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같이 떠나는 배낭여행] 미친여행 CHAP3_18 + 4_01 터키 안녕 + 파리에는 사람을 친절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나?

in #kr-travel6 years ago

원래는 스팀값이 더 오르면 나머지를 연재하려고 했으나..
그러길 기다리다가는 영원히 연재가 안 끝날 것 같네요 ㅋㅋㅋ
그냥 나머지 30편가량 되는 이야기 좍 풀어버리고 완결내겠습니다!
ㅋㅋㅋㅋ










18 터키, 안녕

2011년 11월 15일




“한 달 동안 잘 지켜줘서 고마워요.”



드디어 사장님이 터키로 돌아오셨다.

이제 알바들과 줄다리기,
터키인 사장 후세인과 함께하는 돈과의 줄다리기,
그리고 언제 울릴지 모르는 사장님 핸드폰과의 전쟁,
이제 모두 끝이다!






드디어 11월 15일. 이 날이 온다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절대 올 것 같지 않던 그 날이 왔다.

바로 이스탄불에서 파리로 날아가는 날이다.

이 비행기는 4월 초에 끊어 놓았다.
아예 이 자전거 여행 출발하기도 전에 말이다.

그만큼 엄청 싸게 예약했다. 무려 4만원! 상상이 가려나?




월급자랑
옛날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리라화는 불안정해서
관광지에서는 유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후세인덕에 자전거도 잘 포장했고,
핸드폰은 모두 다 드렸고,
월급도 다 받았고,
보너스로 라면도 두둑하게 챙겼다.

마지막 날 밤에 후세인과 노숙자 아저씨와 함께 맥주 담소를 진하게 나눴다.

나와 근 한 달을 같이 있었던 석민이는 5일 전 한국으로 돌아갔고, ㅇ
희정 누나는 내가 파리로 가는 날에 한국으로 돌아가실거다.

한 달 동안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만들었던 우리 삼총사,
서로 누구 하나만 남으면 매우 아쉬워할까봐
흩어지는 것도 다 같이 흩어지는 우리다.
몇 달 뒤에 한국에서 꼭 보자, 꼭!






이렇게 외치고 외치니 잠이 오지 않는다.
아침 5시에 일어났다.
그날 아침 비행기로 아테네로 건너가는 친구들 라면 끓여주고 나도 출발할 준비를 했다.

아침 10시 비행기다. 9시까지 체크인해야 하지.
출발하는 공항은 가까운 아타튀르크가 아닌, 사비하 궥첸이니깐 적어도 1시간 반은 잡아야 한다.
그럼 7시 반 출발이다.

사장님의 마지막 선물로 공항가는 셔틀은 공짜로 제공해 주셨다.
이제 다시 미지의 세계다!
남들은 다 가는 그 파리지만, 여행의 반을 동유럽에 있었던 나에겐 너무나도 새로운 세계다.







6시 반. 공항 셔틀이 왔다.
아테네로 가는 친구들을 보내주고 나니 점점 내가 여기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계속 두근거린다. 떠날 시간이 한 시간 남았는데 정말 기다리기 힘들다.











계속 숙소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한 달 반 내가 머물렀던 곳이자,
배낭여행자의 만남의 장,
그리고 내 일터.

지은 지는 매우 오래되어서 낡을 대로 낡은 이 곳.
성한 곳을 찾기 힘든 철제 침대. (철제인 덕분에 베드버그는 없다.)

내 옷 하나 갈아입기 힘들고,
문 아래가 다 뚫려 있고 문짝도 성하지 않고
옷을 걸어놓을 곳은 없을 정도로 낡았지만
뜨거운 물이 24시간 나오는 걸 보면 정말 신통방통한 샤워실.

벽걸이주제에
여름엔 긴팔을 입어야 하고,
겨울에는 방 하나를 사우나로 만들어 버리는
강력한 냉난방기.

그리고 매일 아침 다 같이 마르마라 해협을 보면서 하루를 이야기했던 주방.








안녕,
이제 모두 안녕.











7시 반이다.
맨날 지각하던 공항 셔틀이 오늘은 칼같이 온다.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여는데 뒤에서 뭔가 문제가 있나보다.
계속 소리를 친다.

“무슨 일이시죠?”

“공간이 없어요, 공간이. 자전거 박스 실을 자리가 없어요.”

이미 트렁크는 다른 사람들의 캐리어로 가득 찼다.

“노 스페이스!”

