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 고전의 혁신(스포 가득)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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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에 대해서 깊게 알지는 못한다. <깨어난 포스> 나올 때 영화 시리즈만 한 번 쭉 본 정도? 그 전에는 그냥 옛날 영화다 생각하고 내용만 대충 아는 정도였지... 애니메이션이나 파생작품은 보지 못했고, 영화 말고 아는 정보라곤 나무위키에서 본 게 다였다. <깨어난 포스> 직전에야 에피소드1부터 6까지 쭉 몰아봤다. 재미는 있었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것도 많았다. 레아 공주가 어떻게 잡히게 되었는지, 데스스타는 어떻게 폭탄 한방에 박살나게 2번씩이나 설계가 되었는지-_- 같은 것들 말이야.

<로그 원>은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제작진의 해답이다. 설득력 있는 스토리 전개로 기존 에피소드의 설정구멍들을 효과적으로 메웠고, 4편과의 유기적인 연결에도 성공했다. 전원 몰살 엔딩을 선택함으로써 영화의 비장미를 가득 살리고, 그들의 처절한 희생을 보여줌으로써 기존 캐릭터들의 가치를 끌어올린 것도 마음에 든다.(모든 캐릭터가 전멸함으로써 4편과의 충돌도 없다는 것도 좋고) 스토리 측면이든 설정 측면이든, <로그 원>은 에피소드 3와 4의 연결고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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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고리로써의 <로그 원>은 만점에 가깝지만, <로그 원> 자체만 두고 본다면 아쉬운 지점은 분명 존재한다. 특히 산만한 초반부가 너무나 아쉽다. 무슨 사건인가 알아차리려고 하면 다른 행성으로 넘어가고 새로운 인물의 이야기가 나오니 몰입이 될 수가 있나... 아쉬움은 후반부에 갈수록 만회가 되지만, 이 영화 최대의 단점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산만함만 버틴다면 중반 이후로는 확실히 재미있다. 파편적으로 흩어진 스토리가 중반부에 들어서며 절묘하게 합쳐지고, 그렇게 합쳐진 스토리를 환상적인 전투씬과 인상적인 결말로 뻥 터뜨린다. 지상전투와 공중전, 우주전 등 다양한 전투가 벌어지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활약이 연이어 펼쳐진다. 비극적 결말과 안도의 순간을 치고 들어오는 다스베이더의 짧고도 강렬한 마무리까지. 후반부의 전투씬과 결말만으로도 영화는 호평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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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리즈 중 분위기나 연출 측면서 가장 이질적이다. 전투는 SF라기보다는 실제 전쟁영화와 비슷하게 연출되며, 분위기는 시종일관 암울하다. 포스는 임웨의 입에서나 회자되는 헛소리로 여겨지고, 스타워즈의 상징인 광선검 전투도 마지막에 한 번 나온다. 기존의 스타워즈가 제다이로 대표되는 영웅 서사시였다면, <로그 원>은 영웅들의 신화 속에 가려진 일반인들의 처절한 사투다. 악전고투를 거치며 모든 캐릭터들에게 감정이 실리고, 그들의 희생이 절절하게 와 닿는다.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 가장 우울하고 어둡다.

그러면서도 <로그 원>은 기존 설정과 캐릭터들을 적재적소에 녹여내며 스타워즈의 느낌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지나가는 비행기를 보며 대사를 내뱉는 C-3PO, CG를 통해 재연된 타킨 총독과 레아 공주 등 기존 에피소드의 캐릭터들을 적절히 활용했고, 대사나 비주얼 등에서 영화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모습들을 느낄 수 있다. 결국 <로그 원>도 스타워즈 시리즈다. 탄막을 뚫고 스위치를 올리는 임웨의 행동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포스의 위력을 이전 시리즈를 본 모두가 알고있기 때문이다. <로그 원>이 스타워즈에 합류하면서 스타워즈 서사의 볼륨도 더 두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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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원>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냥 스타워즈 시리즈 전개를 위해 에피소드3와 에피소드4의 공백을 메우는 기능적 영화겠지 싶었지. 시리즈의 중간 이야기니 진입장벽도 높을거고, 시작과 결말도 얼추 정해져 있으니 스토리도 뻔할거라 생각했다. 결과물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로그 원>은 연결고리로써의 역할을 100% 수행함과 동시에, 개별 영화로써도 좋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나아가 과감한 연출적 혁신으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새로운 활로를 여는 데도 성공했다. 시선을 돌리고 연출을 달리하니 뻔한 스토리도 새롭게 와닿는다. <로그 원>의 성공으로 후속 작품들에게도 더 많은 선택지를 쥐게 되었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새로이 시작된 후 현재까지 2편의 영화가 나왔다. 모두 나름의 성공을 거뒀지만 그 방식은 정반대다. <깨어난 포스>가 기존의 스타일을 충실히 답습하여 성공을 거뒀다면, <로그 원>은 과감하게 혁신을 택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앞으로 나올 작품들은 어떠한 길을 걷게 될까? 두 작품의 퀄리티를 보니 어떤 방향으로 나가든 평균 이상의 작품은 될 거라는 확신이 생긴다. 스타워즈는 나온 지 30년이 넘어가는 고전이 되었지만, <로그 원>이 보여준 혁신은 시리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스타워즈의 미래는 아직도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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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를 놓치면 한 번 더, 우리가 이길 때까지, 기회는 계속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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