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의 자정 일기: 유치한 드라마 2

in #kr3 years ago (edited)

유치한 드라마 2

갑자기 지난 토론이 생각났다. 사용자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이상 나는 마케팅 관련 일은 웬만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데로 할 수 있게 크게 상관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슈가 되었던 것은 타이틀을 정하는 문제였다. 나는 그때 너무 아파서 병가를 낸 상태였고, 모든 토론은 메시지로 오가고 있었다. 아픈 상태에서 읽을 정신도 없었고 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자꾸 오는 메시지에 어쩔 수 없이 읽고 기분이 나빠 잠시 고민을 해야 했다.

피엠과 K가 의견이 갈려 있었는데 이유는 마케팅팀과 피엠은 A 타이틀을 원하는 거였고, K는 B 타이틀을 원하는 것이었다. 다들 적당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는 중에 K가 영어를 제2 언어로 쓰는 사람들을 빗대어 편견적인 의견을 내놓고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의견에는 아무런 증거 자료나 데이터가 없었다. 적어도 어느 특정한 그룹을 빗대어 의견을 말할 거면 어떤 데이터나 자료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떻든 거기서 영어를 제2 언어로 쓰는 사람은 나 한 명뿐이었고, 왜 영어를 제2 언어로 쓰는 사람들이 튀어나와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고 기분은 나빠 이걸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가볍게 서로 기분 나쁘지 않게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는 거였는데, 사실 나는 아무것도 보내지 않았다. 병가를 내고 쉬고 있는 사람이 일하는 것도 싫었고, (그런데도 다른 프로젝트는 해야 했다. ) 일단 먹지도 못하고 누워 있는 상태에서 전화기를 들고 타이핑을 하는 것이 너무 귀찮고 싫었다. 그리고 사실 타이틀을 정하는 것은 피엠과 마케팅에서 해야 할 일이고 K는 의견만 주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그의 편견적인 의견이 맘에 들지는 않지만, A나 B나 어떤 타이틀로 정해지건 사용자에게 아주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또 내가 여기서 영어를 제2의 언어로 사용하는 것에 이야기를 하면 K가 재미있게 생각해서 앞으로 나에게 더 공격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 K는 내가 다 만들어 놓은 스크린도 지워버리고 매니저에게는 내 핑계를 대며 스크린이 없어서 발표를 못 한다고 ( 발표를 내가 하지 K가 하는 것도 아닌데 ) 생쇼하는 난리부르스를 보며 없던 혈압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피엠이 타이틀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나에게 의견을 묻는다. 아하! 그래 알았어. 영어를 제2의 언어로 쓰는 내가 보았을 때 K의 의견은 굉장히 편협한 생각인 거 같고, 왜 마케팅팀이 주장하는 타이틀이 사용자에게 더 잘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정확하게 자료를 제공하며 설명해 주었다. 피엠은 너무 가치 있는 의견이라며 마케팅팀에 알리겠다고 했다.

사실 의견을 주는 건 나의 위치와 입장에서 나의 일을 하는 것임에도 나는 K와 조금도 얽히고 싶지 않은 마음에 피했다. 그런데 오늘 내가 한 일을 지워 버린 것도 모자라 내 일을 네가 하려고 하는 건 또 뭔데? (지워 놓고 미안했니?) 뭐 그동안 이것저것 내가 한 일을 조금씩 바꿔 놓은 건 내가 그냥 참을게. 어차피 내 일이라 내가 다 알아서 다시 다 했으니까. 하지만 지워버리고 내 핑계 대는 건 아니지.

이미 K와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하고 있으니 새로운 프로젝트부터는 같이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매니저에게는 말했으나 이미 같이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 문제다.

일하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왜 이런 쓸 곳 없는 곳에까지 에너지 낭비를 해야 하는 건지 정말이지 인간 혐오증에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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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저런 사태가 벌어진 걸 다른 사람도 알겠죠 ㅠㅠㅠ 고생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일하면서 인간관계가 참 어렵네요. 건강하시죠?? 확진자 소식도 많고 늘 건강에 유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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