탑승 거부다. 갑자기 먹먹해졌다.
누굴 탓할 상황이 아니니 화를 낼 곳은 없고 그저 내 머리가 아파온다.
셔틀 기다리지 말고 그냥 탁심에 갈 걸 그랬나보다.
기껏 싼 비행기를 구했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멍하니 있는 나에게 다가오는 셔틀업체 꼬마.

“개인 셔틀을 타면 갈 수 있어.”

“얼마?”

“51유로.”

...할 말이 없다. 비행기 값보다 셔틀이 두 배는 더 비싸다.

20분은 더 멍하니 있다가 정신줄을 붙잡고 마지막 희망으로 사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자전거가 끝까지 말썽이라 걱정이 많으시다.
그리고 다행히도 35유로까지는 내려 주셨다.
그래도 비싸긴 하지만 이것 말고는 이제 방법이 없다.
그나마 다행이구나 하면서 타야지.

마음 같아선 자전거 들고 탁심까지 가서 12리라짜리 하바쉬 버스 타고 싶지만 이제 시간이 없다.
지금 시간에 버스는 잘못하면 도로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게 되니깐, 자제하자.

돈은 아껴야 하지만,
써야할 때까지도 안 썼다가 더 크게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으니깐.
















차를 타고 가는 내내 마음이 싱숭맹숭하다.
이제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
서유럽을 배낭여행으로.

남들 다 가는 곳으로, 누구나 다 해보는 여행 방식,
하지만 희한한 여행 다 끝내고 이제야 보통 여행처럼 여행하는 나.
물론, 나에게는 이제 색다른 여행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볼 것도 많은 터키를 반도 못 보고 간다는 것이 정말 아쉽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귀국편을 터키로 잡을 걸 그랬다.
그랬으면 자전거 여행도 한 달 정도 더 여유가 생겼겠고,
세르비아나 우크라이나 쪽으로 더 돌아볼 수도 여유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지금 개인 셔틀비가 35유로인데,
좀 있다가 40유로가 또 들게 된다.
공항에서 내게 될 자전거 수하물비다.
죽어라 아껴서 이런 곳에 70유로가 깨진다는 생각을 하니깐 뒷목이 뻣뻣하게 굳어온다.
호스텔 일당이 8유로였는데, 75유로면 몇 일치지?
한숨만 나온다.



















공항에 도착했다. 체크인 마감 시간이 임박해서 그런지 줄이 정말 길다.
인터넷 체크인을 해 놓은 건 정말 신의 한 수 였다.
100m가 넘는 줄을 모두 무시하고 전용창구로 들어갔다.

카운터 직원은 자전거를 보고는 매우 귀찮아한다.
길게 줄 서 있는 손님 처리하기도 바빠죽겠는데 귀찮은 건수 왔다 이거다.

자전거 수하물비가 얼마인지도 몰라서 회사 규정을 찾고 있는데 정말 오래걸린다.
박스에 이것저것 스티커는 잔뜩 붙여놓고 돈은 또 옆에서 내라고 한다.
그런데 옆 창구로 가니깐 승객들 처리해야 한다고 줄 밖에 있으라 한다.

난 그냥 시키는 대로 옆으로 가서 멀뚱멀뚱 서 있었다.
옆에는 초과 수하물만 싣고 가는 수레가 있었다.
짐꾼 할아버지께서 자전거 싣는 것 도와 달라고 하신다.
그리고 밀어도 달라고 하신다.
그 덕분에 카운터에서는 나의 존재를 잊었다.
그리고 이렇게 40유로가 굳었다!
몇백 kg짜리 캐리어 밀어주는 값이 40유로인가보다.




그 덕분인지 돈 때문에 생긴 근심마저도 없어지고 이제 내 마음속에는 청운만 남았다.
여권에 출국 도장이 찍혔어.

이제 터키, 정말 안녕.











CHAP 4

01 파리에는 사람을 친절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나?

2011년 11월 15일





비행기에서 바라본 풍경은 정말 멋졌다.
스위스 하늘을 지나갈 때 구름도 거의 없어서 눈 덮인 알프스가 보일 정도였으니깐.

그렇게 맑은 날씨 속을 지나왔는데 파리는 영 딴판이었다.
안개가 너무 심하게 끼었다.

비행기가 계속 고도를 낮추고 있는데
아래가 희뿌예서 구름 속을 뚫고 내려가나 싶었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나면서 비행기가 울린다.
난기류라도 타나보나 했는데 주위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들은 땅 위의 것들이었다.
착륙한 것이다.

