다. 오토바이만 한 대 지급하면 된다.
배달 수에 비해 배달원이 많아지면, 배달원 1인이 처리하는 배달 숫자는 줄어들고, 배달 1건에 걸리는 시간은 짧아진다.
노동자의 수입은 줄고, 서비스 질은 향상된다. 배달 수요 증가가 없어도 배달원 공급은 계속 늘어난다.

고객의 입장에서야 한 푼이라도 싸게 먹는 것이 좋겠지만,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없다.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려면 그에 합당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그래야 그를 처리하는 노동자도 산다.

배달음식 산업의 가장 밑바닥에는 위험하게 거리를 누비는 배달 노동자가 있다.
산업이 배달 노동자의 저렴한 목숨값에 기반을 두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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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좋은 일 생기세요.

넵 감사합니다.

배달원들의 고충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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