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계속 얘기하는 이유
예전에 팟캐스트에서 나는 그런 얘기를 했다. 우리 윗세대에게 '광주'가 있었다면, 우리 세대에게는 '세월호'가 있다.
실제로 그러했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던 평범한 시민들이 자각하여, 궁극에는 한 목소리로 촛불을 들게한 것은 '세월호'였다.
덕분에 지금은 정권이 바뀌었다.
그러면 이제 잊으면 되는 건가?
나는 지금도 엄혹한 박근혜 정부 시절을 기억한다. 그 당시 우리는 아무것도,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물론 아무 것도 안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억 투쟁'을 하기로 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영원한 정권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영원한 권력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우리가 세월호를 계속 상기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우리는 유가족에게 약속을 했다. 아니, 스스로가 최소한의 인간성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약속을 했다.
"잊지 않겠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망각의 동물이다. 무언가를 잊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반복해서 상기하는 것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해마다, 아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를 반복할 뿐이다.
여기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든, 이것을 각자가 처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얘기하든. 그건 그 사람들의 얘기이고. 대부분의 시민들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 속에서 아무 것도 못한 자신이 계속 살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택이 그것이다.
여기에 자꾸 사람들이 덧칠하려고 든다.
그럴 필요 없다고 본다.
추가적인 의미 부여. 뭐, 개개인에 따라 그게 필요하다면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그럴 필요 있을까?
이미 세월호 참사를 통해 자각하고 자신이 이전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면,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그 활동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계속 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심지어 나중에 유가족들이 이제는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되었다고 말한들. 그것들은 멈출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건 애초에 별개의 문제이니까.
마찬가지로 우리는 끊임없이 세월호를 기억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자가 처한 자리에서 노력할 것이다.
나는 노란 리본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그 날.
실시간으로 SNS에서 언론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그 상황을 지켜본 후. 내 심장에는 거대한 노란 리본이 박혀있다.
그리고 그것은 죽을 때까지 평생 갚을 수 없는 부채로 남아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란 그런 것이다.
각자 표현 방식은 다르겠지만.
그런 것이다.
누군가가 뭐라하든 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