정말 주위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낄 수가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그런데도 활주로를 잘 찾아서 착륙하는 것이 참 신기하다.




이제 도시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오를리 버스 타는 곳까지 가려면 좀 걷는 것 같다.
공항 문 앞까진 수레를 쓸 수 있겠지만,

그 다음부터는... 들고 가야한다.

타는 곳까진 500m. 죽을 맛이다.
죽을 동 살동 다 해 끌고 가면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런데 숙소까지 가려면 버스에서 내려서 지하철까지 가야하고, 갈아타기도 해야 한다.
겨우 500m 왔는 데 상태가 이러니, 숙소까지 갈 생각에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버스에 있는 동안에는 나중을 생각해서 열심히 몸을 사렸다.
최대한 팔과 어깨는 안 쓰고, 자리에 앉아서 계속 근육을 풀어줬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오를리 버스의 종착점 동파 호셔호Denfert Rochereau에 도착해버렸다.

목적지는 매종 알포흐 레 쥘리오뜨Maisons-Alfort Les Juilliottes.
환승역 1회 존재, 그곳은 도메닐Daumesnil. 이제 죽음이다.



버스 내리는 곳부터 지하철로 가는 길도 고행길이다.
100m도 안 되는 길이지만 주위에 지형물이 아무것도 없어 순전히 팔 힘으로 들고 가야 한다.
그런데 여기 지하철 개찰구 통과부터 난관이다.

우리나라를 생각하고 자전거를 넘긴 다음 표를 찍고 들어가려던 생각이 산산조각났다.

우리처럼 문 높이가 사람이 뛰어 넘어갈만한 높이가 아니다.
3미터는 족이 돼 보이는데
전경들이 들고 다니는 크고 넓은 방패가 힘차게 열렸다 닫혔다 한다.
개찰구를 지나갈 때 우물쭈물 대었다가 문이 닫히면
당장 문이 나를 뎅겅 베어버릴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
개찰구 센서를 보아하니 자전거 넘기다가 중간에 닫히기 딱 좋다.



결국 자전거를 위로 길게 세워서 돌파해보기로 한다.
표를 넣자마자 자전거가 쓰러지든 말든 안으면서 밀어보는 것이다.

자전거를 세운다.
쓰러지려 한다.
어떻게든 버텨본다.
문이 열린다.
자전거를 밀고 간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자전거 따로, 몸 따로 갔다가는
2명이 지나간 걸로 인식해서 자전거는 개찰구 너머에 있는데 나만 덩그러니 밖에 남겨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뒤에서 밀 수 없다.
끌어안고 통과해야 한다.

한 몸이 되어 꾸물꾸물 간신히 빠져나왔다.
그리고 지나가자마자 문이 턱 닫혔다.



일단 게이트 안으로 들어왔는데, 산 너머 산, 이제 지하철로 내려가야한다.
앞으로 갈 길 생각하면서 열심히 팔근육을 풀고 있었다.
간신히 개찰구 안으로 들어왔지만 지하철 타려 가는 길이 또 이역만리다.
한숨을 절로 나온다. 그런데...

“May I help you?”

응? 50kg도 안 나가게 생긴 44사이즈 여자애가
내 쪽을 보고 말했고,
영어로 들려왔고,
‘도와줄까’라는 단어가 들어간 말을 했다.

혹시 ‘Could you help me’를 잘 못 들은 건 아닌가 싶었다.
혹시 내 뒤에 도와줘야 하는데 영어로 말해야 들을 법한 다른 사람이 있는지 찾아봤다.

없다.
나야.
근데 진짜...?

“Me...?”

“응. 너. 엄청 힘들어 보이는데, 좀 도와줄까?”

“응! 응! 메르시 마담!”

지금 생각하면 이 친구 생긴 걸 보면 이거 들다가 팔다리 다 부러질 것 같이 생겼다.
이런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이 거대한 박스를 보고
무슨 생각으로 이걸 들어준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내 정신 상태가 온전했더라면 저런 몸을 보고 차마 들어달라고 하질 못했겠지.
근데 지금은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제발 누구라도 와서 들어줬으면 했다.



둘이서 커다란 자전거 박스 양쪽을 부여잡고 들어보았다.

“으~ 쌰~”

“으~ 이거 제법 무겁네요? 이거 뭐 들은 거예요?”

“네... 자전거요.”

좀 미안하네. 그래도 생긴 것과는 달리 제법 잘 들고 간다.
위대한 인간의 몸이여. 작지만 씩씩하다.
역시 자기키보다 큰 배낭 들고도 잃는 소리 없이 다니는 유럽 친구들답다.



