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너의 이름은

in #kr-writing7 years ago

여러분은 본인의 인터넷 레벨(!)을 얼마로 평가하시나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제가 한 용 세마리 정도 두드려 잡고 구해준 공주 다섯명은 자기 왕국으로 돌려보내고 노후를 준비하는 용사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이 이런 얘기는 어디서 들었어? 하면 훗, 가소로운 녀석들. 이 얘기는 인터넷에 널린 이야기란다. 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다녔지요. 특히 커뮤니티를 유랑하며 좋은 정보와 썰만을 쏙쏙 빼내는 것만을 큰 낙으로 삼았어요.

처음 스팀잇을 시작했을때 가졌던 가장 큰 궁금증은 "얘의 정체가 뭐지" 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도 저에게 남아있어요. 대체 얘는 뭘까요?

1. SNS

제가 처음 스팀잇을 입문했을 때 알고 있던 스팀잇은 '코인을 기반으로 한~(중략)~SNS'였어요. 저는 SNS 3대장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유저로 스팀잇의 정체성을 대략 비슷한 류로 파악했죠. 

그런데 왜 SNS에도 주구장창 글을 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눈팅만 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제가 후자거든요. 스팀잇은 저같은 눈팅유저에게 너무 괴로운, 눈팅할 거리가 없는 SNS인거예요. 

물론 KR 태그에서 올라오는 글이 많지 않아서도 있지만 '읽을만한 거리'를 찾기가 너무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더라구요.

왜냐하면 보통 SNS는 공유(여기선 리스팀이죠)와 좋아요(마음찍기 하트날리기 등등)로 어떤 유저가 읽었던 글을 그의 친추 유저들이 읽을 수 있게끔 되어있어서 관심이 없거나 지인의 지인 글이라도 읽을 수 있는데 (이러면 자동적으로 읽을게 많아지잖아요?) 스팀잇은 리스팀 하나 밖에 없더라구요.

팔로워한 사람들이 읽고 추천을 누른 글을 보기는 요원한것인가... 리스팀만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죽치고 있다가 올라오는 글을 보고 팔로우해서, 아 좀 이상하죠.

그래서 저는 속으로 "스팀잇은 SNS라는 좀 달라"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2. 커뮤니티

다음카페 같은 커뮤니티나 디씨갤러리 등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앗, 근데 여기서도 결이 달라요. 커뮤니티의 핵심은 뻘글이에요. 제목 한 줄 내용 한 줄의 글이라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요. 왜냐하면 그렇게 대충 써도 되는 게시판이 있고, 정보성 글이나 이슈를 올리기 위한 게시판을 따로 설정하기 때문이죠.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분류에 따라 올리고, 읽는 사람도 원하는 게시판에 들어가면 되니 어떤 글을 쓰든 상관 없어요.

그리고 커뮤니티의 핵심은 유입과 화력이에요. 아무리 뻘글이라도 글이 많이 올라와야 이득인 구조예요. 그런데 스팀잇은 커뮤니티라고 하기 어려운게 '뻘글'을 쓸 수 없는 게시공간이잖아요. 바로 코인과 연결되어있으니까요.

추천을 받을만한, 코인을 받을만한 글에 관해 모두 개인적인 기준이 있으실거예요. 거기에 "제목 : 오늘 뷔페갔는데 / 내용: 화장실에 왕 구렁이 놓고 옴ㅎ"과 같은 글에 과연 누가 추천을 해줄까요? (물론 커뮤에서는 'ㅋㅋㅋㅋㅋ'로 도배되는 인기글이겠지만요)

아, 역시 커뮤니티는 아닌 것 같아요. 엑스엑스! 

3. 칼럼 사이트

제목이 이상한데, 칼럼만을 올리는 사이트들이 있잖아요. 기고 한다고 하죠. 또 그 칼럼의 내용의 질에 따라서 원고료를 받으니 (독자의 추천과 원고료의 정비례 관계) 비슷한 것도 같아요. 요새는 아예 정기 회원권을 끊어서 구독하게 하는 칼럼 사이트도 있구요.

하지만 수익구조만 비슷할 뿐, 여기저기 다른 게 너무 많네요. 일단 스팀잇은 원고처럼 특별한 주제가 있어야만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애초에 스팀잇의 취지와도 멀고 지나치게 유입이 어려운 구조가 되어버리니, 아예 성격이 다른 것 같아요.

흠, 이것도 역시 아닌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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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고민중입니다. 그냥 활동하면 되는 문제지만, 저는 이 친구가 궁금하군요! 왜냐하면 스팀잇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은 운영자의 개입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니까요.

이 공간에 어떤 사람들이 모이고 어떤 규칙 (우리들만의 은연중의 규칙과 하위문화들) 이 만들어지는 지, 그리고 지금 어떤 모습을 이루고 있는지 궁금해요.

여러분은 스팀잇이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세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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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방향을 잘 잡고 가려고 고민하고 계시는 거네요 ㅎㅎ
잘 지내셨죠?
금방 좋은 답을 내리시리라 생각해요
화이팅 입니다 :)

네! 요새 본의아니게 띄엄띄엄 들어오게 되네요(mm) 무엇보다 스팀잇이 제 컴퓨터 안에서 도무지 돌아가지를(...) 않아서(...) 글을 몇번이나 날렸는지.. 흐흑... 어디로든 가고 있는 거 같기는 한데ㅎㅎ 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D

아 그러시군요 ㅠㅠ
에버노트나 카카오톡 이용해서 미리 작성기록을 남기고 업로드만 하시는 방향 추천드려요!
날아가도 걱정없으니까ㅋㅋ

앗 그게 좋겠네요 매번 이미지 날라갈때마다 심장이 반으로 찢어질거같은..흐흑... 에버노트는 저도 예전에 썼었는데 되게 좋더라구요! 다시 해봐야겠어요. 조언 감사합니다^0^/

ㅎㅎ심장이 반으로 찢기는 그 기분알죠...
자책 ㅜㅜ

저는 블로그처럼 사용하려고합니다. 제일 비슷한 형태라고 생각도 하구요 ㅎㅎ

그 말씀도 맞아요. 블로그도 제가 고민해 본 플랫폼 형태 중 하나인데 제가 블로그 유저가 아니었어서ㅜㅜ 흐흑 잘 모르겠더라구요. 블로그 세계는 어떤 글을 올리는 곳인가..! 하는 블로그 공부부터 해야 할 판이라ㅎㅎ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D

스팀잇의 속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포함되어있네요 : )
저도 정확하게 정의내리긴 어려워서
그냥 가볍게 내 얘기를 풀어놓는 공간
정도로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소통하고 돈도 벌 수 있는
매력적인 일기장이 아닌가 싶어요 : )

저는 제 일기장에도 솔직하지 못한 ;ㅅ; 거짓말쟁이인가봐요. 자꾸 누군가 제 글을 읽는다고 의식하기 때문일까요? 어떤 글을 올려야 양질의 글이 될지 고민이 많아요. 또 양질의 글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ㅅ; 저는 고민만 산더미인것 같아요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아직 뉴비라서 아는건 별로 없지만.. 저는 스팀잇을 스팀잇 그 자체로 보고있습니다!! 뭔가 다른 sns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독창적인 느낌을 많이받네요 ㅎㅎ 개선만 더 한다면 좋은 sns가 될것 같아요 ! 보팅과 팔로우 하고갈게요!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말씀하신대로 약간의 개선 (가벼운 앱과 사이트ㅜㅜ) 이 된다면 더욱 자주 찾아올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 같아요. 또 이런 면이 약간의 개성같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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