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담백하다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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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커뮤니티 게시판에 처음으로 글을 쏘아 올린 적이 있다. 당시 내가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인터넷에 처음 써보는 글이었다. 글을 잘 써야겠다는 생각보다 내가 느낀 점을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컸다. 다시 읽어보고, 다시 쓰고, 고치고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깔끔한 글이 완성됐다. 그런데 공감한다는 댓글보다는 "이 글 좋다", "담백한 글이다" 라고 적혀있는 댓글들이 나를 더 기분 좋게 만들었다.

"담백하다"

  •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
  • 아무 맛이 없이 싱겁다

글을 쓸 때는 멋을 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 쓰지 않는 단어나 뜻을 잘 모르는 어려운 단어들을 굳이 넣어 뽐낼 필요가 없다, 오히려 과장된 길거리 패션을 보는 것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욕심을 없애고 그냥 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순수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좋은 글이라 생각한다.

글에도 맛이 있다면, 과연 담백하다는 말은 좋은 말일까? 여러 가지 맛이 있는데 아무 맛도 없다는 건 글에 색깔이 없다는 말이 아닐까?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담백하다고 칭찬을 한다. 너도 나도 이런 표현을 쓰다 보니 이제는 담백하다는 건 싱겁다는 뜻하고는 거리가 멀어졌다. '맛이 좋다' 라는 뜻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담백한 글은 결국 좋은 글이다.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항상 소금을 넣지 않은 싱거운 음식을 해주시곤 했다. 조미료 없는 깨끗한 음식을 말이다. 그 음식에는 아무 맛이 없었지만, 나와 동생의 건강을 위한 따듯한 마음이 있었다.

"대빵 맛있지?" 엄마가 물어본다.

이제 이 질문에 맛있다고 거짓말할 필요가 없다.

"응, 담백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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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를 내려놓아야 담백함을 맛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멋진 말씀입니다

좋은 말씀이십니다. 저도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운 단어를 써서 보고를 하면 도리어 욕을 먹습니다. 임원분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항상 어린아이나 부모님이 이해할수 있게 보고서를 쓰라고요. 글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심플한게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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