“근데 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 말 밖에 모른다고 했는데 영어 참 잘하시네요?”

“그건 다 옛날에 콧대높은 시절 이야기고요. 이제 영어 정도는 다들 서슴치않고 말해요.”



옛날에 책에서 프랑스에서 길을 물어볼 때 독일어를 하면 쳐다도 안 보고,
영어로 물어보면 방향만 짚어주고,
프랑스어로 물어보면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고 본 것 같은데,
다 옛날얘긴가보다.

“이제 여기로 내려가시면 타실 수 있을 거예요. 전 타는 곳이 반대라서 여기까지 들어다 드릴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 정도는 프랑스어로 해 줘야지. 메흐시 보꾸.







2




이제 2탄. 도메닐역에 도착했다.
갈아타야 할 시간.
방금이야 운수좋게도 들어줄 사람을 만났지만 이젠 없다.
부탁해서 들어줄 사람도 없고.
제길. 그래도 팔힘 충전했으니 다시 들만 하겠지?

한숨을 다시 푹푹 쉬면서 계단을 오르려고 하는데...

“May I help you?”

이번에는 다행히도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은 44사이즈 사람이 아닌,
건장하게 생긴 중동 분이다.
이런 분은 들어준다 하셔도 죄책감없이 기쁘게 도와달라 외칠 수 있다.
몸이 되는 분이라서 그런지
들고 가는 내 팔에서 그렇게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힘이 있고 볼 일이다.



힘 덕에 탈 곳에도 빨리 도착했다.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몇 마디 나눴다.

이 분은 파키스탄에서 오셨다.
원래는 유학으로 왔는데, 아예 여기에서 말뚝 박고 살고 계신다.



“나름 파키스탄에서는 대접을 받았죠. 여기로 공부하라고 보내줬으니깐요.
그런데 정말 프랑스는 살기 힘들어요.”

“왜요?”

“정말 프랑스어는 어려워요. 이 나라 말 못하면 정말 힘들어요.
지금 그 쪽 만난 덕에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영어 써 보네요.”

“그래도 요즘은 영어 잘 하지 않아요?”

“대학 나온 애들이나 그렇죠. 아직은 힘들어요.
여행할 때 사람 처음 볼 때나 영어 써도 환대받지,
일터에선 아직도 영어 쓰면 좀 이상하게 쳐다봐요.”

“왜죠?”

“여기서 일 할 정도인데 여태까지 프랑스어 안 배우고 뭐 했냐고요.”







3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흑인 4분이시다.

“May I help you?”

...파리에는 무슨 마력이라도 있나보다.
왜 이렇게 서로 보는 사람마다 날 못 도와줘서 안달일까?
한국에서는 절대 상상도 못할 일인데.

아무리 내가 커다란 자전거 박스를 들고 가도 그렇지
어르신도 아닌 이상 절대 안 도와줬을 거 같은데.



이번에는 난 손 하나 까딱 안하고 4분이서 모서리 하나씩 잡고 들어주신다.
출구에선 아예 가는 길이 다르지만 않았어도
말 좀 붙이고 제대로 고맙다고 해 줬을 텐데.
처음 딛는 땅에서 정말 감동 많이 느끼는 중이다.



4




그런데 마지막 문제가 생겼다.
이제 숙소까지 찾아가야 하는데, 가는 길을 제대로 써 오지 않았다.
못 찾아간다.
이런 상황에서 평소 같으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거리 주소를 찾을 수 있을텐데,
문제는 자전거다. 이거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 없으니...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전화를 빌리는 것이다.
다행히도 전화번호는 적어 왔으니 전화를 걸 수만 있어도 많이 해결할 수 있다.

근데 차마 지나가는 사람한테 전화 빌려 달라고 물어보기가 힘들다.
몇 달을 여행하면서 얻어먹고 도움받고 해도
‘쪽팔릴까봐’ 하는 마음이 없어지는 건 아직도 나와 먼 이야기같다.



다시 마음을 잡고 구체적으로 부분부분 나눠 생각해본다.

목표는
‘남녀가 같이 가고 있으며, 커플이나 동료 등등의 관계로 보이는 사람이 지나가면 바로 말을 건다.’
정도로 설정할 수 있다.

혼자 지나가는 사람보다는 훨씬 확률이 높으며,
이성에게 잘 보이려는 사람의 심리를 생각했던 전략이랄까?




