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팀] 시가 주는 것들
책 읽는 @rosie2입니다.
최근 바쁜 일상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는데, 우연히 스팀!잇에서 책 읽는 법에 대한 포스팅을 봤어요. 책 읽는 습관을 잘 들이려면, 그만큼 시간 활용도 중요하지만 장소에 맞는 책 선정이 중요하다는 글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학교 통학 시간이 도합 3시간이 넘고, 학교를 가지 않는 날에는 하루 종일 알바를 해요. 지하철에서 굳이 방향을 체크하지 않고 몸이 가는대로 움직이면 목적지에 알아서 도착해있는 지경에 이르렀죠. (지옥철 인생..)
어떻게 하면 북적이고 계속 이동해야하는 지하철에서 독서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예전에 사두었던 시집을 꺼내게 되었습니다. 시를 읽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뿐더러 시집은 가벼우니까요.
꺼내든 시집은 바로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1 – 인생편」이고, 오늘은 그 중 감명 깊게 읽었던 시 몇 편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빈 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ː 기형도
개인적으로 기형도의 빈 집은 사랑을 잃은 아픔보다, 오히려 절절한 사랑 고백으로 느껴지는 시인데요. 짝사랑을 해봤던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것 같아요. 그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우고, 떠올리고, 망설이는 지를! 저는 여기서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이라는 말을 가장 좋아합니다.
보물 세 가지
내가 소중히 여기는 보물 세 가지가 있지.
헤아릴 수 없는 사랑
검소
그리고 누군가를 가르치려 드는 것ː 노자
여러분은 사랑을 하고 계시나요? 누군가를 한없이 사랑한다는 걸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어요. 혈육이 아닌 완전히 타인을요. 그건 연인이 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있겠죠. 그리고 검소,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 것. 제가 항상 지키려는 것들인데, 어찌 보면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죠. 돈이란 있으면 쓰고 싶고, 지식은 뽐내고 싶으니까요.
능력, 재능, 재주
절벽 가까이로 나를 부르시기에 다가갔습니다.
절벽 끝으로 가까이 오라고 하셔서 더 다가갔습니다.
절벽에 겨우 발붙여 선 나를
절벽 아래로 밀어 버리셨습니다.
그 절벽 아래로 나는 떨어졌습니다.
그때서야 나는 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ː 로버트 슐리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안고 있었어요. 하고 싶은 일은 막연하게 생각하면 많은데,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니 잘 모르겠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이 시를 읽고 나서 뭔가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그렇게 많으면서 정작 무언가를 ‘해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 정말로 그렇다고 생각해요. 막상 시작하고, 도전하고, 떨어지기 전에는 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걸요.
스팀잇에 글을 쓰기 전에 표시해두었던 시들을 다시 읽어보는데, 그 전과 같은 감동을 주는 것들도 있는 반면 아예 새롭게 느껴지는 시들도, 왜 표시했지 궁금해지는 시들도 있었어요.
시라는 건 독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것 같아요. 반복해서 읽을 때마다 아예 다른 기분을 주기도 하고, 그 짧은 문장이 준 감명 때문에 하루 종일 내내 생각하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저는 시를 좋아합니다. 시가 주는 것들이 참 많아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말 잘보내세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를 매번 읽어봐야지 하는데 몇년간 읽어본 기억이없네요 반성합니다ㅠ_ㅠ
좋아하는 시 한편쯤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D
좋은글 감사합니다^^ 국어공부하느라 처음 시를 접해봤는데 소설 못지않게 시도 읽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ㅎㅎ 물론 고전시가는 싫어요 ㅋㅋ
저도 고전시가는 싫어해요ㅋㅋㅋㅋㅋ 읽어도 이해를 못해서 울림을 주지 않는 그것.. 댓글 감사합니다 :)
맞아요 ㅠㅠ 도대체 이걸 왜 배우는건지
현실웃음 터졌어요ㅋㅋㅋㅋ 화이팅~~!
[KR-YOUTH] $ 1 보팅 지원 (4/5)
지옥철에 적응하셨군요.ㅠㅠ
일단 저를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앗 세상에 한손님.. 제가 답글이 너무 늦었습니다ㅠ.ㅠ 지옥철은.. 이제 무소유의 마음으로 탑니다. 사람들과 한 몸이 되는ㅋㅋ 보팅 지원 감사합니다 S2
최근에 시를 몇 편 보면서 시인들에 대한 존경심만 생겼습니다ㅎㅎ
어떻게 그 짧은 글귀 안에 그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는지..
맞아요 짧은 글일수록 쓰기 어렵다고 하죠...! 그래서 좋은 시를 읽을 때 마다 감탄하게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