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한 살의 무게
끝과 시작
시간에 끝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세심하게 쪼개 놓은 시간의 분절. 무한의 시간을 먹기 좋을 만큼 촘촘하게 잘라놓은 조물주를 찬양한다. 인내가 부족한 나로서는 하나의 기간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퍽이나 다행이다. 지루하기도, 때로는 무척이나 고통스럽기도 했을 1년. 그 365일을 매일 같이 일어나고 매일 같이 잠들며, 매일 같이 씻고 먹고 마시며 보냈으리라. 한 해 목표를 채 이루지 못한 것이 뭐 대수랴. 한 해동안 수고한 나를 위무하기도 바쁘다. 그래, 이렇게 또 일 년이다.
한 살의 무게
해가 바뀔 때마다 ‘나이’라는 놈 앞에 선다. 새해의 첫 날 적잖게 받은 질문은 바로 ‘올해 나이가 몇이지?’. 누가 꼭 짚어 기억하게 하지 않아도 나이는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내가 몇 해나 살아 왔는지 따위가 뭐 중요하다고. 내가 살아온 해의 갯수만큼 삶에 더욱 능숙하기를 요구하는 사회라 그럴까. 하긴 나이가 찰 수록 인생의 경력직이 되어가는 셈인데, 나는 아직도 삶이 영 익숙치가 않다. 분에 넘치게 나이의 훈장을 달아버린 것 같다. 나이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당위를 가장 싫어 하면서도 무작정 거부할 수 없는 이유는 무얼까. 떼려야 떼어 낼 수 없는 나이의 무게. 철 모르던 시절, 빨리 나이를 먹고 싶다던 호기로움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마음의 끈을 조이고
이루지 못할 걸 알면서도 매년 새해 목표를 세운다. 지루할 정도로 한 해 꼭 한 번 반복되는 이 의식은, 스스로 마음의 끈을 조이는 과정이다. 2017년의 목표를 돌아보니 그래도 반절 이상은 성공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만족스럽다. 지난 해의 후회를 담아 다가올 해의 방향을 짚는다. 꾹꾹 눌러 쓴 한 문장 한 문장이, 일 년동안 나의 나침반이 되어주겠지.
지금까지 다섯
연말에 치르는 또 다른 의식은 남편과 서로에게 카드를 쓰는 것. 연애때부터 시작해 벌써 주고 받은 카드만 다섯 개를 모았다. 올해는 특별히 그 동안 썼던 카드를 모두 꺼내어 함께 읽는 시간을 가졌다. 우스운 것은 매해 '올해는 정말 특별했다.'는 문구는 빠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이어지는 문장. '매해 특별하지 않았던 해는 없었겠지만.' 올해도 그 문장이 빠지지 않았다. 역시 '특별하지 않은 해'는 없는 모양이다. 앞으로 펼쳐질 1년 365일도 특별함으로 채워지겠지. 생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안녕하세요. @beer.kgb 입니다.
7day b & w photo challenge 이벤트에 초대합니다.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bburi.boram 님을 지명드립니다.
강제 참여는 아니니 아래 링크보시고 참여하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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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하고 갈게요~
네 참여하겠습니다 :-) 감사해요~!
아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이 밤(여긴 밤입닌다^^;)에 읽기 참 좋은 글이네요. 연말에 카드교환도 낭만적이고 의미가 있어 나중에 따라하고 싶습니다. 올해도 정말 특별했으면 좋겠네요 :-) 우선 팔로우하고 보팅파워 충전하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ㅎㅎ
와! 정말 감사합니다 :-) springfield님에게도 올해가 특별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좋은 밤 되시고요 ^^
현재 우리가 태어났다는 것 만으로도 "기적" 의 과정을 거쳤다고 하는데, 그 기적의 과정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자체가 '특별하지 않은 날, 해'가 없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맞아요. 산다는 것 만으로도 매 해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nps0132님도 올해는 더 '특별히' 행복한 한 해 되세요!
남편과 서로에게 카드를 쓰는것 참 부럽습니다 저도 참고로 하겠습니다^^
네 저희도 매년 계속 이어가보려고요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