이렇게 맘 잡고 기다린 지 10분, 저 멀리서 조건에 맞는 사람 둘이 오고 있다.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지.
심장이 점점 크게 뛰어 오른다.
‘부탁했는데 거절하면 어쩌지?’란 마음이 계속 심장을 뛰게 하고, 뭔 말을 하려는 걸 목 뒤에서 막고 있다.

두 사람이 내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왔어. 지금이야!

‘엑...’ 터억

말이 나오다가 목이 막혔어. 다시!

“엑스쿠제 모아?”

질렀다!

“Yes? May I help you?”

프랑스어로 물어봐도 이젠 알아서 영어로 돌아온다.
다행이다.

“전화 한 통만 쓰면 안 될까요? 쓴 만큼 돈으로 드릴게요.”

“괜찮아요. 쓰세요. 돈은 줄 필요 없고요. 그냥 전화 갖고 도망만 안 가면 돼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와! 살았다!
진짜 전화 하나 빌리는데 이렇게 속이 타 들어갈 수가.

숙소 주인에게 픽업을 부탁하고 전화기를 돌려줬다.







그런데 그 다음이 가관이시다.

“어디 분이시죠?”

“한국이요.”

“오~ 이 핸드폰의 나라군요. 잠시만요”

그러더니 가방을 뒤적거리신다.







이 때 가방 속에서 나온 두 책자를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책자 이름은 깨X라,
그리고 파수X.

기가 막힌 건 한글판.



“저희는 예수를 믿어요.
그리고 이렇게 다니면서 전도를 드리지요.
한국에 돌아가시면 꼭 한 번 찾아가 주세요.”










Bon nuit,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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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2_07 크로아티아 - 어색 1 | 돈 없는 노숙자 여행자들은 플리트비체에 어떻게 들어갈까?
CHAP2_06 크로아티아 - 한국인을 짜증나게 하는 쩨쩨한 한국인 2 | 딸에 올인한 가족, 우리네와 다를 것 없는 그들의 애환
CHAP2_05 크로아티아 - 한국인을 짜증나게 하는 쩨쩨한 한국인 1 | 크로아티아 전통요리 체험 | 사소한 실수를 분쟁으로 만드는 한국인
CHAP2_04 크로아티아 - 행운아 1 | 또다른 한국인 자전거 여행자 | 덕분에 끼워서 얻어자기
CHAP2_03 크로아티아 - 까를로바츠에서의 한때 | 나도 현지인 여자에게 좀 통하려나...? | 두근두근 폐가노숙
CHAP2_02 크로아티아 - 낭만 | 바쁘게만 살아왔던 한 대학생의 생활 뒤돌아보기
CHAP2_01 크로아티아 - 안녕, 쉥겐 | 90일 제한시간으로부터의 탈출 | 도착하자마자 노숙하기

CHAP1 런던, 노르웨이, 스웨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체코, 독일, 오스트리아

CHAP1_47+48 오스트리아 - 잘츠부르크 길바닥에서 궁상떨기 | 민박집 사장님 인생은 파란만장 | 유럽사람들이 중국인을 싫어하는 이유
CHAP1_46 오스트리아 - 음악축제 보고 싶은데 양복이 없어요 | 잘츠부르크 음악축제를 가보기 위해 양복찾아 삼만리
CHAP1_45 독일 - 무쇠체력 할아버지지 | 66세에 자전거 세계일주를 하는 할아버지
CHAP1_44 독일 - 유럽 대륙에는 자전거 여행하는 한국인도 많다 | 딩켈슈뷜 어린이축제 | 브로이하우스 부럽지 않은 맥주 어울림 한 판
CHAP1_43 독일 - 행운의 성 투어 | 크레글링엔의 맹인 요리사 | 목표를 향해 사람이 할 수 있는 노력은 어디까지인가
CHAP1_42 독일 - 로만틱 가도에 서다! | 전독일 청소년 합창대회 | 뷔르츠부르크에서부터 다시 노숙의 길로
CHAP1_41 체코 - 프라하에서의 평범한 나날 2 | 뭉치면 시끄러운 한국 사람들 | 해부에 능한 전주자매들 | 희극인들
CHAP1_40 체코 - 프라하에서의 평범한 나날
CHAP1_39 체코 - 또 하나의 프라하, 올로모츠 | 고장난 다리 | 사려깊은 여행자 | 나는 진정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는가?
CHAP1_38 체코 - 잠좀 자게 해달라고!! | 캠핑장에서 난데없는 몸싸움
CHAP1_37 폴란드 - 요한 바오로 2세의 축복 | 초딩에게 한글 가르치기!! | 요한 바오로 2세 생가에서 겪은 따뜻한 폴란드인
CHAP1_36 폴란드 - 아담과 함께하는 폴란드 식도락 여행 | 현지인들의 극한음식
CHAP1_35 폴란드 - English Speaking Club | 세계에서 가장 꾸준하게 모이는 클럽으로 기네스 등재된 곳
CHAP1_34 리투아니아 - 사기꾼? 미치광이? 아무튼 격퇴기
CHAP1_33 리투아니아 - 많이 컸다, 코리아! |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느꼈던 순간들 3가지
CHAP1_31 에스토니아+라트비아 - 타르투 대학 박물관(하) + 국경넘어가기 | 국경만 넘어가도 달라지는 것들
CHAP1_29-30 에스토니아 - 이젠 씻고 싶다 + 타르투 대학 박물관(상) | 에스토니아에도 학생감옥이 있다?!
CHAP1_26-28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아구르네를 떠나며.. | 에스토니아 남자들도 군대에 간다?! | 에스토니아의 슈퍼스타 K
CHAP1_25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에스토니아 아이들에게 한국 알리기 | 에스토니아판 아.우.성.
CHAP1_24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서프라이즈 | 에스토니아에서 생일케익 구워보기
CHAP1_23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도대체 친구가 누구야?! | 에스토니아에서 안동찜닭 끓이기
CHAP1_22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동양인은 봉이다
CHAP1_21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핸드폰과 맞바꾼 인연
CHAP1_20 사람은 사람이 살린다
CHAP1_18 에스토니아 - 에스토니아 여자는 동양 남자를 싫어해! + 19 이젠 되는 일이 없다
CHAP1_17 에스토니아 - 오를레앙과 함꼐하는 탈린 나들이
CHAP1_16 잠시 동안의 탈린 나들이, 그리고 안녕
CHAP1_15 웁살라, 너와 같은 하늘 아래
CHAP1_14 아직은 ... 말할 수 없다
CHAP1_13 그녀를 만나기 12시간 전
CHAP1_12 욕창 터지고, 기차에 실려 가고
CHAP1_11 배낭을 털리다
CHAP1_10 사람의 따뜻함을 느끼다 + 노르웨이의 자연에 호되게 데이다
CHAP1_8 한국영화 많이 컸네? + 9 첫 주행, 첫 노숙, 첫 봉변
CHAP1_7 이런 곳에도 한국사람?
CHAP1_5 첫 주행 + 1_6 북한도 자전거로 달린다고?
CHAP1_3 + 1_4 Bryan Almighty + 자전거의 운명은?
CHAP1_1 + 1_2 인천 출발 + 히드로 도착

CHAP0 준비

CHAP0_번외 가져갔던 장비 일람
CHAP0_6 출국 그리고...
CHAP0_4 자전거 맞추기 + 5 쉥겐조약
CHAP0_3 항공권과 장비 마련하기
CHAP0_2 어디를 어떻게 가볼까?
CHAP0_1 다짐




혹여나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시는 스티미언분들.. 도움이 되셨을련지요?

도움이 되었다면 UpVote + 리스팀 부탁드리겠습니다 -_-)/



bryanrhee님후문2.gif

후문을 선물해주신 @mimitravel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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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40 유로 아낀거부터 끅끅댔네요 역시 여행은 좀 다니고 봐야... 파리 사람들 진짜 다들 친절하네요 한국이었음 꿈도 못꿨을텐데

잘 지내시죠 르캉님? ㅎㅎ
뭔가 여행자들에게 친절한 파리입니다

브라이언님 진짜 오랫만에 뵈어요!!!

그간 뜸했던 만큼 오늘 이야기를 잔뜩 풀어내주셨군요 :)

스팀 값 오르는거 기다리다가 사리생기겠더라고요 ㅜㅜ
빨리 완결내고 사는 이야기나 계속 올리면서 사려고요 ㅎㅎ

브라이언님 요새, 트립스팀이라는 서드파티(라고쓰는게 맞나 ㅋㅋ)가 생겨서
브라이언님 쓰시면 좋을것같아요.
트립스팀 페이지에서 글쓰시면 기본보상이 나오거든요

맞다 저번 밋업때에도 개발자분 만났었는데 이제 나왔군요 ㅎㅎ
써봐야겠어요!

트립스팀으로 어서 ㅋㅋ

ㅋㅋㅋㅋㅋ 고고합니다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스팀잇을 시작하시는 친구들에게도 널리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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